2022.2.18.연중 제6주간 금요일 

-제주도 성지 순례 여정 피정 5일차-              

야고2,14-24.26 마르8,34-9,1

 

 

믿음의 여정

-실천으로 입증되는 믿음-

 

 

우리는 믿음으로 살아갑니다. 이래야 존엄한 삶이요 인간다움입니다. 인생 무지와 허무에 대한 답도, 끝까지 남는 것도 하느님께 대한 믿음 하나뿐입니다. 오랫동안 인용했던 말마디 둘도 다시 생각납니다.

 

“노년의 품위 유지를 위한 우선 순위는 하느님 믿음, 건강, 돈이다.”

“물보다 진한게 피이고 피보다 진한게 돈이고 돈보다 진한게 하느님 믿음이다.”

 

지금도 여전히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반드시 지켜져야하는 우선 순위요 우선 순위가 바뀌면 삶은 주객전도의 혼란스런 삶이 될 수 있고, 하느님 믿음의 중심이 실종되면 건강과 돈은 절대의 우상이 될 수 있습니다. 또 혈연도 탐욕 앞에는 무력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 믿음이 중심이 되어야 탐욕도 절제되어 서로간의 형제애나 참된 우정도 가능할 것입니다. 유산문제로 파탄나는 가족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참으로 후손에 내려 줄 가장 소중한 자산은 하느님 믿음뿐임을 깨닫습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의 강론 제목은 ‘믿음의 여정-실천으로 입증되는 믿음-’입니다. 순례 여정 내내 ‘여정’이 주제가 되고 말았습니다. 어제 하루의 여정은 주로 성지 순례 여정으로 믿음의 여정과 직결되는 하루였습니다. 

 

오전 처음에는 세계 7대 경관중의 하나라는 주상절리 중문 전망대를 감상했고 이어 산방산 곁을 지나면서는 산방굴사 절에 대한 초의 선사와 추사 김정희와의 감동적인 우정에 대한 일화도 들었습니다. 추사 김정희가 8여년의 제주도 유배중 초의 선사가 방문하여 6개월간 산방굴사 절에 머물면서 추사를 방문하여 위로하며 우정을 돈독히 했다는 일화입니다. 아마 전무후무한 두 분간의 우정의 사랑일 것입니다.

 

이어 도착한 서귀포시 대정읍에 위치한 ‘신앙의 증인, 정난주 마리아의 묘’였습니다. 참으로 눈물겹고도 아름다운 신앙의 일화 가득한 분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소개된 전설적인 분입니다. 정약현의 딸이자 다산 정약용의 조카로 장부는 백서 사건으로 능지처참을 당한 황사영이었고, 제주도에 유배되어 관비로 생애를 마친 그러나 시종일관 신앙에 충실했던 분입니다. 

 

제주도 유배시 2살짜리 아들 황경한은 추자도 어부에 맡겨졌고 그 후손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전설적인 일화는 언제 들어도 가슴 먹먹하게 합니다. 참으로 현세에서는 어떤 희망도 없이 하느님께만 신뢰와 희망을 두고 기도와 믿음 만으로 평생 한많은 생을 살았을 정난주 마리아입니다.

 

오후에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제주 표착 기념성당과 기념관에 들렸습니다. 바다를 전경으로 한 참 아담하게 마련된 성당이요 기념관이었습니다. 제주도의 천주교 역사는 물론 26세에 순교한 성 김대건 안드레아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잘 갖춰진 기념관이었습니다. 

 

참으로 정난주 마리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두 분의 믿음이 가슴 깊은 감동으로 와 닿았던 어제의 순례 여정이었습니다. 오늘로서 5박6일의 제주도 순례 여정은 끝납니다. 얼마나 무궁무진의 깊이를 지닌 보물섬 제주도 인지, 아마 제대로 보려면 한 달은 커녕 평생을 봐도 다 못볼 거란 생각이 듭니다. 

 

이제 오늘 오전 일정만 마치면 오후에는 수도원에 돌아갑니다. 끝은 시작이듯 믿음의 순례 여정은 다시 새롭게 시작될 것입니다. 파스카의 삶을 사는 이들에게는 언제나 새로운 시작의 삶만이 있을 뿐입니다.

 

삶은 믿음의 여정입니다. 믿음으로 살다가 믿음의 순례 여정이 끝나고 아버지의 집에 귀가하기까지 한결같은 믿음의 삶으로 주님과 우정을 깊이하는 것이 얼마나 결정적 중요성을 지니는지 깨닫습니다. 제1독서의 야고보 사도 역시 줄기차게 실천과 함께 가는 믿음을 강조합니다. 

 

“나의 형제 여러분, 누가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 실천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한 믿음이 그 사람을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나는 실천으로 나의 믿음을 보여 주겠습니다. 아, 어리석은 사람이여! 실천 없는 믿음은 쓸모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싶습니까? 그대도 보다시피, 아브라함의 믿음이 그의 실천과 함께 작용하였고, 실천으로 그의 믿음이 완전하게 되었고 하느님의 벗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결국은 믿음이 답입니다. 늘 실천과 하나된 믿음으로 하느님의 벗이 된 아브라함은 우리의 믿음을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이어 야고보 사도의 결론같은 말씀이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우리 마음을 두드립니다.

 

“사람은 믿음만으로 의롭게 되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의롭게 됩니다. 영이 없는 몸이 죽은 것이듯 실천이 없는 믿음도 죽은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실천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실천적 믿음에 대한 구체적 결정적 답을 주십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 끊임없이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 뒤를 따르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새삼 믿음의 여정은 십자가의 여정이자 버림과 비움, 주님을 따르는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믿음의 여정에 항구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끝으로 늘 읽어도 새로운, 믿음을 새롭게 하는 좌우명시 마지막 연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 하루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평생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게 하루하루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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