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찬미 -제자리에로의 귀환(歸還)-2015.2.14. 토요일 성 치릴로 수도자(+869)와 성 메토디오 주교(+885) 기념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Feb 1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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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14. 토요일 성 치릴로 수도자(+869)와 성 메토디오 주교(+885) 기념일 

                                                                                                                         창세3,9-24 마르8,1-10


                                                                                감사와 찬미

                                                                         -제자리에로의 귀환(歸還)-


감사합니다. 보속(補贖)과 정화(淨化), 순례(巡禮)의 안식년도 거의 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2.5일 귀국 즉시 성모영보수녀원에서의 연피정(2015.2.5-13일) 지도를 끝내고 안식년 동안의 제자리, 장충동 수도원에 돌아왔습니다. 2.28일(토)에 안식년을 완전히 끝내고 원래의 제자리 요셉수도원에로 귀환합니다. 시차에도 불구하고 혼신의 힘을 다했던 강행군의 피정지도기간이었지만 은총 또한 풍성했습니다. 피정을 마치면서 받은 글귀들이 새롭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우리가 지금은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어렴풋이 보지만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볼 것입니다."(1코린13,12).

제비뽑기에서 뽑은 말씀입니다. 지금은 어렴풋이 보이는 순례의 안식년도 세월이 흐를수록 뚜렷이 그 의미가 부각될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가장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성모영보수녀원 선종완 창설자 신부).

불행과 비극의 근원은 하느님 중심을 잃었기 때문임을 새삼 깨닫습니다. 마지막으로 수녀님들의 감사편지를 소개합니다.


-'주바라기'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피정내내 풍성한 말씀과 성찬전례 안에서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이)다지도 순수한 마음으로 '주바라기'꽃이 되어 활짝 피어날 수 있을까?

(수)만번 다시 태어난다 한들 '임'향한 그리움 변할 수 있을까?

(철)저히 성실한 '말씀'의 아들이 되어 '주바라기'꽃으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시겠지요?

바로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필립1,21ㄱ) 라고 고백하신 신부님입니다. 기본에 충실한 삶, 항구함이 생명과도 같음을 깊이있는 강의를 쉽고도 신선하게 가르쳐주심 감사드립니다.-


수녀님들의 진정성 가득 담긴 감사의 응답편지가 제 귀국 선물 1호가 되었습니다. 저를 위한 하느님의 치밀한 안식년 일정에 감탄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하느님 중심을 잡고 하느님 주신 제자리에서 감사와 찬미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삶의 기본임을 깨닫습니다.


"환영합니다! 프란치스코 신부님께서 머무르실 방은 302호실입니다.“

제자리, 제방 장충동 수도원 302호실에로의 반갑고 고마운 귀환입니다. 제방이 상징하는 제자리는 얼마나 중요한지요. 제자리를 잃어 제대로, 제정신으로 살지 못해 발생하는 온갖 죄악과 혼란, 무질서의 삶입니다.


"너 어디 있느냐?“

오늘 1독서 창세기에서 하느님이 아담에게 묻는 순간, 제자리를 잃은 아담은 떳떳이 나서지 못하고 숨어버립니다. 제자리에 충실하여 죄를 짓지 않았다면 '예, 여기 있습니다.'하고 곧장 뛰쳐 나갔을 것입니다. 


죄의 전염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흡사 암세포가 온몸에 확산되는 모습 같습니다. 하느님도 속수무책, 아름다운 창조세계가 순식간에 악마의 놀이터가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책임은 없고 변명과 핑계로 일관하니 모든 관계-하느님과의 관계, 부부간의 관계, 피조물과의 관계, 나와의 관계-가 산산조각이 나고 마침내 에덴동산에서의 추방입니다. 


오늘날의 사회현실, 인간현실 같아 섬뜩한 생각도 듭니다. 좀 과장한다면 어찌 손대 볼 수 없는 암말기 현상 같다고 할까요. 절망은 없습니다. 하느님은 아담-하와 부부에게 가죽옷을 입혀주셨고, 부부는 생명나무가 있는 에덴동산에로의 출입은 불가능해졌지만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좌절함이 없이 묵묵히 흙을 일구며 일상의 삶에 충실합니다. 


우리 삶의 중심인 하느님의 제자리에로의 '회개의 귀환'이, 그리고 감사와 찬미의 삶이 답입니다. 창세기의 장면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오늘 복음입니다. 그대로 낙원의 회복을 상징합니다. 분열됐던 모든 세상이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회복되어 화해와 일치, 풍성한 축복을 누리는 장면입니다. 1독서가 실낙원이라면 복음은 복락원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빵 일곱 개를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시며 나누어 주라고 하시니 그들이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 또 제자들이 작은 물고기 몇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예수님께서는 그것도 축복하신 다음에 나누어 주라고 이르셨다-


나눔과 일치의 성체성사의 축복을,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회복된 낙원을 상징합니다. 우리가 할 일은 내 삶의 중심인 제자리에서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의 응답을 드리는 일뿐입니다. 모든 일을 통해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일뿐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죄를 깨끗이 씻어 주시고, 당신 말씀과 성체의 생명나무 열매를 나눠주심으로 영원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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