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8.11.27.연중 제34주간 화요일                                                                       묵시14,14-19 루카21,5-11

 

 

 

삶의 전지剪枝

-늘 새로운 희망과 구원의 시작-

 

 

구원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습니다. 하늘 나라 역시 멀리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가까이 있습니다. 주변에 마음을 뺏기면 참 어수선하고 복잡하여 길을 잃기 쉽습니다. 밝은 긍정적 뉴스보다는 온통 어둔 부정적 뉴스가 신문을 도배하다 시피 합니다. 국내 정치권은 물론 국제외교정치면이나 남북관계, 북미관계도 참 복잡하고 힘들게 생각됩니다.

 

어제 고백성사차 방문했던 한 사제의 말도 생각납니다. 거리에서 보는 얼굴들이 대부분 굳어있고 무엇에 쫓기는 듯 불안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밝고 기쁜, 넉넉하고 편안한 얼굴들이 참 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요즘 참 많이 나도는 ‘인간쓰레기’라는 천박한 말입니다. 사람이 1회용 소모품처럼 얼마나 가볍고 천하게 취급되는지 보여주는 참 천박한 오늘날 사회 현실입니다.

 

우선 나부터 늘 새롭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기품있고 아름답게 사는 것입니다. 이래서 삶의 전지가 필요합니다. 어제부터 수도원 배밭의 배나무 전지가 시작되었습니다. 순간 신선한 기쁨의 충격을 받았습니다. 끝은 시작입니다. 배농사의 끝은 새로운 배농사의 시작입니다. 배밭 전지를 통해 또 새로 시작된 배농사임을 깨닫습니다. 거룩하고 위대한 반복의 진리를 깨닫습니다.

 

배나무들마다 불필요한 가지들을 쳐내니 얼마나 홀가분해 보이는 지요. 여기서 즉시 착안한 강론 제목이 ‘삶의 전지’입니다. 배밭 전지야 1년 한번이지만 우리 영적 삶의 전지는 크게 사순시기와 대림시기 둘로 나눌 수 있고, 바야흐로 이제 연중 마지막시기에 이은 대림시기 대대적 삶의 전지 시기가 도래한 것입니다. 

 

배나무 전지가 필수이듯 삶의 전지도 필수입니다. 배나무 꼴을 잡아주는 배나무 전지이듯 삶의 꼴을 잡아주는 삶의 전지입니다. 배나무 전지를 하지 않으면 배나무 꼴은 엉망이고 좋은 열매의 결실도 기대할 수 없듯이, 삶의 전지가 없으면 삶의 꼴은 엉망이 되고 좋은 덕의 열매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배나무 전지도 때가 있듯이 삶의 전지도 때가 있습니다. 때를 놓쳐 버려 오랜동안 배나무 방치하여 굳어지면 전지도 어렵거니와 효과도 없습니다. 마찬가지 냉담이나 나태함으로 삶의 전지의 때를 놓쳐 굳어지면 삶의 전지도 힘들고 효과도 없습니다.

 

그러니 아니 일년 두 번 영적 삶의 전지가 아니라 매일매일 전지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생각도 말도 행동도 전지해야 하고 불필요한 소유물도 나누고 버림으로 전지해야 합니다. 바로 끊임없는 회개가 삶의 전지임을 깨닫습니다. 아니 회개뿐 아니라 모든 수행을 통해 이루어지는 삶의 전지입니다. 매일 새로운 희망과 구원의 시작을 알리는 삶의 전지입니다. 구체적 삶의 전지 내용을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 본질을 직시하는 삶입니다.

눈이 열려 본질을 직시할 때 유혹에 빠지지 않습니다. 환상에 빠지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전의 아름다운 외관에 감탄하는 제자들은 본질을 직시하지 못합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다 변합니다. 다 지나갑니다. 영원한 분은 하느님 뿐입니다. 하느님 말씀뿐입니다. 헛된 환상을 깨고 본질 직시로 이끄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 큰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

 

성전 외관의 화려함에 현혹되지 말고 본질을 직시하여, 오늘 지금 여기 현실을 살라는 것입니다. 바로 삶의 전지가 가르치는 내용입니다. 본질을 직시하지 않을 때 온갖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재난의 시작을 알리는 전조가 있어도 흔들리지 마라 하십니다.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고 무슨 소문을 듣더하는 무서워하지 마라 하십니다. 결코 경거망동, 부화뇌동하지 마라 하십니다. 깨어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주어진 일에 충실하라 하십니다. 

 

바로 우리 분도 수도자의 정주서원이 목표하는 삶입니다. 언제나 거기 그 자리에서 주어진 일에 충실하는 정주생활이 안정과 평화를 줍니다. 하느님 중심에 정주의 뿌리를, 믿음의 뿌리를 내리지 못할 때 끝없는 두려움과 불안입니다.

 

둘째, 기본에 충실한 삶입니다.

기본에 충실함이 구원입니다. 기도하고 공부하고 일하고 바로 기본에 충실한 삶입니다. 심판과 구원은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기본에 충실할 때 단순한 삶이요 두려움과 불안도 사라집니다. 오늘 제1독서 요한 묵시록은 종말 심판과 구원을 보여줍니다. 

 

“낫을 대어 수확을 시작하십시오. 땅의 곡식이 무르익어 수확할 때가 왔습니다.”

 

천사의 외침에 주님은 즉시 응답하여 땅의 곡식을 수확하니 바로 의인들의 구원을 상징합니다. 이어지는 포도의 수확은 불신자들에 대한 하느님의 마지막 심판을 가리킵니다. 

 

‘그러자 그 천사가 땅 위로 낫을 휘둘러 땅의 포도를 거두어 들이고서는, 하느님 분노의 큰 포도 확에다 던저 버렸습니다.’

 

불신자들에 대한 최후 심판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모두의 충격적 표현은 회개의 표징입니다. 바로 지금 여기서 희망과 구원의 삶을 시작하라는 초대입니다. 오늘이 미래입니다. 하루하루 기본에 충실한 삶을 사는 이들은 오늘이나 내일의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요지부동 삶의 제자리에 충실합니다. 늘 기뻐하며, 기도하며, 감사하며 삽니다. 

 

하느님은 너그러우시고 자비하신 분이십니다. 세상 모두가, 모든 시간이 하느님 수중에 있습니다. 참으로 하느님 중심의, 그리스도 중심의 삶을 살 때 본질 직시의, 기본에 충실한 단순한 삶입니다. 단순한 삶이 구원입니다. 결코 유혹이나 환상에 빠지지 않습니다. 헛된 우상의 허상을 섬기지 않고 참 하느님만을 섬깁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삶의 전지를 잘 할 수 있도록, 또 본질을 직시하여 기본에 충실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8.11.27 07:42
    지금 여기서 희망과 구원의 삶을 시작하라는 초대입니다. 오늘이 미래입니다. 하루 하루 기본에 충실한 삶,
    하느님 중심의, 그리스도 중심의 삶을 살때 사는 이들은 오늘이나 내일의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요지부동 삶의 제자리에서 충실합니다. 늘 기뻐하며, 기도하며, 감사하며 삽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10 배움의 여정 -주님은 최고의 스승이시다-2023.10.9.연중 제27주간 월요일(한글날) 프란치스코 2023.10.09 203
3209 우리는 모두 주님의 소작인이다 -착한 소작인의 삶-2023.10.8.연중 제27주일(군인주일) 프란치스코 2023.10.08 209
3208 일치의 중심 -그리스도 예수님과 우정의 여정- “기도가 답이다”2023.10.7.토요일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0.07 216
3207 회개의 여정 -무지에 대한 답은 회개뿐이다-2023.10.6.금요일 성 브루노 사제 은수자(1032-110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0.06 215
3206 주님 중심의 말씀의 전례 교회 공동체 -친교와 파견-2023.10.5.연중 제26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10.05 222
3205 따름의 여정 -파스카 예수님 중심의 삶-2023.10.4.수요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1182-122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0.04 231
3204 떠남의 여정 -파스카의 삶, 파스카의 꽃, 주님의 전사-2023.10.3.연중 제26주간 화요일(개천절) 프란치스코 2023.10.03 205
3203 “가장 작은 사람이 가장 큰 사람이다” -침묵이 가르쳐 주는 진리-침묵 예찬 2023.10.2.연중 제26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10.02 212
3202 삶의 중심인 예수님 -사랑하라, 배우라, 실천하라-2023.10.1.연중 제26주일(군인주일) 프란치스코 2023.10.01 216
3201 희망의 여정 -희망의 표징, 회개의 표징-2023.9.30.토요일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347-420)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9.30 224
3200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 -참 거룩하고 아름다운, 부유하고 자유로운, 지혜로운 삶-2023.9.29.금요일 한가위 프란치스코 2023.09.29 224
3199 하느님 중심의 공동체 삶 -중심, 질서, 균형-2023.9.28.연중 제25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09.28 212
3198 하느님 중심의 참 멋지고 아름다운 신자의 삶 -회개의 삶, 무소유의 삶, 복음선포의 삶-2023.9.27.수요일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1581-1660)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9.27 224
3197 주님 중심의 참가족 교회 공동체 -"주님의 전사답게, 학인답게, 형제답게, 자녀답게 삽시다"-2023.9.26.연중 제25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3.09.26 233
3196 살아 계신 하느님은 우주 인류 역사의 중심이시다 -“우연은 없다”-2023.9.25.연중 제25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09.25 217
3195 하느님 사랑, 예수님 마음 닮기 -“주님 사랑, 주님 시야 지니기, 하늘나라의 실현”-2023.9.24.연중 제25주일 프란치스코 2023.09.24 217
3194 절망은 없다 -한결같은 ‘하느님 중심’의 삶-2023.9.23.토요일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1887-1968)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9.23 214
3193 선교 여정중인 교회 공동체 삶의 기본 원리들 -중심, 비전, 치유, 섬김-2023.9.22.연중 제24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09.22 210
3192 “나를 따라라.” -홀로와 더불어, 따름의 여정-2023.9.21.목요일 성 마태오 사도 복음 사가 축일 프란치스코 2023.09.21 226
3191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순교적 삶-2023.9.20.수요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1821-1846)와 성 정하상 바오로(1795-1839)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3.09.20 224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