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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3.19. 목요일 

                                                                      한국 교회의 공동 수호자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사무7,4-5ㄴ.12-14ㄱ.18 로마4,13.16-18.22 마태1,16.18-21ㄱ


                                                                                           위대한 '배경의 사람' 성요셉

                                                                                                  -성 요셉 예찬-


오늘은 우리 요셉수도원의 주보 성인인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작년 3.25일부터 시작된 안식년을 2015.2.28일로 끝내고 귀원하여, 3.1일 요셉 성월 첫날부터 미사 주례로 새롭게 시작된 모원(母院)에서의 수도생활 중 맞이하는 대축일이기에 감회가 깊습니다.


'한국 교회의 공동 수호자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이렇게 긴 타이틀이 붙는 성인은 없습니다. 내 산티아고 순례 때, 순례자 증서에 무수히 찍혀 있던 스탬프들이 훈장처럼 보였는데 이 긴 타이틀이 마치 요셉성인에 붙은 훈장처럼 보입니다. 정말 자기비움의 '겸손의 대가', 위대한 '배경의 사람', '하느님의 선물' 요셉 성인입니다. 


'보일 듯 말 듯/있는 듯 없는 듯

뒤로 물러나/바라보고 지켜보는

그윽한 불암산 배경이 되어/살고 싶네.‘


얼마전 써놓고 자족한 자작시입니다. 말그대로 요셉수도원의 위대한 배경인 불암산같은 성 요셉입니다. 어제의 신선한 일화도 생각납니다. 전베드로 형제가 피정을 끝내고 귀가하는 연벨라뎃다 어머니와 전수산나 누나를 모시러 왔습니다. 소방대원으로 근무하는 아주 신심깊은 성실한 하느님의 일꾼입니다.


"빈 손으로 와서 미안합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었네'란 책을 나에게 선물 받으며 미안해 어쩔줄 모르며 한 말에, 즉각적으로 대답했습니다.

"전베드로 형제 자체가 참 좋은 선물인데 무슨 선물이 필요하겠습니까?“

진정이었습니다. 좋은 사람은 그 사람 자체가 하느님의 선물이기에 빈 손으로 와도 반갑습니다. 


성 요셉은 말 그대로 하느님이 우리 모두에게 주신 위대한 선물입니다. 사실 눈만 열리면 온통 하느님의 선물들로 가득한 세상이요 이에 대한 저절로의 응답이 하느님 찬미와 감사입니다. 오늘 강론은 위대한 성 요셉의 인품에 대한 탐구입니다.


첫째, 성 요셉은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기도는 테크닉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기도해야 사람입니다. 기도하는만큼 살고 사는 만큼 기도합니다. 기도에 대한 내 지론입니다. 바로 위대한 기도의 모범이 성 요셉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침묵의 밤, 꿈중에 주님과 대화하는 요셉의 모습이 감동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든 것이 바로 기도요 주님의 말씀을 잘 듣기 위한 침묵입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 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요셉의 충격이 얼마나 컸겠는지요? 참으로 신뢰했던 요셉에게 당신의 천사를 통해 속내를 고스란히 털어 놓은 하느님이요 침묵 중에 깊이 듣고 받아들이는 성 요셉입니다. 평소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넓고 깊은 내면을 지닌 큰 그릇 같은 요셉이었기에 주님의 천사의 말씀을 깊이 경청했음을 봅니다.


둘째, 성 요셉은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기도와 믿음은 함께 갑니다. 침묵의 기도 중에 주님 천사의 말씀을 깊이 경청한 요셉의 신속한 순종이 감동입니다. 복음의 마지막 짦은 구절이 아주 통쾌합니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 실천의 순종으로 표현되는 믿음입니다. 하느님께서도 요셉의 믿음의 순종에 깊이 감동하셨을 것이며, 그의 순종이 한없이 고마웠을 것입니다.


순종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믿음입니다. 진정 아름다운 사람은 순종의 사람입니다. 부단한 순종을 통해 자기비움의 겸손에 도달합니다. 아브라함의 믿음을 연상케하는 요셉의 믿음입니다.


'아브라함은 우리 모두의 조상입니다. 그는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너의 후손들이 저렇게 많아질 것이다."하신 말씀에 따라 "많은 민족의 아버지"가 될 것을 믿었습니다.‘


아, 이것이 믿음의 진수입니다. 보이는 희망이 없어도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희망하는 것이 진정 믿음입니다. 아브라함처럼 요셉의 믿음이 바로 그러했습니다. 1독서의 나탄 예언자를 통한 주님의 말씀은 다윗뿐 아니라 믿음의 사람, 요셉에게도 그대로 적용됨을 깨닫습니다.


"너의 집안과 나라가 네 앞에서 영원히 굳건해 지고, 네 왕좌가 영원히 튼튼하게 될 것이다."


요셉의 양자,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를 통해 고스란히 실현되고 있는 나탄의 예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요셉의 그 믿음을 의로움으로 인정해 주셨습니다. 하느님이 보시는 것은, 하느님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것은 믿음 하나뿐입니다.


셋째, 성 요셉은 '배경의 사람'이었습니다.

내 사랑하는 요셉수도원의 배경인 불암산과, 불암산의 배경인 하늘입니다. '하늘과 산'이라는 오래 전 자작시가 생각납니다.


'하늘이 있어/산이 좋고, 산이 있어/하늘이 좋다.

 하늘은 산에 신비를 더하고/산은 하늘에 깊이를 더한다.

 이런 사이가 되고 싶다/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


하늘이신 하느님을 배경했기에 성가정의 넉넉하고 든든한 불암산 같은 배경이 되어 늘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을 품에 안았던 성 요셉입니다. 다음 복음의 묘사에서도 위대한 배경의 사람, 요셉의 고결한 인품이 잘 드러납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마리아를 위한 성 요셉의 섬세한 배려가 눈물 겹도록 감동입니다. 그대로 너그럽고 자비로운 하느님 아버지의 부성을 닮은 의로운 사람, 배경의 사람 성 요셉입니다. 


아버지의 권위가 날로 추락해 가는, 노인은 많은데 어른은 날로 줄어가는 작금의 현실입니다. 성 요셉 같은 아버지들이, 어른들이 참으로 그리운 시절입니다. '아버지 상(像)이 없다' '어른 상(像)이 없다' 탄식할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나부터 성 요셉 같은 아버지가, 어른이, 신자가 되어 사는 것입니다. 바로 매일의 미사은총이 우리의 소원을 이루어 주십니다. 


끝으로 불암산같은 배경의 성인 요셉에게 드리는 오래 전 나의 자작 헌시(獻詩)를 나눕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러/가슴 활짝 열고

모두를 반가이 맞이하는/아버지 산앞에 서면

저절로 경건, 겸허해져 모자를 벗는다.


있음자체만으로/넉넉하고 편안한

산의 품으로 살 수는 없을까

바라보고 지켜보는/사랑만으로

행복할 수는 없을까


하느님의 산, 불암산(佛巖山)처럼, 

성 요셉처럼!'  아멘.


  • ?
    부자아빠 2015.03.19 05:58
    아멘! 신부님 말씀 감사히 읽고 갑니다.
    신부님 오늘도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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