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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12.금요일 설                                                          민수6,22-27 야고4,13-15 루카12,35-40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하느님의 자녀답게!-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아주 예전 29년전 1992년 1월 15일 왜관수도원에서 종신서원 미사때 한 강론 제목이 지금도 여전히 절박한 물음으로 와닿습니다. 

 

새벽 일어나 집무실에 들어가기전 ‘삼위일체적 삶’이 되게 해주십사 기도하는 마음으로 정원 세바퀴를 돈 후 맨손체조를 합니다. 신망애信望愛, 진선미眞善美,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적 삶입니다. 오늘은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설입니다. 우리 소망이 가득 담긴 아름다운 미사 본기도를 나눕니다.

 

“시작이시며 마침이신 주 하느님, 오늘 새해 첫날을 기쁜 마음으로 주님께 봉헌하오니, 온갖 은총과 복을 가득히 베푸시어, 저희가 조상들을 기억하며 화목과 친교를 이루게 하시고, 언제나 주님의 뜻을 따르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게 하소서,”

 

그대로 본기도가 오늘 강론 제목,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하느님의 자녀답게-”에 대한 답을 줍니다. 이 기도 내용대로, 신망애의 사람, 진선미의 사람이 되어 즉 삼위일체적 사람이 되어 사는 것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자녀답게 사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도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기 위한 구체적 지침을 줍니다. 

 

첫째, 하느님께 축복 받은 삶입니다.

우리 하나하나가 천복天福의 은총을 받았습니다. 하느님의 모상인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자체가 축복입니다. 참으로 귀한 하느님의 선물, 품위의 사람입니다. 요즘 태어난 신자 아기들을 대할 때 마다 저절로 나오는 탄성입니다. “아, 하느님의 선물이다!”, “아, 하느님의 작품이다!” 그러니 시종여일 하느님의 자녀답게 사는 것입니다. 

 

늘 깨어 하느님의 자녀답게 하느님 중심의 찬미와 감사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서로간 사랑의 일치도 이렇게 하늘 아버지의 자녀요, 서로간에는 형제라는 자각이 있어 가능합니다. 오늘 제1독서는 사제의 강복으로 새삼 우리 하나하나가 축복 받은 존재임을 확인시켜 줍니다. 한 두 번의 축복이 아니라 끊임없이 선사되는 천복이요, 날마다 특별히 오늘 설날의 미사은총입니다.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사제들이 이렇게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민수6,27)는 주님의 분명한 약속 말씀입니다.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이들 보편 사제직에 불림받고 있습니다. 이런 주님의 축복을 비는 마음으로 이웃을 소중하게 대해야 하겠습니다. 이런 주님의 축복이 존엄한 품위의 하느님의 자녀다운 삶을 살게 합니다. 화답송 시편 후렴도 주님의 축복을 비는 내용입니다.

 

“주 하느님의 어지심을 저희 위에 내리소서.”

 

둘째, 겸손한 삶입니다.

주님의 강복降福을 청하는 마음 자체가 겸손이요 축복입니다. 겸손은 모든 덕의 어머니입니다. 회개의 은총과 더불어 선사되는 겸손의 덕입니다. 흙humus에 어원을 둔 겸손humilitas이요 사람homo입니다. 흙처럼 수수하고 소박하여 진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닮을수록 지혜로운 겸손과 온유의 사람이 됩니다. 예수님이 그 롤모델입니다. 오늘 제2독서 야고보서는 부자들에 대해 자만하지 말라는 충고입니다.

 

-“오늘이나 내일 어느 어느 고을에 가서 일 년 동안 그곳에서 지내며 장사를 하여 돈을 벌겠다.”하고 말하는 여러분! 그렇지만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도리어 여러분은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 하고 말해야 합니다.-

 

한치 앞도 내다 보지 못하는 인간입니다. 오로지 하느님 섭리의 손길 안에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하느님 안에서 숨쉬며 움직이며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참으로 이런 하느님을 믿기에 인생무상人生無常의 허무감에서 벗어나 겸손히 하느님께 하느님께 희망의 닻을 내리고 살 수 있는 우리들입니다. 참으로 우리 인간의 근원적 질병인 무지와 허무, 절망과 무의미에 대한 답도 하느님뿐입니다. 그러니 이런 하느님과 사랑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겸손입니다. 겸손이야 말로 영성의 잣대입니다.

 

셋째, 깨어있는 삶입니다.

주님앞에 겸손이듯 주님 앞에 깨어있음입니다. 참으로 겸손한 사람은 깨어있는 사람입니다. 막연한 깨어있음이 아닙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할 때, 그리워할 때, 기다릴 때 깨어있음입니다. 늘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릴 대상인 주님이 계시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이자 축복인지요! 

 

외로워서 사람이라 합니다. 외로움에 대한 근원적이 처방도 깨어있음뿐입니다. 외로움을 주님께 대한 그리움으로 바꿔 깨어 기다릴 때 외로움은 행복감으로 변합니다. 기다림의 깨어있음, 기다림의 행복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외로움은 없습니다. 저 역시 혼자 있어도 외롭다 느낀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님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주인’을 ‘주님’으로 바꿨습니다.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은 모습은 그대로 준비된 깨어있는 모습을 상징합니다. 이렇게 깨어 있을 때 죄악의 유혹에 빠지지 않습니다. 마음의 순결과 열정이 샘솟는 참 아름다운 영혼입니다. 깨어있음의 영적훈련이 영성생활에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우리가 끊임없이 바치는 공동전례기도의 수행이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도 깨어있는 삶입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주님이 올 것이다.”

 

누구를 기다립니까? 기다릴 대상, 주님이 계시기에 주님을 희망하여 깨어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주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를 기다리겠는지요! 늘 깨어 설레는 기쁜 마음으로 기다릴 주님이 계시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이요 축복인지요! 인생 무지와 허무에 대한 답도 깨어 있음뿐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깨어 있음의 빛이 무지와 허무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깨어 기다리다 주님을 만나는 기도시간이요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세상의 어둠을 몰아내는 빛이신 주님이 계시기에 살만한 세상입니다. 주님은 날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끊임없이 축복을 내리시어 참으로 하느님의 자녀다운 겸손한 삶, 깨어 있는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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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1.02.12 08:59
    "사랑하는 주님, 주님의 뜨겁고 한없는 사랑으로
    태어난 저희가 주님뜻에 따라
    주님 중심의 찬미와 감사의 삶을 올 한해 항상 기억하여 실천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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