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6.2.23. 사순 제2주간 화요일                                                                   이사1,10.16-20 마태23,1-12


                                                                        섬김과 겸손

                                                                       -회개의 열매-


오늘은 자기 비움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자기비움이 바로 회개입니다. 결국 자기비움의 여정은 회개의 여정이자 섬김과 겸손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복음 말씀은 군중과 제자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역시 오늘의 우리를 대상으로 합니다. 한결같이 현실을 직시하여 올바로 처신할 것을 강조합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처럼 환상이나 착각속에 살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들은 별난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가능성입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듭니다. 어느 자리에서든 허영과 교만에 사로잡히지 말고 참으로 진실하고 자유롭게 살라는 것입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바로 자기를 잃고 사는 외적인간을 상징합니다. 말만하고 행실은 따르지 않으며 하는 일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입니다. 잔칫집에서는 윗자리를,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는 인사받기를, 사람들에게 스승이라 불림 받기를 좋아하는 자기도취에 빠진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자존감이 낮을수록 이처럼 자기중심적이자 외부지향적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알맹이의 삶이 아니라 실속없는 껍데기의 삶입니다. '겉'만있고 '속'이 없는, '넓이'만 있고 '깊이'가 없는 참 공허한 삶입니다. 이처럼 자기속임은 참 교묘합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우리는 더도 덜도 아닌 나일뿐입니다.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겸손이란 유별난 덕이 아니라 자기환상이나 착각에서 벗어나 참나를 보고 아는 일입니다. 바로 끊임없는 회개를 통한 자기비움의 순수한 마음의 눈이 있어 이런 참 나를 볼 수 있고 또 살 수 있습니다. 다음 말씀이 우리를 모든 우상과, 환상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합니다.


“너희는 스승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스승님은 오직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


이런 깨달음이 우리를 겸손하고 자유롭게 합니다. 스승은 오직 주님 한 분뿐이고 우리는 모두 평등한 형제들입니다.


“너희는 이 세상 누구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늘에 계신 그분뿐이시다. 그리고 너희는 선생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선생님은 그리스도 한분 뿐이시다.”


바로 하늘에 계신 아버지 중심의, 우리의 유일한 스승이자 선생님인 그리스도 중심의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하여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하고, 그 무엇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앞세우지 말아야 합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 그리스도 중심의 삶이 바로 겸손입니다. 자기중심의 삶에 저절로 뒤따르는 허영과 교만의 삶입니다. 수행중의 수행이 겸손의 수행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겸손이 자기환상이나 착각에서 벗어나 참 나를 살게 합니다. 참으로 자유인이 되는 길은 이 길뿐입니다. 오늘 복음의 결론 말씀도 참 좋습니다.


“너희 가운데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영적진리는 언제나 역설적입니다. 섬김과 겸손으로 낮아지는 사람이 참으로 높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영성의 진위를 식별하는 잣대가, 평생 수행의 목표가 섬김과 겸손이요, 공동체 안에서 철저히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아갈 때의 영적 열매들입니다.


그러니 회개의 삶은 저절로 섬김과 겸손의 삶으로 향하게 됩니다. 회개에 전제되는 것이 들음입니다. 들음으로부터 시작되는 영성생활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기 위한 침묵이며 잘 들어야 회개와 더불어 순종과 겸손, 섬김의 삶을 살게 됩니다. 베네딕도 규칙도 ‘들어라’로 시작되는데 오늘 이사야 1독서도 '들어라.'로 시작됩니다. 우선적으로 회개와 더불어 회개의 구체적 실행 지침을 주십니다.


“소돔의 지도자들아, 주님의 말씀을 들어라. 너희 자신을 씻어 깨끗이 하여라. 내 눈 앞에서 너희의 악한 행실들을 치워 버려라. 악행을 멈추고 선행을 배워라. 공정을 추구하고 억압받는 이를 보살펴라. 고아의 권리를 되찾아 주고 과부를 두둔해 주어라.”


바로 이런 선행과 공정이 회개의 진정성을 입증합니다. 이처럼 회개는 구체적 겸손과 섬김의 삶으로, 선행과 공정의 삶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섬김과 겸손, 선행과 공정의 삶에 항구하고 충실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올바른 길을 걷는 이는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시편50,23ㄴ).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29 봉헌奉獻이 답이다 -봉헌의 생활화生活化-2018.2.2. 금요일 주님 봉헌 축일(봉헌생활의 날) 1 프란치스코 2018.02.02 220
1128 내 삶의 성경책 -한결같은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의 삶-2018.2.1. 연중 제4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2.01 171
1127 믿음의 눈 -회개가 답이다-2018.1.31. 수요일 성 요한 보스코 사제(1815-1888)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8.01.31 231
1126 믿음이 답이다 - -간절懇切하고 항구恒久한 믿음-2018.1.30. 연중 제4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1.30 155
1125 삶의 중심中心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2018.1.29. 연중 제4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1.29 309
1124 권위있는 삶 -실행, 일치, 자유, 섬김-2018.1.28. 연중 제4주일 1 프란치스코 2018.01.28 141
1123 감사하라, 죄도, 약함도 은총이다 -빛과 어둠-2018.1.27. 연중 제3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1.27 163
1122 파견받은 존재의 삶 -평화의 선물-2018.1.26. 금요일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8.01.26 139
1121 회심回心의 은총 -복음 선포의 사명-2018.1.25. 목요일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1 프란치스코 2018.01.25 210
1120 어떻게 살 것인가? -‘씨뿌리는 활동가, ’좋은 땅’의 관상가로-2018.1.24. 수요일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1567-1622)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8.01.24 135
1119 주님의 참가족 -‘인사이더insider’ 혹은 ‘아웃사이더outsider’?-2018.1.23. 연중 제3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1.23 131
1118 하느님의 전사 -성령의 사람-2018.1,22 연중 제3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1.22 146
1117 영원한 반려자伴侶者 주님과의 행복한 삶 -깨어있음, 회개, 따름-2018.1.21. 연중 제3주일 1 프란치스코 2018.01.21 161
1116 미쳐야 미친다 -제대로 미치면 성인聖人, 잘못 미치면 폐인廢人-2018.1.20. 연중 제2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1.20 131
1115 하느님 중심中心의 삶 -관상의 제자弟子, 활동의 사도使徒-2018.1.19. 연중 제2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1.19 116
1114 “여일如一하라!” -시기, 질투의 치유-2018.1.18. 연중 제2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1.18 222
1113 모두가 다 성자聖者다 -오그라든 마음과 몸을 활짝 펴라-2018.1.17. 수요일 성 안토니오 아빠스(251-35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8.01.17 148
1112 주님은 누구인가? -늘 우리와 함께 계신 분-2018.1.16. 연중 제2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8.01.16 129
1111 비우고 비워 하늘이 되고 싶다 -사랑, 지혜, 기쁨-2018.1.15. 월요일 사부 성 베네딕도의 제자 성 마오로와 쁠라치도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8.01.15 156
1110 “당신의 모두가 되고 싶다!” -끊임없이 돌보고 가꿔야 할 우리의 성소聖召-2018.1.14. 연중 제2주일 프란치스코 2018.01.14 117
Board Pagination Prev 1 ...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