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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4.1.주님 만찬 성 목요일                                  탈출12,1-8.11-14 1코린11,23-26 요한13,1-15

 

 

 

성체성사적 파스카의 사랑과 삶

-기억, 전례, 섬김-

 

 

 

우문현답입니다. 무릎이 불편한 농장 책임 수사와 주고 받은 대화입니다.

“무릎이 불편한 데 일 할 수 있습니까?”

“아파도 해야지, 내가 안하면 누가 합니까?”

말문이 막혔습니다. 이런 책임을 다하는 사랑, 역시 성체성사적 파스카의 아가페 사랑입니다. 아침 성무일도 본기도 서두 말씀이 마음에 꽂혔습니다.

“주여,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우리 구원이오니---”

주님을 사랑할수록 충만한 구원에 영원한 생명입니다. 이 또한 성체성사적 파스카의 아가페 사랑입니다.

 

교회는 오늘 성 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로 ‘파스카 성삼일’을 시작합니다. ‘파스카 성삼일’은 한 해의 전례주년에서 가장 거룩하고 뜻깊은 기간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에 대한 파스카 신비를 기념하는 3일 동안을 말합니다. 곧 주님 수난과 부활의 파스카 성삼일은 주님 만찬 미사부터 시작하여 파스카 성야에 절정을 이루며 부활 주일의 저녁기도로 끝납니다.

 

참 좋으신 사랑의 하느님이십니다. 오늘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구원자 파스카의 예수님을 통해 결정적으로 드러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인류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우리의 생명이자 사랑이자 빛이신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을 생각하면 저절로 나오는 다음 고백입니다. 참으로 수없이 고백했던, 그러나 아무리 고백해도 늘 새롭게 와닿는 사랑의 고백입니다.

 

-“예수님!

당신은 저의 모두이옵니다.

당신은 저의 생명, 저의 사랑,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요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파스카 신비의 하루이옵니다.”-

 

해마다 듣는 오늘 요한 복음은 늘 들어도 서두부터가 새로운 감동입니다.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된 것을 아셨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끝까지 한결같이 평생 내내 시종일관 우리를 사랑하셨던 예수님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이 예수님이심을 새롭게 확인하는 성 목요일 만찬미사입니다. 하느님께서, 예수님께서 우리 믿는 이들에게 바라시는 것이 무엇이겠는지요. 

 

바로 파스카의 삶, 성체성사적 삶입니다. 어제 사랑하는 형제로부터 부활의 기쁨으로 환히 피어난 듯 한 민들레꽃 사진 선물과 더불어 주고 받은 메시지입니다.

 

“길가의 민들레꽃 한겨울 잘 견디고 담장틈에 예쁘게 피었네요.”

“아, 너무 멋집니다! 감사합니다.”

 

더불어 떠오른 ‘민들레꽃’ 시입니다. 스스로 써놓고 잔잔한 위로와 힘을 받았던 시의 기억이 21년이 지난 지금도 새롭습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진리는 영원한 현재임을 깨닫습니다.

 

“민들레꽃 외롭지 않다

아무리 작고 낮아도 

샛노란 마음 활짝 열어 

온통 하늘을 담고 있다”-2000.4.24.

 

요즘 한창인 샛노란 민들레꽃들과 샛노란 개나리꽃들이 파스카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파스카의 삶을, 성체성사적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봄꽃들입니다. 자리는 문제가 아닙니다. 하느님은 언제 어디에나 계시고 내 삶의 제자리에서 파스카의 삶을, 성체성사적 삶을 살면 됩니다.

 

첫째, 기억입니다.

기억과 감사입니다. 주님을, 주님 사랑의 행적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망각忘却보다 치명적인 손실은 없습니다. 기억이 없으면 애당초 영성생활은 불가능합니다. 영성생활은 기억과의 전쟁입니다. 잊지 않고 생생히 오늘 지금 여기서 살아내기 위해 기억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매일 평생 반복하여 끊임없이 바치는 시편과 미사의 공동전례도 하느님을, 예수님을 생생히 기억하여 살아내기 위함입니다.

 

주님 사랑의 행적을 기억할 때 저절로 감사와 기쁨입니다. 감사와 기쁨이 주님의 기억으로 이끌고 오늘 지금 여기서 사랑의 주님을 체험하며 살게 합니다. 오늘 제1독서는 탈출기에 나오는 ‘파스카 축제’를 소개합니다. 우리가 바치는 파스카 축제의 원형으로 우리는 죄악과 죽음으로부터의 해방과 자유를 노래합니다. 이집트 노예살이로부터 해방을 기념하는 파스카 축제를 통해 오늘 지금 여기서 파스카의 신비를 살았던 이스라엘 백성들입니다. 특히 두 대목을 잊지 말고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을 먹을 때는, 허리에 띠를 매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서둘러 먹어야 한다. 이것이 주님을 위한 파스카 축제다.”

 

‘주님의 전사’로써 영적 전의戰意를 새로이 하며 늘 깨어 준비된 삶을 살라는, 참된 성체성사적 삶을 살라는 가르침입니다.

 

“이날이야말로 너희의 기념일이니, 이날 주님을 위하여 축제를 지내라, 이를 영원한 규칙으로 삼아 대대로 축제일로 지내야 한다.”

 

말씀대로 주님께서 세상을 떠나기전 베풀어 주셨던 사랑을 감사로이 기억하며 성 목요일 만찬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들입니다. 우리는 일년에 한 번뿐인 오늘만이 아니라 매일 성체성사를 거행하며 주님을 기억하고 현재화하여 삽니다. 성찬미사가 얼마나 우리 삶에 본질적인지 다음 가르침을 마음 깊이 새기기 바랍니다.

 

“성찬례는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이다. 교회의 모든 교역이나 사도직 활동과 마찬가지로 다른 여러 성사들은 성찬례와 연결되어 있고, 성찬례를 지향하고 있다. 실제로 지극히 거룩한 성체성사 안에 교회의 모든 영적 선이 내포되어 있다. 곧 우리의 파스카이신 그리스도께서 그 안에 계신다.”(가톨릭 교리서1324항).

 

둘째, 전례입니다.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이 바로 미사전례입니다. 미사 전례를 통한 주님과의 일치입니다. 예수님은 세상을 떠나기전 당신이 떠나도 우리가 영원히 당신과 하나되어 영원한 생명을 살 수 있는 참 좋은 선물을 남겨두고 떠나셨습니다. 하여 우리가 ‘늘 옛스럽고 늘 새로운(ever old, ever new)’ 삶을, 늘 새로운 전통의 삶을 살게 하는 성체성사의 은총입니다. 바로 오늘 제2독서 코린토1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미사 전례의 원형을 보여줍니다.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너희는 이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사실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우리는 이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성찬례는 그리스도의 파스카를 기념하며 그 깊은 의미에 대한 교회의 다음 가르침이 참 고맙습니다.

 

“성서적 의미의 기념은 과거의 사건들을 기억하는 것뿐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인간을 위해 이루신 놀라운 일들을 선포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건들을 전례적으로 기념할 때, 그 사건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현재 실제로 일어나게 된다. 이스라엘이 이집트로부터 탈출한 해방을 이해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파스카를 기념할 때마다 이집트 탈출 사건은 믿는 이들의 기억속에 현존하게 되고, 그 사건에 삶을 일치하도록 한다.”(가톨릭 교리서1363).

 

셋째, 섬김입니다.

미사 전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반쪽입니다.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이 성체성사, 미사전례와 더불어 섬김의 삶이 더해져야 비로소 미사전례의 완성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이 전하는 내용입니다. 하느님의 자기비움의 겸손한 사랑의 절정은 오늘 제자들의 발을 씻어 드리는 예수님의 거룩한 모습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세상에 이보다 아름답고 거룩하고 깊은 장면은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겸손한 종이 되어 미천한 피조물인 사람들의 발을 씻어 드리는 섬김의 사랑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주님이 어디 있겠는지요! 다음 복음의 그림같은 장면은 늘 읽을 때 마다 감사와 감동이요 감격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 손에 내주셨다는 것을, 또 당신이 하느님에게서 나왔다가 하느님께 돌아간다는 사실을 아시고, 식탁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허리에 두르셨다. 그리고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을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마지막 주님의 유언같은 말씀이 가슴을 칩니다. 

 

“주님이며 스승이신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참으로 예수님을 닮아 섬김과 종의 영성을 생활화할 때 성체성사의 완성이요, 우리는 그대로 ‘주님의 현존’이, ‘살아 있는 복음서’가 될 것이며 이는 우리 삶의 궁극의 목표입니다. 하여 성 베네딕도는 당신의 수도공동체를 일컬어 ‘주님을 섬기는 배움터’라 정의합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삶은 주 예수님과 일치된 파스카의 삶이요 성체성사적 삶입니다. 부단히 주님을 닮아가며 주님과 하나되어 갈 때 온전한 자기실현의 행복이요, 우리 삶의 유일한 소망이며 목표입니다. 그러니

 

1.기억과 감사입니다.

주님을 늘 기억하며 감사하는 삶을 사십시오.

2.전례와 일치입니다.

주님의 미사전례를 통해 늘 주님과 일치된 삶을 사십시오.

3.섬김과 현존입니다.

늘 섬기는 사랑의 실천을 통해 주님의 현존이된 삶을 사십시오.

 

주님은 이 거룩한 성체성사의 은총으로 우리 모두 이렇게 살도록 도와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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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1.04.01 08:33
    "사랑하는 주님, 주님 주신
    말씀을 기억하며
    부족함에도 매일 아침을 보며
    생명의 양식을 받는
    감사를 기억하며
    매일미사를 대신하는
    묵주기도와 성무일도를 통한
    전례와 일치 하여
    세상 모든것을 섬김으로써
    주님의 삶을 살게 하소서.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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