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9.10.연중 제23주간 화요일                                                                      콜로2,6-15 루카6,12-19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제자와 사도로서의 삶

-기도가 답이다-

 

 

 

기도가 답입니다.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해야 삽니다. 기도해야 사람입니다. 기도하지 않고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길도 없습니다. 사람만이 기도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눈들어 하늘 보고 기도하라고 직립인간입니다. 

 

기도하고 일하라, 바로 우리 분도회의 모토입니다. 하늘과 불암산이 잘 조화된 요셉수도원의 로고가 상징하는 바도 기도와 일입니다. 하늘에 기도하고 땅에서 일하고, 하늘보고 땅보고, 하느님보고 사람보고, 기도하고 일하고, 관상하고 활동하고, 하여 저는 분도회의 영성을 목운동의 영성이라 합니다. 기도와 일을, 하느님을 기억하라고 기회되는 대로 만나는 형제자매들의 휴대폰에 수도원 로고를 붙여 주곤 합니다.

 

하느님과 생명과 사랑의 소통이, 대화가 기도입니다.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기도하는 대로 살고 사는 대로 기도합니다. 평생 배우고 실천해야 하는 사랑이듯 기도도 그러합니다. 평생 기도의 학교에, 사랑의 학교에 재학중인 우리들이요, 사랑에는, 기도에는 영원한 초보자인 우리들입니다. 이런 초보자의 겸손한 자세로 주님의 제자가 되어 죽는 그날까지 배우고 실천해야 하는 사랑과 기도입니다.

 

기도는 기술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기도를 잘하는 비결은 사랑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그리스도 예수님을 사랑할 때 기도하게 됩니다. 사랑의 기도를 통해 주님과 일치할 때 비로소 참 사람의 내가 될 수 있습니다. 

 

기도가 얼마나 절대적인지는 우리 베네딕도회의 삶에서도 확연히 드러납니다. 기도가, 하느님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도자의 삶입니다.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끝나는, 즉 하느님으로부터 시작해서 하느님으로 끝나는 하루의 일과입니다. 하여 수도원을 하느님의 집이라 하고, 수도자를 하느님만을 찾는 하느님의 사람이라 하고, 수도자의 기도를 하느님의 일이라 합니다. 하느님은 수도자의 존재이유이자 모두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례 받았다 하여 곧장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주님의 제자가, 주님의 사도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평생 기도와 사랑의 실천을 통해 하느님의 자녀가, 주님의 제자가, 주님의 사도가 되는 것입니다. 결코 완성은 없고 영원한 현재진행형일 뿐입니다.

 

기도가 아니곤 하느님과 나를 알길이 없고, 무지와 허무로부터 벗어날 길도, 세상 우상들의 노예살이로부터 벗어날 길도, 동물적 본능적 욕망으로부터 벗어날 길도 없습니다. 저절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천사도 악마도 짐승도 괴물도 될 수 있는 것이 사람입니다. 이런 하느님과의 기도인데 하느님을, 기도를 까맣게 잊고 사는 이들의 삶은 얼마나 위태한지요. 평생을 살아도 하느님도 모르고 예수님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무지의 삶이라면 얼마나 억울하고 허망한 헛된 삶이겠는지요.

 

그러니 기도가 답입니다. 기도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 참 시한 폭탄처럼 위험합니다. 기도하여 하느님이, 그리스도 예수님이 우리 삶의 목표가, 삶의 방향이, 삶의 중심이, 삶의 의미가 될 때 비로소 혼란 복잡한 삶에서 벗어나 단순하고 진실하고 질서있는 삶입니다. 참으로 기도를 통해 살아계신 주님을 만날 때 위로와 치유, 기쁨과 평화도 선물로 받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기도중의 기도가 매일 우리가 함께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미사와 시편 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입니다. 교회의 공식적 기도이자 영성생활에 주식과도 같은 기도입니다. 특히 시편은 기도의 학교이자 기도의 교과서라 칭하기도 합니다. 하여 우리 수도자는 매일 평생 끊임없이 미사와 시편성무일도를 바칩니다. 비단 수도자뿐 아니라 참 사람인 하느님의 자녀가, 주님의 제자가, 주님의 사도가 되려는 자는 필히 바쳐야 할 위 공동전례기도입니다. 

 

예수님과 바오로 사도는 물론 성서와 교회의 모든 성인들은 한결같이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십시오. 예수님은 밤새워 기도하며 아버지와 깊은 일치중에 아버지의 뜻을 찾았고 마침내 12사도를 선택합니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기도에 올인하는 예수님이십니다. 내 코드와 주파수를 하느님의 코드에, 주파수에 맞추는 기도입니다. 

 

예수님의 말씀도 치유능력도 기도를 통한 아버지와의 일치에서 연유됨을 봅니다. 수많은 사람이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고 예수님께 몰려 들었고, 더러운 영들에 시달리던 이들도 낫게 됩니다. 군중은 예수님께 손을 대 터치하려고 애를 썼으니 그분에게서 힘이 나와 모든 사람을 고쳐 주었기 때문입니다. 흡사 미사장면을 연상케 합니다. 똑같은 파스카의 예수님께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를 가르쳐 주시고 치유해 주십니다.

 

바오로 사도가 강조하는 바 그리스도 안에서의 삶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벗어날 때 세상 우상들에 노예된 무지의 삶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삶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끊임없는 기도입니다. 끊임없이 기도할 때 그리스도 안에서 제자직과 사도직도 원활히 수행할 수 있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의 강론은 얼마나 힘차고 감동적인지요.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한 현재성을 띠는, 오늘 우리에게 주는 살아있는 명강론 일부를 인용합니다.

 

“형제 여러분은 그리스도 예수님을 주님으로 받아들였으니 그분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가르침을 받은대로 그분 안에 뿌리를 내려 자신을 굳건히 세우고 믿음 안에 튼튼히 자리를 잡으십시오. 그리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넘치게 하십시오.

 

아무도 사람을 속이는 헛된 철학이(나 가짜 뉴스들이) 여러분을 사로잡지 못하게 조심하십시오. 그런 것은 사람들의 전통과 이 세상의 정령들(이나 이념들)을 따르는 것이지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온전히 충만한 신성이 육신의 형태로 그리스도 안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그분 안에서 충만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모든 권세와 권력들의 머리이십니다.”

 

기도가, 그리스도 예수님이 답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온갖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물이 숨겨져 있습니다. 참으로 끊임없이 간절히 기도할 때 비로소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충만한 삶입니다. 하여 동방수도자들이 전해준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를 권장합니다. 

 

“하느님의 아드님,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죄인인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네 말마디로 된 이 기도문을 끊임없이 바칠 때 그리스도 안에서 충만한 삶도 성취될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삶의 중심과 질서를 잡아주시고,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은 너그럽고 자비하시며, 분노에 더디시고 자애가 넘치시네. 주님은 모두에게 좋으시며, 그 자비 모든 조물 위에 내리시네.”(시편145,8-9). 아멘.

 

  • ?
    고안젤로 2019.09.10 07:00
    "형제 여러분은 그리스도 예수님을 주님으로 받아들였으니 그분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가르침을 받은대로 그분 안에 뿌리를 내려 자신을 굳건히 세우고 믿음 안에 튼튼히 자리를 잡으십시오. 그리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넘치게 하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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