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4.연중 제4주간 토요일 히브13,15-17.20-21 마르6,30-34
하느님 중심의 삶
-외딴곳-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 돋우어 주시네.”(시편23,1-3ㄱ)
오늘 화답송 시편은 그대로 오늘 미사를 통해 실현되는, 오늘 복음의 주님을 만나는 외딴곳에 대한 묘사같습니다. 날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을 확고히 해주는 외딴곳 성전에서의 미사전례입니다.
새옷을 입으면 마음이 새롭고 기분이 좋습니다. 세월 흘러 나이들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에게는 하루하루가 하느님의 선물이요 새날이자 새하늘, 새땅입니다. 오늘 2월4일은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이고 내일은 연중 제5주일이자 정월대보름입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뜻으로 오늘 입춘날 대문에 많이 써붙이는 문구입니다. 이 또한 주님의 은총을 상징합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입춘대길은 조선시대 남인의 거두 허목이, 건양다경은 노론의 영수 송시열이 만들었다 합니다.
매월 첫주 금요일 고백성사 보는 날이 참 좋습니다. 날마다의 미사 역시 좋습니다. 그대로 오늘 복음의 주님을 만나는 외딴곳을 상징하는 고백성사요 성전미사입니다. 불행중의 불행이 주님을 잊고 사는 것이요 자기를 잊고 사는 것입니다. 궁극의 삶의 의미, 삶의 중심, 삶의 목표, 삶의 방향인, 길이자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을 잊고 사는 것입니다.
“주님의 나의 빛, 나의 구원이시다.”(시편27,1ㄱ)
어제의 화답송 시편 후렴은 바로 주님은 내 삶의 중심이라는 고백입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시편23,1)
오늘의 화답송 시편 후렴 역시 주님은 내 삶의 중심이라는 고백입니다.
얼마전 은평성모병원에 갔을 때 시편 성구가 한눈에 들어왔고 감동했습니다. 주님만이 참된 치유자요 구원자라는 고백입니다. 의사분들을 한없이 겸손하게 하는 고백입니다. 정말 기도하는 의사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님께만 구원이 있습니다.
당신 백성 위에 당신의 복을 내려 주소서.”(시편3,9)
우리가 외딴곳에 만나는 하느님은 우리 주 예수님을 통해서,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 안에서입니다. 오늘로서 제1독서 히브리서는 끝납니다. 오늘 히브리서 말씀이 우리에게 예수님은 어떤 분인지 잘 보여줍니다. 그대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축복 말씀입니다.
“영원한 계약의 피로, 양들의 위대한 목자이신 우리 주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끌어올리신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온갖 좋은 것을 마련해 주시어 여러분이 당신의 뜻을 이루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그분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 마음에 드는 것을 우리에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예수 그리스도께 영광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하느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온갖 좋은 것을 다 베풀어 주시니 우리는 감격에 벅차 예수 그리스도께 영광이 영원무궁하기를 빌게 됩니다. 좋은 글은, 좋은 시는, 좋은 기도문은 늘 읽어도 새롭고 좋습니다. 제 행복기도도 그러합니다. 원래는 감사기도였다가 행복기도로 바꿨고 또 바꾼다면 예닮기도로 바꾸고 싶습니다. 바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을 통해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입니다. 참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기도요 예수님을 닮게 하는 기도입니다. 주님 호칭 다음에 “참회합니다”, “믿습니다”를 넣으니 대만족입니다.
“주님
참회합니다
믿습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뻐합니다
차고 넘치는 행복이옵니다
이 행복으로 살아갑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당신을 만나는 외딴곳이자 하늘 나라 천국이옵니다
곳곳에서
발견하는
기쁨, 평화, 감사, 행복이옵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임을 깨닫나이다
끊임없는
찬미와 감사의 기도와 삶중에
당신을 만나니
당신은 우리를 위로하시고 치유하시며
기쁨과 평화, 희망과 자유를 선사하시나이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요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이제 당신을 닮아
온유와 겸손, 인내의 사람이 되는 것이
제 소망이오니 간절히 청하는
제 기도를 들어주소서
당신께 영광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
특히 "참회합니다" 고백하니 전존재가 깨끗해진 느낌이 듭니다. 외딴곳 쉼터에서 바치기에 참 좋은 기도문입니다. 관상과 활동은, 파견派遣과 귀환歸還은 영적 삶의 리듬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파견되었던 제자들은 주님께 귀환하여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합니다. 귀환하여 외딴곳에서 주님과 깊은 친교와 기도시간으로 충전되면 제자들은 또 파견될 것입니다. 주님께 돌아와 미사봉헌 후 다시 파견될 우리와 흡사합니다. 이어지는 말씀이 참 반갑고 고맙습니다. 바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너희는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그대로 주님의 사목적 배려입니다. 일에 중독되어 쉬지 못하는 것도 큰 병입니다. 그러니 때로 죄책감 없이 “노(NO)”라고 말하며 외딴곳의 쉼터를 마련하여 번아웃된 심신을 충전하는 것이 분별의 지혜입니다. 예수님과 제자일행이 외딴곳의 쉼터에 도착했을 때, 기다린 것은 예수님 말씀에 굶주린 군중이었습니다. 분별의 잣대는 연민의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목자없는 양들과 같은 군중이 가엾은 마음에 들어 쉴 사이도 없이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빵에 앞서 말씀입니다. 말씀과 빵, 결코 이 순서가 바뀌어선 안됩니다. 말씀은 생명이요 빛이자 영입니다. 인간의 본질은 말씀입니다. 우선적으로, 근원적으로 말씀을 갈망하는 인간 영혼들입니다. 그러니 말씀으로 해갈되어야 할 영적 목마름이요, 말씀으로 충족되어야 할 영적 배고픔입니다. 말씀의 가르침에 이어 5천명을 배불리 먹인 빵의 기적입니다. 그대로 말씀전례와 성찬전례로 이뤄진 성체성사 미사를 상징합니다.
여기서 놀랍고 감사한 것은 예수님과 제자들만의 외딴곳이 아니라 배고파 모인 모든 군중들에게도 외딴곳이 주님과 함께하는 배움터이자 쉼터가 샘터가 되었고 모두 영육으로 충전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외딴곳을 상징하는 성전 미사가 얼마나 큰 은혜인지 깨닫게 됩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최고의 참 좋은 선물이 미사입니다.
주님은 날마다 외딴곳의 쉼터이자 배움터이자 샘터인 이 거룩한 성전 미사를 통해 우리의 지친 영육을 치유 충전시키시어 세상 삶의 자리에 복음 선포자로 파견하십니다.
“제 한평생 모든 날에,
은총과 자애만이 따르리니,
저는 오래오래, 주님 집에 사오리다.”(시편23,6).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