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6. 토요일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2티모1,1-8 루카10,1-9

 

 

 

하느님 나라의 실현

-평화와 치유-

 

 

 

오늘은 바오로 사도의 애제자인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입니다. 아침성무일도 찬미가의 한 연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영혼의 등불 환히 밝혀들고 주님 사랑에 깨어 있는 모습은 언제 봐도 아름답고 매력적입니다.

 

“받으신 축복선물 간직하고서/허리엔 그언제나 띠를 매었네

 그손에 켜든등불 찬란하여라/꺼질줄 모른다오 님위한 사랑”

 

엊저녁의 깨달음을 잊지 못합니다. 늦은 나이 41세에 사제품을 받았고 올해는 71세가 됩니다. ‘아, 그러고 보니 40대는 봄철이었고, 50대는 여름철이었고, 60대는 가을철이었고, 이제 70대 겨울철이 시작됐구나. 얼마 안남은 동안 하루하루 참 소중히 귀가歸家여정에 충실해야겠구나.’ 하는 깨달음입니다.

 

강론이나 시를 봐도 그대로 드러나는 인생사계人生四季의 모습입니다. 부활의 봄꿈의 기쁨과 희망을 지니고 품위있고 아름답게, 겸손히 남은 겨울 선물인생을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하루를 살고 나면 거의 대부분 후회가 대부분입니다. 충만한 하루를, 향기로운 하루를 살지 못했다는 아쉬움입니다. 솔에는 솔향이, 글에는 문향이, 꽃에는 꽃향이, 먹에는 묵향이 있듯이 사람에게도 향기가 있습니다. 바로 존재의 향기, 겸손의 향기,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한달 전 동양란을 선물받고 써놓은 ‘존재의 향기’란 글이 생각납니다. 참으로 향기로운 사람이 그리운 시절입니다. 

 

-보일 듯 말 듯/선물받은 동양란 작은 꽃

 네 송이/넓은 집무실 방/그윽하고 은은한 향기로 가득 채웠다

 존재의 향기/겸손의 향기/성인의 향기/주님의 향기/바로 당신의 향기이다-

 

며칠 전에도 피정온 자매로부터 거의 30년전 ‘천리향’이란 제 강론을 아직도 잊지 않고 기억한다는 말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천리까지 간다는 천리향처럼 향기로운 사람의 영향력을 강조한 강론같은데 저는 이미 까맣게 잊고 있는 사실입니다.

 

참으로 그리스도를 닮아갈 때 천리향같은 존재의 향기입니다. 자기 사명을 충실히 다할 때 존재의 향기요 아름다운 삶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제자 일흔 두명에게 복음 선포의 사명을 부여하신후 파견하시면서 말씀하십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나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 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시공을 초월하여 날마다 파견받는 우리에게도 그대로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주님께 복음 선포의 일꾼을 보내달라 청할 뿐 아니라 내 자신부터 주님의 일꾼으로 충실히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리떼 세상가운데 파견되는 양같은 주님의 제자들인 우리들입니다. 

 

소유가 아닌 존재의 힘, 존재의 향기로 사명 수행에 충실하라는 말씀입니다. 안팎으로 비우면 비울수록 충만한 존재의 삶이요, 이런 나를 통해 주님께서 일하시기 때문입니다. 이웃에 주님의 평화를 선물하면서 평화의 사람으로 살 수 있습니다. 우리가 줄 수 있는 참 좋은 선물이 주님의 평화입니다.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하고 말하여라. 그 집에 평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되돌아 올 것이다.”

 

참으로 주님의 사람들은 평화의 사람들입니다. 주님은 평화의 사람들을 통해 일하십니다. 산상수훈의 참행복 선언중 다음 말씀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참으로 평화의 사람들이 진짜 행복한 부자들입니다. 지닌 것으로 자족하니 행복합니다. 매사 요구하지도 않고 피하지도 않으며 주어진 현실에 충실하고 감사하며 만족합니다. 

 

“그곳 병자들을 고쳐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하고 말하여라.”

 

마지막 주님의 당부 말씀입니다. 평화의 사람은 바로 치유의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복음 선포와 더불어 평화의 실현이요 치유의 은혜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 가까이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장소가 아니라 관계입니다. 예수님이 바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주님과 관계가 깊어지면서 우리 하나하나가 하느님 나라의 실현이 됩니다. 저절로 평화의 사람, 치유의 사람이 됩니다. 

 

요즘 참 많이 회자되는 말이 ‘힐링(치유)’입니다. 치유의 센터가 치유의 공간이 바로 하느님 나라가 실현되고 있는 주님의 교회요 수도원이며 하느님의 자녀들인 우리들입니다. 주님과의 일치와 함께 가는 평화요 치유요 하느님 나라의 실현입니다. 주님은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를 통해 티모테오는 물론 파견 받는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그대가 받은 하느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우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

 

바로 성사의 은총입니다. 세례성사는 물론 평생성사인 화해성사와 성체성사의 은총입니다. 또 주님은 성령을 통해 당신의 일꾼들인 우리에게 끊임없이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선물하십니다. 비우면 비울수록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으로 충만한 존재의 삶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당신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으로 충만케 하시어 당신 평화의 사도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은총과 자비와 평화가 여러분 모두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9.01.26 09:53
    주님은 세례성사로 저희를 선택하시어 성령을 통해 주님과의 관계를 맛보면 맛볼수록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알면 알수록 또한 사랑하면 더욱 사랑스워져 우리의 삶 목적과 희망이 되게 하십니다.
    하느님께 한없는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하느님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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