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20.3.20.사순 제3주간 금요일                                                          호세14,2-10 마르12,28ㄱㄷ-34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회개와 사랑 실천-

 

 

 

살기위하여, 영육靈肉이 살기위하여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의도적으로 노력하고 실천해야 하는 사랑입니다. 크고 비상한 사랑이 아니라 아주 가까이 일상에서부터 실천할 수 있는 작고 평범한 사랑입니다. 어제 성 요셉 축일에도 성 요셉상과 더불어 ‘사랑하는---’으로 시작되는 여러편의 카톡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사랑하는 자매님, 성 요셉의 위로와 평화의 축복 인사 받으시고 가족 모두가 행복하세요!”

 

앞으로도 웬만하면 모든 편지의 서두는 사랑으로 시작하려 합니다. 또 어제 뜻밖의 손편지를 받고 감동했습니다. 지금은 80세 고령이 되신 옛 수련자때 40대의 젊은 수련장신부님이셨습니다.

 

-“주님의 平和

Fancisco 신부님, 오랜만에 불러보네요. 사순절도 벌써 3주간으로 접어 드네요. 기쁨과 平和의 부활 대축일 맞으시기 바랍니다. Newton에서도, 화순에서도, 왜관에 와서도 정신없이 살다보니 신부님께 바로 전해야할 편지가 17년이나 묵어 있었네요. 아주 미안하게 되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난리가 난통에 우리도 수도원 안에 갇혀서 살고 있는데 빨리 끝났으면 좋겠는데! 나는 수도원 안에서 편하게 살고 있습니다. Fancisco 신부님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겸손하면서도 섬세한 사랑이 배어 있는 편지였습니다. 한참 후배에게도 깍듯이 존대말을 사용하는 것이 겸손한 사랑임을, 또 나이, 성별에 관계 없이 모두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참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해야 삽니다. 사랑은 삶의 의미입니다. 사랑해서 사람입니다. 허무에 대한 답도 사랑뿐입니다. 어제 일간신문에서 본 특별한 기사도 잊지 못합니다. 청소업체를 운영하는 30대 젊은 사장에 대한 기사가 신문 한면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청소비는 원룸은 기본 30만원 이상, 투룸은 40만원 이상이다. 청소 인력은 2-8명, 청소 시간은4-10시간, 집마다 천차만별이다. 6명이 하루 10시간씩 꼬박 이틀 청소한 집도 있다. 저장강박증이 있던 고인의 집이었다. 1.5t트럭이 세 차례나 물건을 가득 실어 나갔다.

---구더기, 하루살이, 바퀴벌레가 들끓는 방은 차라리 정글이었다. 냉장고 안에 서식하고 천정에서 침대로 툭툭 떨어지는 바퀴벌레는 아직도 적응이 안된다.

---청소를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의뢰인들의 삶의 흔적을 본다. 쓰레기집 청소 의뢰인 8할 이상은 우울증에 시달리는 분들인 것 같다. 약봉지가 많이 나온다. 우울증은 본인밖에 모르는 병이다. 그들은 집을 치워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무기력증 때문에 도움없인 못치운다. 얼마전 클린어벤져스 8명이 7시간 동안 청소한 의뢰인 여성이 보낸 글이다. ‘그동안 계속 세상이 나를 넘어뜨리는 기분이었는데 청소 도움을 받고 누군가가 나를 일으켜 주는 기분을 느꼈다.’

---청소에서 희열을 느낀다. 등산과 비슷하다. 땀나고 힘들고 어려워도 마지막에 현관에 서서 깨끗한 집안을 들여다 보면 산 정상에 서있는 기분이다.”-<한겨레3.19; '크린몬스터' 이준희>

 

사랑이 가득한 청소업체 젊은 사장이었습니다. 아, 비상한 사랑이 아니라 제 주변부터, 냉장고부터 잘 청소하는 것이 자기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사랑이 없어, 사랑을 잃어 무의미한, 무관심한, 무기력한, 무의욕의 삶에 방치된 집이요 방임을 봅니다. 청소 의뢰인 8할이 우울증 환자라는 사실이 이를 입증합니다. 

 

참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하느님을, 나를, 사랑을, 희망을, 꿈을, 기쁨을, 감사를, 기도를 잃고, 잊고 외롭고 힘겹게 살아들 가는지요!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다시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데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니 계속 내적으로 무너져 내린 삶, 급기야 자포자기 폐인의 삶이 되기도 합니다. 하여 영육의 죄도 병도 늘어만 갑니다. 1인가구가 늘어가는 현실은 더욱 그런 추세가 될 것 같습니다.

 

이래서 사랑입니다. 사랑이 깨어 있게 하고 정리하게 하고 청소하게 합니다. 누구도 탓할 수 없습니다. 살기위해, 영육이 살기위해 사랑은 필수전제조건입니다. 활력있는, 의욕있는, 희망찬, 아름다운, 향기롭고 매력적인 삶을 위해 사랑해야 합니다. 비상한 큰 사랑이 아니라 일상의 모두를 사랑하는 것이요, 우선적인 사랑이, 하느님 사랑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믿는 이들의 삶의 목표, 방향, 중심, 의미, 희망, 기쁨, 생명, 행복 등---우리의 모두이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답은 사랑뿐입니다. 모든 번제물과 희생제물보다 나은 사랑입니다. 경신례敬神禮의 거부가 아니라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입니다. 하느님 사랑의 샘에서 샘솟는 자기 사랑, 이웃 사랑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할수록 나를, 이웃을, 일상의 모두를 사랑하게 됩니다. 바로 이런 하느님 사랑입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선물의 하루이옵니다.”-

 

그러니 이런 하느님 사랑을 회복해야 합니다. 하여 끊임없는, 마음으로부터의 회개입니다. 하느님 사랑에로의 초대에 대한 응답이 바로 회개입니다. “이스라엘아,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와라. 너희는 죄악으로 비틀거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바로 우리 각자입니다.

 

회개하여 돌아올 때 체험하는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호세아가 하느님의 사랑을 참 시적으로 아름답게 묘사합니다. 회개하여 마음을 연 이들에게 들려 오는 하느님의 다정한 음성입니다.

 

“나 이제 그들의 마음을 고쳐주고, 기꺼이 그들을 사랑해 주리라. 내가 이스라엘에게 이슬이 되어 주리니, 이스라엘은 나리꽃처럼 피어나고, 레바논처럼 뿌리를 뻗으리라. 이스라엘의 싹들이 돋아나, 그 아름다움은 올리브 나무 같고, 그 향기는 레바논의 향기 같으리라.---그들은 포도 나무처럼 무성하고, 레바논의 포도주처럼 명성을 떨치리라. 내가 응답해 주고 돌보아 주는데, 에프라임이 우상들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 나는 싱싱한 방백나무 같으니 너희는 나에게서 열매를 맺으리라.”

 

회개하여 사랑의 은총 가득 받은 참 아름다운 영혼의 모습을 상징합니다. 이런 하느님을 떠나 스스로 자초한 불행이요 화이니 정말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임을 깨닫습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를 깨닫고, 분별있는 사람은 이를 알아라. 주님의 길은 올곧아서, 의인들은 그 길을 따라 걸어가고, 죄인들은 그 길에서 비틀거리리라.”

 

참으로 사랑하는 이들이 지혜로운 사람들이요, 분별있는 사람들이요 주님의 길은 걷는 의인들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답은 사랑뿐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오늘도 사랑의 새하늘, 새땅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20.03.20 08:12
    사랑하는 주님, 부족한 저희가 힘든 사순시기를
    지내면서도 항상 주님 감사와
    사랑을 기억하여 세상속에서
    빛과 소금이 되게 하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63 정주 삶의 축복 -제자리에서 제분수에 맞는 삶-2023.8.23.연중 제20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8.23 234
3162 하늘 나라의 구원 -구원은 하느님께 달려 있다-2023.8.22.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8.22 239
3161 영원한 생명 -주님과 만남과 따름의 여정-2023.8.21.월요일 성 비오 10세 교황(1835-1914)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8.21 240
3160 평화의 길, 상생의 길, 지혜의 길 -주님이 답이다- “주님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라”2023.8.20.연중 제20주일 프란치스코 2023.08.20 261
3159 어린이 예찬 -하늘 나라의 삶-2023.8.19.연중 제19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08.19 258
3158 하느님 중심의 교회 공동체 -전례; 우정의 여정-2023.8.18.연중 제19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08.18 262
3157 탈출(Exodus)의 여정 -날마다 새로운 출발-​​​​​​​"산처럼, 물처럼-"2023.8.17.연중 제19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08.17 266
3156 올바로 ‘보는 눈(觀)’ -하느님 중심의 올바른 공동체관(共同體觀)-2023.8.16.연중 제19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8.16 275
3155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우리 모두 승천하신 마리아 성모님과 함께-2023.8.15.성모 승천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3.08.15 285
3154 분별력의 지혜 -사랑이 답이다-2023.8.14.월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1894-194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8.14 290
3153 “우리 모두 ‘믿음의 뿌리’를 튼튼히 합시다.” -기도하라, 사랑하라, 함께하라-2023.8.13.연중 제19주일 프란치스코 2023.08.13 297
3152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삶 -믿음의 답이다-2023.8.12.연중 제18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08.12 309
3151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예수님을 따라 “해맞이꽃 사랑”으로-2023.8.11.금요일 성녀 클라라 동정(1194-1253)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8.11 311
3150 영원한 삶 -주님을 섬기고 나누며 따르는 삶-2023.8.10.목요일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225-258) 축일 프란치스코 2023.08.10 318
3149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 “영적승리의 삶” -끊임없는, 한결같은 기도와 회개, 믿음의 훈련-2023.8.9.연중18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8.09 328
3148 하느님 중심의 삶 -기도와 회개, 믿음과 겸손, 자비와 지혜- “선택, 훈련, 습관”2023.8.8.화요일 성 도미니코 사제(1170-122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8.08 335
3147 섬김과 나눔의 위대한 지도자들을 본받읍시다 -모세, 예수, 프란치스코 교황- 2023.8.7.연중 제18주간 월요일 ​​​​​​​ 프란치스코 2023.08.07 335
3146 변모의 여정 -갈망, 만남, 이탈, 경청, 추종-2023.8.6.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프란치스코 2023.08.06 335
3145 희년(禧年)의 영성 -인간의 해방, 경제적 해방, 생태적 해방-2023.8.5.연중 제17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08.05 325
3144 믿음의 여정 -전례와 믿음; 믿음의 은총, 믿음의 공부와 훈련-2023.8.4.금요일 성 요한 마리 비안네 사제(1786-1859)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8.04 342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70 Next
/ 170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