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의 여정 -주님과의 만남과 우정-2019.10.18.금요일 성 루카 복음 사가 축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Oct 1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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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8.금요일 성 루카 복음 사가 축일                                     2티모4,10-17ㄴ 루카10,1-9

 

 

 

탈출의 여정

-주님과의 만남과 우정-

 

 

 

언뜻 본기도 전에 읽은 입당송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산위에 서서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의 저 발! 평화를 선포하고 기쁜 소식을 전하며 구원을 선포하는 구나.”(이사52,7).

말씀대로 복음 사가 루카는 물론 복음서도 참 아름답습니다. 복음 선포의 삶에 충실한 이들의 삶 역시 아름답습니다.

 

오늘 성 루카 복음 사가 축일에 어느 신학자가 페이스 북에 올린 제 강론 평에 큰 위로와 격려를 받았던 기억이 새롭게 떠오릅니다. “설교 깊이가 남다르다. 그저 그렇고 그런 설교가 아니다. 루카복음 저자 스타일 설교다. 쉽고, 아름답고, 울림 있는 언어를 쓴다.”는 내용 그대로 쉽고 아름답고 울림 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가톨릭 굿뉴스에 나온 책 홍보중 한 권의 책 제목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참 기분 좋은 제목의 ‘나이듦의 품격’이란 책이었습니다. 참 중요한 것이 품격있는, 품위있는 삶이요 이래야 아름다운 삶입니다. 얼마전 인용했던 ‘동그란 길로 가다’란 시의 마지막 구절도 생각납니다.

 

“그러니 담대하라

어떤 경우에도 너 자신을 잃지 마라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위엄을 잃지 마라”

 

어떤 경우에도 존엄한 인간 품위를, 품격을 잃지 말라는 것입니다. 삶의 여정이 깊어가면서 노년의 품격이 무르익어갈 때 그 인생 얼마나 아름답겠는지요. 사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어제 '목5동 성당'의 ‘은빛대학’ 80대 노년 인생의 여정중인 형제자매들 100여분이 수도원에 하루 피정을 다녀갔습니다. 60-70대 연령대로 느껴질 만큼 밝은 분위기였습니다. 은빛대학! 얼마나 빛나는, 꿈처럼 아름다운 말마디인지요. 파견 미사 강론 서두에 드린 말씀도 생각납니다.

 

“여러분은 오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분들입니다. 왜냐? 일년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에, 가장 아름다운 곳 하느님의 집 요셉 수도원에, 가장 아름다운 분 예수님을 만나, 가장 아름다운 분들이 됐기 때문입니다.”

 

정말 모두 행복해 보였습니다. 참으로 사랑하는 주님을 만나 모실 때 품격있는 삶이겠습니다. 만남중에 만남이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살아계신 주님을 만날 때 위로와 치유요, 기쁨과 평화를 선물 받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나중에 성작을 보니 성체 두 개가 성혈에 잠겨 있었고, 두분을 찾아 내어 건져 모시게 한 다음, “자매님이 물에 빠진 예수님을 구출해 주셨습니다.” 유머도 드리며 웃음도 나누니 참 즐거운 미사시간이었습니다.

 

또 사랑하는 도반과 담화와 더불어 고백성사를 주고 사진도 함께 찍으니 기뻤습니다. 보속 말씀 처방전에,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말씀을 써드리고 “웃어요” 붉은 스탬프를 찍었을 때 형제의 웃는 모습은 꽃처럼 아름다웠습니다. 참 많이 찍어 드리는 “웃어요”라는 스탬프입니다.

 

우리 삶은 탈출의 여정, 떠남의 여정입니다. 끊임없이 주님 향한, 주님과 함께 하는 탈출의 여정입니다. 한 두 번 탈출이 아니라 날마다 죽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떠나는 탈출의 여정입니다. 이래야 영혼은 영원한 젊음의 청춘입니다. 그러니 이런 탈출의 여정중에 보이는 형제 도반과 더불어 늘 함께 하는 영원한 도반이신 예수님과의 우정은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요. 

 

분명 예수님께서도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고 확약하셨습니다. 이런 예수님께서 당신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니, 보이지 않는 영원한 도반이신 당신과 더불어 보이는 도반 형제를 동행케 하십니다.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본질적 하느님 나라의 복음 선포와 치유활동에 전념하기 위한 무소유의 삶이겠습니다. 참으로 최고의 살아있는 보물이신 예수님과 더불어 보이는 도반 형제들과 함께 하는 선교 여정인데 무엇이 아쉽고 두렵겠는지요. 마침 시편 성구“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구절도 생각납니다.

 

이 말마디를 바꾸어 “주님은 나의 목자 두려울 것 없어라, 불안할 것 없어라, 부러울 것 없어라, 걱정할 것 없어라.”등 무슨 말마디를 넣어도 다 통합니다. 참으로 주님과 함께 하는 여정이기에 이런 최소한의 소유에도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말 예수님과의 만남과 더불어 우정이 깊어갈 때 저절로 이탈의 자유로운 삶에 아름다운 품격있는 삶의 성취이겠습니다. 무엇보다 주님과 함께 할 때 이웃에 하느님 나라의 선물과 더불어 주님의 평화를 선물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새삼 제자들처럼 미사가 끝나면 우리도 주님 평화의 사도로 각자 삶의 자리로 파견됩니다. 참으로 우리가 이웃에 줄 수 있는 최고의 좋은 선물이 이 미사를 통해 선물받는 주님의 평화입니다.

 

사실 주님과 일치가 깊어질수록 그 삶자체가 하느님 나라의 실현이요 최고의 복음 선포일 것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바오로 사도가 그 좋은 모범입니다. 티모테오와 오늘 축일을 지내는 루카는 바오로 사도의 참 좋은 도반 형제였음이 독서 앞부분에서 잘 드러납니다.

 

“사랑하는 그대 티모테오여, 데마스는 현세를 사랑한 나머지 나를 버리고 테살로니카로 가고. 크레스켄스는 갈라티아로, 티토는 달마티아로 갔습니다. 루카만 나와 함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와 늘 함께 했던 형제 도반 루카와 더불어,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의 우정이 바오로 사도에게 결정적 힘의 원천이었음은 다음 사도의 힘찬 고백에서 잘 드러납니다.

 

“나의 첫 변론 때에 아무도 나를 거들어 주지 않고, 모두 나를 저버렸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내 곁에 계시면서 나를 굳세게 해주셨습니다. 나를 통하여 복음 선포가 완수되고 모든 민족들이 그것을 듣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늘 새롭게 시작하는 ‘탈출의 여정’에 항구하게 하시고, 영원하신 도반이신 당신과의 우정을 날로 깊게 해 주시며, 복음 선포의 사명에도 충실하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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