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성大器晩成 -목자牧者의 영성-2016.2.22. 월요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Feb 2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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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22. 월요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1베드5,1-4 마태16,13-19


                                                                            대기만성大器晩成

                                                                           -목자牧者의 영성-


오늘은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입니다. 오늘 축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드로 사도를 선택하시어 당신의 지상 대리자로 삼으신 것을 기념하는 날로,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님을 위해 기도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베드로를 생각하면 참 파란만장한 삶을 산, 대기만성의 사도란 생각도 듭니다. 하여 강론제목도 대기만성이라 정했습니다. 참으로 부족한 것이 많았으나 전혀 뒤끝이 없는 진실하고 솔직하며 충성스럽고 적극적이며 다소 경박하다는 느낌도 드는 베드로입니다. 그러나 부족한 것 많은 우리에겐 베드로의 이런 삶 자체가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어제 복음의 변모체험에서도 초막 셋을 짓겠다는 베드로의 제의도 유별나 보였습니다만 오늘 고백도 참 각별한 느낌입니다. 살다 보면 자기 신원을 다시 확인해야 할 상황도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기가 누구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제자들에게 묻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그대로 복음의 제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신앙고백적 물음입니다. 시몬 베드로가 옳게 고백했습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베드로의 고백을 통해 자신의 신원을 확인하신 주님은 감격하여 베드로에게 행복을 선언하심과 더불어 전권을 약속하십니다. 베드로에 대한 전적인 신뢰가 없인 불가능합니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너는 베드로이다.’ 시몬 바르요나에게 반석이란 뜻의 이름을 주신 예수님이십니다. 이런 신망과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반석같던 베드로가 다음 번에는 졸지에 걸림돌이 됩니다. 이 복음에 곧 이어 예수님이 처음으로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셨을 때, 극구 만류하던 베드로를 향한 예수님의 질책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베드로뿐 아니라 누구나의 가능성입니다. 이런 혹독한 수련과정을 통해 베드로는 주님과 우정의 사랑도 깊어져 대기만성의 수제자가 되었음을 봅니다. 세 번 주님을 배신했던 베드로에게 나타나 세 번 사랑의 고백을 받아냈던 부활하신 주님의 모습(요한21,15-19)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세 번 사랑의 고백을 받아낸 다음에는 어김없이 주님은 대답하셨습니다.


“내 양들을 돌 보아라.”


이 주님의 당부 말씀에 따라 목자로서 최선을 다한 베드로 사도였습니다. 온갖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한 후 마침내 대기만성의 사도가 된 베드로입니다. 사도의 눈부신 활약상은 사도행전이 증거합니다. 


오늘 1독서에서 우리는 베드로의 원숙한 목자 영성의 절정을 봅니다. 오늘날 교회의 일선에서 일하는 목자들에게 그대로 해당되는 금과옥조의 사목지침이자 목자영성의 정수精髓입니다.


“여러분 가운데에 있는 하느님의 양떼를 잘 치십시오. 그들을 돌보되, 1.억지로 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자진해서 하며, 2.부정한 이익을 탐내서 하지 말고 열성으로 하며, 3.지배하려 하지 말고, 양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목자뿐 아니라 주님을 믿는 이들의 삶의 지침도 됩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자진해서 주님의 일을 하고, 부정한 이익을 탐내서 일하지 않고 하느님 사랑의 순수한 열정으로 일하며, 주님의 모범을 따라 지배가 아닌 섬김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 때 으뜸 목자 주님께서 나타나실 때 우리는 시들지 않는 영광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


보고 배웁니다. 이런 주님을 닮은 모범적 삶보다 더 좋은 강론도 없습니다. 착한 목자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께 믿음과 사랑을 고백하는 우리 모두에게 당신을 닮아 섬김의 삶에 항구하고 충실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시편23,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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