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8.8. 토요일 성 도미니코 사제(1170-1221) 기념일 

                                                                                                                                               신명6,4-13 마태17,14ㄴ-20


                                                                                      믿음의 힘


사랑과 믿음은 함께 갑니다. 화답송 후렴의 고백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저의 힘이신 주님, 당신을 사랑하나이다.”


말 그대로 많은 분들이 믿음으로 살아갑니다. 믿음으로 살다가 믿음으로 죽는 삶이 실로 위대한 성공적 인생입니다. 살기위하여 믿어야 하고 믿어야 살 수 있습니다. 믿음의 힘은 바로 하느님의 힘입니다. 믿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바로 하느님의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이 보시는 것도, 감동하시는 것도 우리의 믿음입니다. 얼마전 읽은 동방수도승과의 대담 중 공감한 대목입니다.


-“하느님과의 일치, 이것은 우리의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우리 존재의 기본적 주제다. 생각해 보라. 부모들은 와서 그들이 그들 자녀들의 온갖 문제들에 대해 불평한다. 나는 그들이 자녀들의  문제라고 여기는 것은 무엇이든 실제 우선적 문제가 아니라고 그들에게 말한다. 


우선적 문제는 그들 자녀들이 살아계신 하느님과 믿을 만한 관계를 갖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이런 진공(vacuum)은 어쩔수 없이 네가 명명할 수 있는 마약, 혼음, 음주, 나태 등 같은 악덕으로 채워질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로 정립될 때, 다른 모든 문제들은 저절로 그들의 해결을 발견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사물이 일하는 방법이다.”-


배는 밥으로 채울 수 있어도 마음의 무한한 진공상태의 공간은 하느님 사랑만으로 채울수 있습니다. 하느님 사랑 아닌 것으로 채우려니 계속되는 배고픔에 목마름에 결국은 중독이요 폐인입니다. 하느님께 제대로 미치면 성인이지만 세상적인 것들에 잘못 미치면 폐인입니다. 


후배나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믿음뿐임을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과의 일치가 모든 문제 해결의 첩경임을, 또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뤄주는 미사은총이 얼마나 큰지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과의 일치와 더불어 ‘평화와 기쁨’, ‘위로와 치유’, 그리고 ‘정화와 성화’입니다. 믿음은 하느님의 선물이자 우리 노력의 열매입니다. 믿음의 힘을 키우기 위한 세 측면에 걸친 묵상입니다.


첫째, 끊임없이 ‘사랑하라’입니다.

무엇보다 끊임없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숨 쉬듯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자녀들 교육에 우선적인 것이 바로 하느님 사랑이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 신명기는 이스라엘 백성의 전통 신앙 고백의 첫 문장입니다. 흔히 첫 글자를 따서 ‘셔마(들어라)’라고 부릅니다. 분도규칙의 서두 역시 ‘들어라’라로 시작됨이 흡사합니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말을 마음에 새겨 두어라.”


역시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한 현재를 사는 ‘오늘’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마음에 새길 뿐 아니라 이 말을 자녀들에게 때마다 거듭 들려주고, 곳곳에 볼 수 있도록 써 놓으라 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여 하느님과 일치만이 가정 교육의 핵심이자 살길이며 만사 해결의 지름길임을 깨닫습니다.


둘째, 끊임없이 ‘고백하라’입니다.

역시 끊임없이 사랑을, 믿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고백해야 믿음도 사랑도 살아납니다. 성경의 언어들은 대부분 사실언어가 아닌 고백언어입니다. 고백하지 않으면 잃어버리는 망각의 사람들입니다. 잊어버리기에 끊임없이 고백을 반복함으로 사랑을, 믿음을 상기해야 합니다. 우리가 평생, 매일, 규칙적으로 죽을 때까지 바치는 매일의 미사와 시편성무일도 시간은 그대로 하느님을 고백하는 시간입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께 사랑을, 믿음을, 희망을 고백하는 시간입니다. 


매일 끊임없이 찬미와 감사로 하느님 사랑을 고백하는 우리들입니다. 미사 주례하든 않든, 잘 써지든 안 써지든, 매일 쓰는 저의 강론 또한 하느님 사랑의, 믿음의 고백입니다. 가장 본질적인 ‘말씀의 은총’이 나를, 공동체를, 신자들을 지켰다는 언젠가의 깨달음을 결코 잊지 못합니다.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닌 말 그대로 ‘살기위하여’ 절박한 심정으로 고백하는 마음으로 매일 강론을 씁니다.


셋째, 끊임없이 ‘실행하라’입니다.

사랑은, 믿음은 저절로 표현을 찾습니다. 사랑의 고백은 사랑의 실천으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사랑을, 믿음을 실행할 때 비로소 수행자修行者입니다. 렉시오 디비나 역시 ‘들음-묵상-기도-관상’에 이어 ‘실천’이 붙어야 비로소 렉시오 디비나의 완성이 됩니다. 우리의 미사와 시편성무일도의 고백은 하루의 삶으로 확산되고 실천되어야 합니다. 끊임없는 기도로 끊임없는 사랑과 믿음의 실천으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하여 우리의 모든 수행들은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 되는 것입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듯이 기도하고 일하고 독서하고 환대하고 침묵하고 정주하고 하루의 모두가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 됩니다. 사실 우리 하루 삶중 수행아닌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끊임없는 사랑의 수행을 통한 ‘마음의 순수’요 ‘내적자유의 삶’에 증진되는 ‘믿음의 힘’입니다. 


“아, 믿음이 없고 비뚤어진 세대야!”

여전히 오늘날의 세대에도 해당되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여전히 변함없는 인간의 본질입니다. 아무리 첨단문명의 디지털 시대라도 퇴화하는 사랑과 믿음의 능력이라면 그 문명 무슨 쓸모가 있겠는지요. 오히려 편리함과 신속함이 사람에겐 독이 될수도 있습니다. 다음 복음의 제자들과 주님의 문답 역시 그대로 우리에게 해당됩니다.


“어찌하여 저희는 그 마귀를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라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우공이산이란 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긴다는 중국의 고사가 생각납니다. 하느님은 철석같은 믿음의 사람을 도우신다는 뜻이 함축된 고사입니다. 결국은 우리의 약한 믿음, 부족한 믿음으로 귀결됩니다. 계속 깊어지는 주님과 사랑의 관계와 더불어 선사되는 믿음의 힘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약한 믿음을 도와주십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83 하늘이 낸 사람들 -섬김과 종의 영성-2015.9.3. 목요일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540-604) 축일 프란치스코 2015.09.03 407
3182 하늘의 시민, 빛의 자녀-2016.11.4. 금요일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1538-1584)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11.04 152
3181 하늘을 가리지 마라 -경청傾聽이 답이다-2018.12.14.금요일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1542-1591)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8.12.14 136
3180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2015.6.19. 금요일 성 로무알도 아빠스(10세기 중엽-1027)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06.20 343
3179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 -믿음, 희망, 사랑-2021.6.18.연중 제11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6.18 132
3178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 -모든 사랑의 수행들-2019.6.21.금요일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1568-1591)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6.21 156
3177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 -땅에 보물을 쌓지 마시오-2022.6.17.연중 제11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2.06.17 165
3176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 -“눈은 마음의 등불, 부단한 온갖 사랑의 수행”-2023.6.23.연중 제11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06.23 323
3175 하늘에 보물을 쌓는 시(詩)같은 인생 -기뻐하십시오, 감사하십시오, 겸손하십시오-2023.12.17.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프란치스코 2023.12.17 129
3174 하늘나라의 제자들 -모든 것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다-2016.7.28.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07.28 300
3173 하늘나라의 삶 -우리 하나하나가 “하늘 나라”입니다-2023.12.14.목요일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젝 학자(1542-159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2.14 142
3172 하늘나라의 발견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2018.7.18.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7.18 83
3171 하늘나라 꿈의 현실화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2018.12.1.연중 제34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2.01 115
3170 하늘나라 공동체의 꿈과 실현 -목표, 이정표, 도반, 기도-2019.4.30.부활 제2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4.30 147
3169 하늘길-2015.5.19. 부활 제7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5.05.19 208
3168 하늘길 여정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2017.8.15. 화요일 성모 승천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7.08.15 532
3167 하늘길 도상途上의 순례자들 -삶의 광야에서 만나는 주님-2016.7.4.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6.07.04 354
3166 하늘 나라의 희망과 삶 -관상과 순수-2020.8.24.월요일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1 프란치스코 2020.08.24 163
3165 하늘 나라의 표징들-2015.7.27. 연중 제17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5.07.27 272
3164 하늘 나라의 제자들-2015.7.30.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5.07.30 294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170 Next
/ 170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