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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12.연중 제5주간 화요일                                                                                 창세1,20-2,4ㄱ 마르7,1-13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은가?

-관리인의 판단기준-

 

 

 

새벽 굿뉴스 게시판에 말마디가 첫 눈에 들어 왔습니다. “죽음과 부활은 그때 그곳이 아닌 지금 이곳에서 일어나는 사건입니다.” 오늘 창세기 천지창조를 묵상하던중 말마디를 다음처럼 바꿔봤습니다. 

 

“창조와 구원은 그때 그곳이 아닌 지금 이곳에서 일어나는 사건입니다.” 주님은 오늘 지금 이곳에서 창조와 구원활동을 계속하십니다. 바로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가 이의 생생한 표지입니다. 관리인들인 우리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대적입니다. 

 

어제에 이어 계속되는 제1독서 창세기의 천지창조 과정이 참 장관입니다. 눈에 보이듯 실감나는 생생한 묘사입니다. 오늘은 닷새날, 엿새날의 창조에 이어 이렛날의 안식일로 천지창조의 대단원이 막을 내립니다. 

 

늘 읽을 때마다 새롭습니다. 참 아름답습니다. 공존공생의 생명들로 충만합니다. 참 다양합니다. 참 풍요롭습니다. 참 밝습니다. 참 자유롭고 평화롭고 자연스럽습니다. 창조가 끝난 후의 하느님 반응에는 처음으로 ‘참’이란 말이 붙습니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엿새날이 지났다.’

 

하느님 보시니 참 좋은 천지창조 당시의 세상입니다. 오늘날의 세상을 보신다면 어떨까요? 하여 강론 제목을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은가?-관리인의 판단기준-”으로 정했습니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은가? 너무 타락하고 변질된 모습에 자연세상은 물론이고 인간세상에 실망투성이 일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도 쓰레기 더미가 된 세상에 너무 낙심하여 등을 돌리고 눈을 감고 싶을 심정일 것입니다.

 

온 지구가 쓰레기장이 된 모습입니다. 아름다운 자연도 파괴되고 상처 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땅도 하늘도 물도 흙도 인간도 생물도 식물도 병들어 온전치가 않습니다. 수도원의 쓰레기만 하더라도 30년전 초창기와 지금은 비교도 안됩니다. 너무 낭비와 소비가 일상화된 현실입니다. 13년전 2006년 이때쯤 써놓은 시가 생각납니다.

 

-“흔적없이 사는 게/잘 사는 거다/쓰레기 적게 내고 사는 게/잘 사는 거다

  있는 듯 없는 듯/보일 듯 말 듯/사는 게/잘 사는 거다

  나무처럼 사는 게 잘 사는 거다/무공해 나무처럼!”-

 

이 모든 공해와 오염의 주범은 누구입니까? 바로 우리 사람들입니다. 주인인 하느님께 위탁 받은 관리인으로서의 책임을 망각하거나 방기한 탓입니다. 하느님께서 보시는 오늘날 인간들의 모습 역시 환멸투성이일 것입니다. 천지창조의 절정인 인간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다.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복을 내리시며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지음 받은 축복받는 인간이요 만물을 다스리라는 관리권을 주인이신 하느님께 위탁받은 위대한 인간들입니다. 하여 살아있는 사람은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지음 받은 관리인인 인간이 하느님의 눈을, 하느님의 시야를 잃음으로 자초한 화입니다.

 

어제 일간신문 한쪽은 폐기물 필리핀 불법수출 기사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현재 전국에 불법, 방치 폐기물이 100만-200만t이라 하며  폐기물을 소각하는데 1t당 25만원 정도가 소요되어 이의 처리도 문제라 합니다. 또 신문 문화면 한쪽은 “대중문화 ‘좀비 신드룸-소복귀신의 나라 한국에 낯선 좀비가 대중문화를 습격하고 있다.”제하의 기사내용으로 가득했습니다. ’부산행’, ‘킹덤’ 한국 영화 역시 좀비물의 영화입니다.

 

‘좀비zombie’라는 단어는 본래 카리브 섬나라 아이티의 부구교 무당들의 주술에서 유래된 말로 ‘산 사람의 살을 먹으며 돌아다니는 시체’를 뜻합니다.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의 타락상의 절정의 모습을 보여주는 좀비현상입니다. 도대체 좀비물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요? 제가 보기에 사람들이 ‘하느님 중심’을 잃은 결과의 자연적 귀결입니다. 하느님 중심에 뿌리내리지 못해 정처없이 떠다니는, 부유浮游하는 영혼들이 바로 귀신이자 좀비이자 괴물인 것입니다. 길다 싶지만 어느 선각자의 견해를 나눕니다.

 

“참으로 암울한 시대다. 우리는 지금 근대적 문명생활이라는 것을 향유하고, 높은 생활수준을 즐기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지만, 이 근대적 문명이 확대되면 될수록 문명은커녕 기초적인 생존 유지 자체가 불가능해질지도 모를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너무도 역설적인 사태에 직면해 있다. 근대문명이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등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시스템인 이상, 이러한 상황이 언젠가 도래할 것임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다.---지금 인류사회는 인공지능이나 생명과학기술을 비롯한 소위 첨단 기술의 발달로 조만간 종래 우리가 ‘인간’이라고 호명해 왔던 존재들이 소멸할지 모르는 실로 기막힌 상황에 직면해 있다.”

 

프랑스에, “내 죽은 뒤 세상이야 망하든 말든 알 게 뭐야.”란 속담있습니다. 참으로 천지창조 본연의 인간 제자리를 찾음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대입니다.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세상입니다. 인간도 자연 피조물의 하나입니다. 자연을 떠나 살 수 없는 인간입니다. 참으로 겸손히 비우고 비워 공존공생의 길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제외한 사람들의 변질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예수님만이 하느님을 닮은 참 사람의 모델입니다.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대치한 본말전도의 사람들을 일깨우는 주님이십니다. 이사야서를 인용한 말씀이 복음의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는 물론 그대로 오늘의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입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그들은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따른다.”

 

바로 경천애인敬天愛人,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이 하느님의 계명입니다. 경천敬天, 경배敬拜, 효경孝敬, 경탄敬歎, 경애敬愛, 공경恭敬, 경청敬聽, 경외敬畏, 경건敬虔, 존경尊敬 등 하느님 향한 ‘경敬’의 마음을 잃어버린, 무례하고 불손하고 천박한 불경不敬의 시대가 오늘날 위기의 원인임을 깨닫습니다. 전례 참여시 필수적인 자세가, 공부하는 사람의 기본 자세가 ‘경敬의 자세’입니다. 아이들에게 맨먼저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느님 경외를 가르쳤고, 그리스 사람들은 지혜를 가르쳤고, 현대인들은 지식을 가르친다는 말도 생각이 납니다. 경외의 놀라움에서 신앙은 시작됩니다. 오늘 화답송 후렴은 그대로 경의 마음을 반영합니다.

 

“주님, 저희 주님, 온 땅에 당신 이름, 이 얼마나 크시옵니까?”

 

답은 단하나 하느님 중심의 경천애인의 삶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모상으로서의 존엄한 품위를 유지하며 하느님의 자녀답게 경천애인의 삶을, 겸손하고 검박儉朴한 무공해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와 세계를 끊임없이 새롭게 창조하시고 구원하시어 이렇게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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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9.02.12 12:47
    하느님의 모상으로서의 존엄한 품위를 유지하며 하느님의 자녀답게 경천애인의 삶을, 겸손하고 검박儉朴한 무공해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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