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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31.연중 제4주일(해외 원조 주일) 

신명18,15-20. 1코린7,32-35 마르1,21ㄴ-28

 

 

 

권위있고 품위있는 삶

-경청, 섬김, 치유-

 

 

 

저는 책중에서는 사람을 다룬 평전評傳을 즐겨 읽고 신문에서는 주로 사람에 관계된 인터뷰 기사를 사람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습니다. 또 신간서적에 관한 정보도 꼭 챙겨 봅니다. 감동적인 인터뷰 기사와 한 신간서적에 대한 설명이 이채로워 소개합니다. 류지현 LG 야구 감독의 인터뷰 기사 한 대목입니다.

 

“저는 감정 컨트롤의 롤모델로 김경문 야구 감독을 좋아합니다. 감독님이 경기 화면에 나오는 장면이 참 인상적입니다. 선수가 실수하거나 삼진을 먹고 들어올 때마다 박수를 쳐주는 모습이 좋아보입니다. 그런 상황이 아쉬움이 없을리 없고 속에서 끓어오를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게 하십니다. 참으로 배워야 할 모습입니다.”

 

‘꼴찌에게 박수를’ 이란 말마디가 생각납니다. 이처럼 참 권위는 자존감을 높여주고 자존심을 지켜줍니다. 질책과 분노, 모욕으로 수치심과 모멸감을 주는,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어리석은 이들과는 정반대입니다. 이런 감독은 저절로 후배들이나 선수들에게 사랑과 존경, 신뢰를 받는 권위있고 품위있는 어른이 됩니다. 

 

보고 배울 권위있고 품위있는 롤모델이 우리 삶에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이런 롤모델이 사라져가고 있기에 ‘친밀함이 두려운 인간’이 대세가 되는 세상이 되는가 봅니다. ‘디스커넥트 인간형이 온다’ 라는 신간서적에 대한 설명입니다.

 

“친밀감을 공포로 느끼는 사람이 있다. 타인과 충분히 확보된 거리에 그들은 안심한다. 연애를 해도 사생활은 지킨다. 직장에서 효율적으로 일하고 불필요한 관계는 맺지 않는다. 애정을 향한 기대를 낮추니 마음이 안정되는 사람들, 일본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카다 다카시는 이들을 ‘디스커넥트 인간형이라 부른다. 

 

지금같은 탈애착이 진행되면 수십년도 채되지 않아 디스커넥트 인류가 과반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비약같은 주장은 비현실적으로 보이나 친밀함을 두려워하고 결혼을 꺼리고 아이를 갖지 않으려는 청년은 늘고 있는 것 같다. 어찌할 것인가!”

 

하여 보고 듣고 배우는 사랑이, 신뢰가, 존경이, 권위가, 친밀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참 권위를, 참 사랑을 갈망하는 사람들입니다. 바라보고 배울 권위가 없는 무질서한 사회는 재앙입니다. 실추된 권위나 신뢰의 회복은 참 기대하기 힘듭니다. 참으로 건강한 사회나 공동체는 권위의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바로 ‘–다운’ 사람들입니다. 부모다운, 스승다운, 어른다운, 사제다운, 수도자다운 등 누구나 각자 고유의 권위와 품위는 필수입니다. 

 

하여 흔히 회자되는 말이 있습니다. ‘무엇이 되기전에 우선 사람이 되라’는 즉 권위있고 품위있는 사람이 되라는 말입니다. 참 고맙게도 우리 권위의 영원한 롤모델은 오늘 복음의 예수님이십니다. 회당에서 예수님의 가르침과 더러운 영을 쫓아내는 것을 목격한 이들의 증언입니다.

 

“이게 어찌된 일이냐? 새롭고 권위있는 가르침이다. 저이가 명령하니 그것들도 복종하는구나.”

 

밖에서 덧붙여지는 권위가 아니라 내면의 하느님 존재로부터 기인하는 참 권위와 품위입니다. 지위가 높고 재물이 많고 외모가 출중하고 옷잘입었다 하여 권위와 품위가 아니라 주님과 사랑과 신뢰의 일치가 깊어질수록 진짜 권위입니다. 성인들처럼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을 닮아 본래의 하느님 모상을 회복할수록 권위있고 품위있는 삶이요 우리의 평생과제입니다. 구체적으로 권위있고 품위있는 삶의 처방 셋을 알려 드립니다.

 

첫째, 경청입니다.

경청의 사랑입니다. 귀기울여 공경하는 마음으로 주님의 말씀을, 형제들의 말을 듣는 것입니다. 들음의 기쁨, 들음의 행복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잘듣기위한 침묵이요 잘들어야 겸손이요 순종입니다. 우리 그리스도교는 들음의 종교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음의 귀로, 온몸과 온맘으로 듣는 것입니다. 분도 규칙서도 ‘들어라. 아들아!’로 시작되며 예언자들도 들을 것을 참 많이도 강조합니다. 예수님도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자주 말씀하십니다. 오늘 화답송 후렴도 들을 것을 강조합니다.

 

“오늘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마라.”

 

날마다의 바로 오늘 들으라는 것입니다. 모세 역시 신명기에서 먼 훗날 메시아 예수님의 도래를 내다보며 오늘 우리에게 그분의 말씀을 들을 것을 명령하십니다.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 동족 가운데에서 나와 같은 예언자를 일으켜 주실 것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야 한다.”

 

참으로 사랑의 마음으로, 마음의 귀로 겸손히 경청할 때 주님을 닮아 저절로 권위있고 품위있는 삶이 될 것입니다.

 

둘째, 섬김입니다.

사랑의 섬김입니다. 경청의 섬김이요, 경청의 환대입니다. 바로 베타니아 집의 관상가 마리아가 그 모범입니다. 평생 하느님과 이웃들을 사랑으로 섬겼던 예수님이 섬김의 롤모델입니다. 하여 분도수도원을 ‘주님을 섬기는 배움터’라 정의합니다. 공동전례를 통해 주님을 섬기고 형제들을 통해 주님을 섬기는 우리들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더러운 영을 쫓아내 자유롭게 해주는 예수님 사랑의 행위도 섬김의 표현입니다. 참으로 부끄러워할 것은 부족한 섬김의 삶입니다. 역시 아무리 섬겨도 섬김의 삶에는 영원한 초보자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이야말로 섬김의 롤모델입니다. 섬김의 권위, 섬김의 리더쉽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에게 직무가 있다면 섬김의 직무 하나뿐일 것입니다. 섬김을 영어로 하며 ‘서비스service’입니다. 그러니 믿는 이들의 고유의 공통적 본업은 ‘서비스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류감독의 좌우명은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 합니다. ‘귀기울여 경청하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라는 뜻입니다. 말의 힘을 절감하며 귀열어 마음을 얻으려, 늘 마음에 담고 지내는 이청득심以聽得心의 좌우명이라 합니다. 새삼 겸손히 공경하는 마음으로 듣는 경청의 섬김이야 말로 최고의 섬김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제2독서 바오로의 권고도 섬김에 답이 있음을 봅니다. 결혼을 하든 하지 않든 세상일이 아닌 주님의 일에 힘쓰며 갈림없는 마음으로 살 수 있게 하는 것은 섬김의 영성뿐이라는 것입니다. 서로 주님을 섬기듯 섬김의 사랑으로 일치할 때, 자기 중심이 아닌 주님 중심, 이웃 중심의 삶을 살 때 부부 공히 권위있고 품위있는 삶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우리들에게 주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나는 여러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이 말을 합니다. 여러분에게 굴레를 씌우려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서 품위있고 충실히 주님을 섬기게 하려는 것입니다.”

 

독신이든 부부든 참으로 주님을 섬기는 일에 충실할 때 사랑의 일치요 권위있고 품위있는 삶에 자유로운 삶일 것입니다.

 

셋째, 치유입니다.

치유의 사랑입니다. 주님 말씀을 경청함으로 살아계신 사랑의 주님, 섬김의 주님을 만날 때 영육의 전인적 치유요 권위의 회복입니다. 말씀은 주님의 현존입니다.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말씀은 생명이요 빛이요 영입니다. 이런 말씀의 경청은 그대로 주님과 일치의 만남에 직결됩니다.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참 통쾌하게도 주님은 권위있는 말씀으로 명령하시니 더러운 영은 그 사람에게서 경런을 일으켜 놓고 큰 소리를 지르며 나가니 온전한 치유요 본래의 권위의 회복입니다. 예방이 처방보다 백배 낫습니다. 평소 경청을 통한 주님과 일치의 삶으로 아예 더러운 영이 얼씬 못하도록 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문득 어제 풍랑을 꾸짖든 예수님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더러,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하시니 바람이 멎고 아주 고요해졌다 합니다. 역시 통쾌한 장면입니다. 그러니 잡생각들이 내 마음을 혼란케 할 때, 예수님처럼 “조용히 하여라. 나에게서 나가라.” 속으로 큰 소리로 명령하고, 마음의 풍랑으로 시끄러울 때, 역시 예수님처럼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외치기 바랍니다. 전인적 온전한 영육의 치유에 본래의 권위와 품위도 회복될 것입니다.

 

누구나 원하는 바 ‘나다운’, ‘하느님의 자녀다운’ 권위와 품위의 삶일 것이며 답은 셋이니 경청의 사랑, 섬김의 사랑, 치유의 사랑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안에 내재한 모든 어둠의 더러운 영들을 청소淸掃해 주시고 본래의 권위와 품위를 회복시켜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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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1.01.31 09:22
    "말씀은 주님의 현존입니다.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말씀은 생명이요 빛이요 영입니다. 이런 말씀의 경청은 그대로 주님과 일치의 만남에 직결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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