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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27. 연중 제12주간 토요일                                                                                                             창세18,1-15 마태8,5-17


                                                                                                       하느님 체험


오늘은 '하느님 체험'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비상한 하느님 체험이 아니나 일상의 평범한 모든 체험이 하느님 체험과 직결됩니다. 참으로 체험 빈곤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풍요로운 체험보다 더 좋은 공부도 없습니다. 만남의 체험, 깨달음의 체험을 통해 진정한 내적성장도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시대, 무엇보다 살아있는 만남의 체험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화도, 독서도, 만남도 점차 사라지고 온통 인터넷, 휴대폰 등 많은 이들이 가상 공간에 머물러 지냅니다. 이젠 인터넷, 휴대폰 없이는 불안해 살 수 없는, 이들에 중독된 사람들 점차 늘어나는 비인간화 시대가 되었습니다. 참으로 분별의 지혜와 실천이 절실한 시대입니다.


"아, 정말 보기 좋습니다. 자연과 하나되어 평화롭게 일하는 모습이 너무 어울리고 아름답습니다.“

"예, 자연속에서 일하니 정말 좋아요.“


얼마동안 수도원에 머물게된 젊은 교구 신학생과 주고 받은 덕담입니다. 수사님들과 함께 농장에서 매실을 수확하는 젊은이의 그림같은 모습이 흡사 자연과 하나된 느낌이었습니다. '아, 사람도 자연이구나. 하느님의 사람이자 자연의 사람이구나. 자연에서의 소외가 인간불행의 시작이구나'하는 깨달음이 가슴을 쳤습니다. 하느님 만드신 자연과 만남의 체험을 통해 저절로 하느님 체험에 이르게 되고 위로와 치유의 기적도 일어납니다. 비상한 하느님 체험이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체험이 궁극엔 하느님 체험입니다. 어제 써놓은 '빗소리가 좋다'라는 시도 생각이 납니다.


-빗소리가 좋다/오랜만에 듣는 빗소리/마음을 깨우는 빗소리

 하늘과 땅이/끊임없이 나누는 대화

 기도소리/빗소리가 좋다-


빗소리가 흡사 하늘과 땅이 나누는 기도소리처럼 들리고 마음 가득 퍼지는 신선한 기쁨이었습니다. 이 또한 저에겐 하느님 체험입니다. 어제 미사중 '뻐꾹, 뻐국' 뻐꾸기 새의 반복되는 노래 소리도 끊임없이 바치는 기도소리로 들렸습니다. 이런 사소해 보이는 깨달음의 체험이 기쁨의 샘입니다. 세상에 깨달음의 체험보다 영육의 건강에 더 좋은 약도 없습니다. 간절히 무엇인가 찾을 때 깨어있게 되고 하느님을 만납니다. 


오늘 말씀도 온통 하느님 체험의 내용들로 가득합니다. 오늘 복음의 백인대장은 간절한 믿음이 있어 주님을 만납니다. 예수님 당대에 예수님과 함께 있어도 모든 이가 다 예수님을 만나 치유 받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뭔가 결핍되어 간절히 주님을 찾는 겸손한 믿음이 있을 때 비로소 주님 만남의 체험입니다. 백인대장과 주님의 만남의 과정이 참 아름답고 단순명료합니다.


백인대장; "주님, 제 종이 중풍으로 집에 드러누워 있는데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예수님; "내가 가서 그를 고쳐주마“

백인대장;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아, 바로 여기서 착안한 미사중 성체를 모실 때 우리의 은혜로운 겸손한 고백입니다.

예수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도 이런 믿음을 본일이 없다. 가거라. 네가 믿은 대로 될 것이다.“


바로 그 시간 그의 종이 나았습니다. 아, 믿음의 만남, 믿음의 감동, 믿음의 치유입니다. 그대로 백인대장과 예수님의 대화, 기도입니다. 믿음은 이렇게 대화의 기도로 표현됩니다. 백인대장은 간절하고 겸손한 믿음을 통해 주님을 만났고 종의 치유도 선물로 받았습니다. 평생 백인대장의 믿음의 활력소가 되었을 주님의 체험입니다. 이어 예수님께서는 말씀으로 악령들을 쫓아내시고, 앓는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시니, 이렇게 주님을 만나 치유받은 이들 역시 평생 잊지 못할 주님의 은혜로운 체험이 되었을 것입니다. 


창세기의 아브라함, 사라 부부도 온갖 정성을 다해 손님을 환대했고 마침내 주님을 만납니다. 환대를 통한 주님과 만남의 체험입니다. 환대의 믿음, 환대의 사랑, 환대의 기쁨, 환대의 축복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당신을 환대한 아브라함에게 아들 축복을 주십니다.


"내가 내년 이맘때에 너에게 돌아올 터인데, 그때에는 사라에게 아들이 있을 것이다.“

사라 역시 동시에 주님을 체험합니다. 어제는 아브라함이 웃었는데 오늘은 그의 아내인 사라가 웃습니다. 얼마나 하느님과 친숙하고 자연스런 관계에 있는 부부인지, 이들에게 하느님 체험은 일상사가 된 듯 합니다. 오늘 창세기 마지막 대목은 얼마나 재미있는지요. 


-사라가 두려운 나머지 "저는 웃지 않았습니다." 하면서 부인하자, 그분께서 말씀하셨다. "아니다. 너는 웃었다."-


사라와 주님이 티격태격 다투는 모습이 또 웃음을 자아냅니다.  아마 사라 역시 이런 주님과 만남의 체험은 평생 잊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런 주님과 만남의 체험을 통해 내외적 치유와 자유에 믿음의 성장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진심으로 당신을 환대하는 우리 모두를 당신 말씀과 성체의 은총으로 치유해 주시고, 믿음을 북돋아 주시며, 풍성한 축복을 내려 주십니다. 매일미사보다 더 좋고 직접적인 주님과 일치의 체험도 없습니다. 오늘 미사중 성체를 모실 때 백인대장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믿음을 고백하시기 바랍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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