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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8.대림 제3주간 화요일                                                                              예레23,5-8 마태1,18-24

 

 

“누가 의로운 사람인가?”

-연민, 기도, 순종-

 

 

이런저런 예화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성인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습니다. 우리 믿는 이들에게 유일한 목적이 있다면 단 하나 '참 나'의 성인이 되는 것입니다. 어제 뜻밖에 동양란을 선물받았습니다. 고백성사차 오신 수녀님이 향기가 좋다며 사온 동양란이었습니다. 참 그윽한 향기가 집무실을 가득 채우는 듯 했습니다. 아주 오래전 써놨던 시도 생각났습니다.

 

-당신/존재의 향기/하나 만으로 충분합니다

 있음 자체만으로/향기롭고/평화로운/난같은 당신입니다-1998.3.31

 

흡사 난향기가 수녀님을 통해 발하는 그리스도의 향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수녀님이 성녀처럼 생각되었습니다. 참으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는 성인같은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마침 베지밀 두유가 있어 보니 유통기간 2019.4.19.일이라 명기되어 있었습니다. 대부분 식품에는 유통기간이 있습니다. 문득 ‘아, 유통기간이 없는 것이 성인이구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웬만한 책들은 흡사 유통기간이라도 있는 듯 곧 잊혀지지만 성서같이 유통기간 없는 영원한 책들도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 어느 수녀님의 말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참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오늘 우리는 참 사람 하나를 만납니다. 유통기간이 없는 성인이요 영원한 고전같은 참 향기로운 사람 의인 성 요셉입니다. '에버 오울도ever old, 에버 니유ever new', 늘 옛스러우면서도 늘 새로운 성인들입니다.

 

어제 예수님의 족보에 이어 오늘은 예수님 탄생의 첫 배경이 되는 오늘 복음의 주인공 의인 요셉입니다. 다음 묘사가 성 요셉의 인품을 잘 드러냅니다. 마리아와 함께 살기 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을 때 그가 대처하는 모습입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 먹었다.’

 

언젠가 저녁 불암산을 보며 써놨던 시가 생각납니다. “참 크다/깊다/고요하다/저녁 불암산” 말 그대로 수도원 배경의 불암산처럼 크고 깊고 고요한 의인 성요셉입니다. 연민으로 가득한 참 깊은 배려와 존중, 공감의 사람, 성 요셉입니다. 산같이 크며 바다같이 깊고 고요한 연민의 사람, 성 요셉입니다. 불암산의 배경이 없는 요셉수도원을 상상할 수 없듯이 성 요셉의 배경이 없는 성가정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누가 의로운 사람입니까?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첫째, 성 요셉처럼 '연민의 사람'이 의로운 사람입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요셉 성인처럼 참 크고 깊고 고요한 연민의 사람이 의인입니다. 유통기간이 없는 영원한 성인, 고전같은 참 향기로운 사람 성 요셉입니다. 

 

둘째, 성 요셉처럼 '기도의 사람'이 의로운 사람입니다.

기도의 사람은 침묵의 사람이자 들음의 사람입니다. 요셉은 파혼하기로 마음을 굳혔지만 내심 몹시 괴롭고 힘들었을 것입니다. 위대한 영혼의 특징은 마음에 담아 두는 능력에 있다 합니다. 마음 깊이 담아두고 되새기며 하느님의 뜻을 찾는 것입니다. 분명 요셉은 밤샘 침묵기도중 하느님의 뜻을 찾았음이 분명합니다.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말했다 하는데 바로 요셉의 기도중에 하느님은 친히 당신 천사를 통해 요셉에게 응답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간절한 기도중에 때가 되면 주님은 분명 개입하십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당신 천사를 통한 주님의 말씀이 참 다정하고 자상하게 느껴집니다. 하느님께서 참 기도의 사람, 요셉을 얼마나 신뢰하고 사랑하는지 감지합니다. 하느님 친히 지어주신 구원자 ‘예수’라는 이름입니다. 여기서 계시되는 예수님께 부여되는 참 좋은 이름 임마누엘입니다. 마태복음 사가는 예수님에게서 이사야 예언이 실현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임마누엘은 번역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얼마나 깊고 아름다운 이름, 임마누엘인지요! 예수님은 물론 오늘 복음의 요셉,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게 하는 성인들 역시 임마누엘입니다. 세례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의 궁극 목표도 주님을 닮아 임마누엘이 되는 것입니다.

 

셋째, 성 요셉처럼 순종의 사람이 의로운 사람입니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이 요셉의 순종을 입증합니다. 지체없는 순종, 깨끗한 순종입니다. 참 겸손도 순종으로 입증됩니다.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 순종입니다. 참 영성의, 참 성숙의 표지가 순종입니다. 하느님은 순종하는 사람을 통해서 일하십니다. 우리는 순종의 길을 통해서 하느님께 갑니다.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종한 예수님이셨습니다. 요셉은 양부이신 요셉의 순종을 보고 배웠음이 분명합니다. 예수님은 순종뿐 아니라 양부 요셉의 연민도, 기도도 보고 배웠음이 분명합니다.

 

삶은 순종입니다. 삶은 순종을 배우는 학교입니다. 이런저런 크고 작은 순종에 충실하고 항구할 때 마지막 아름다운 순종의 죽음입니다. 항구하고 충실한 순종의 수행이 아름다운 선종을 보장합니다. 이런 연민과 기도, 순종의 의로운 사람 성 요셉이 있었기에 제1독서 예레미야의 예언도 예수님을 통해 실현될 수 있었음을 봅니다.

 

“보라, 그날이 온다. 내가 다윗을 위하여 의로운 싹을 돋아나게 하리라. 그 싹은 임금이 되어 다스리고 슬기롭게 일을 처리하며, 세상에 공정과 정의를 이루리라.---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주님은 우리의 정의’라 부르리라.”

 

바로 이런 주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은총의 대림시기입니다. 언젠가의 그날이 아니라 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바로 오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임마누엘 예수님을, 우리의 정의이신 주님을 모심으로 우리 모두 주님과 하나되어 성 요셉처럼 의인으로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12월 18일 '오O후렴'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오, 하느님이여, 이스라엘 집안을 다스리시는 분이여, 불타는 가시덤불속에서 모세에게 나타나시고 산에서 그에게 법을 주셨으니 오소서, 팔을 펼치시어 우리를 구원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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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8.12.18 09:37
    언제든지 무슨일이든지 기뻐하고 감사하는 마음속에 순종과 간절한기도가
    자리잡으시면 주님께서
    응답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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