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7.31. 월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1491-1556) 기념일

탈출32,15-24.30-34 마태13,31-35



하느님 섭리의 발자취

-내 삶의 성경책-



제 지론은 각자의 삶도 하느님 은총으로 굽이굽이 점철된 그 고유의 성경책이라는 것입니다. 미완의 살아있는 성경책으로 끊임없이 내적으로 성장, 성숙하면서 하느님의 뜻이 실현되어가는 성경책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성인들의 삶을 보면 확연히 깨닫게 되는 삶의 성경책입니다. 


오늘은 예수회의 창립자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일입니다. 성인들의 기념미사를 거행할 때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성인들의 삶은 우리 삶의 좌표가 되고 희망의 표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성인들의 생애를 묵상하면 희망과 용기를 갖게 됩니다. 


성인들의 미사를 드릴 때마다 예나 이제나 저의 한결같은 습관이 있습니다. 반드시 성인들의 생몰연대를 확인한다는 것입니다. 죽지 않은 성인은 하나도 없습니다. 성인들 역시 죽는 다는 엄연한 사실을 깊이 확인할 때 이 또한 위로가 됩니다. 


또 하나 반드시 죽은 해에서 태어난 해를 빼고 산 햇수를 헤아려 보며 제 삶을 성찰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이냐시오 성인의 산 햇수를 계산해 보니 만65세, 저는 이미 성인보다 현재 3년을 더 살고 있습니다. 이런 묵상이 남은 동안 잘 살아야 겠다는 분발심을 갖게 합니다.


하느님을 진정 믿는 모든 이의 삶은 결코 우연한 삶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따라 실현되어가는 삶의 성경책입니다. 하느님과 내가 함께 써가는 내 삶의 성경책입니다. 하여 때로 내 삶의 성경책을 렉시오 디비나 묵상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올해 만90세가 되시는 베네딕도 16세 교황님의 인터뷰 내용일부를 소개합니다.


-교황님은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나요?-


“저는 단순히 묵상을 통해 준비합니다. 저는 항상 반복적으로 마지막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준비하고, 특히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중요한 것은 제가 죽음을 표상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가 그분과의 만남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을 제 스스로 의식하며 사는 것입니다.”


-대담의 마지막 질문입니다. 사랑은 교황님의 핵심주제 중 하나였습니다. 사랑은 교황님의 일생에서 무엇이었나요?-


“---그분은 사랑 자체이고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그 때문에 저의 삶이 그분에 의해 실현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이라고 부르는 그분의 권능에 의해 우리의 삶이 실현되어야 합니다.”


그대로 오늘 하늘 나라의 비유가 의도하는 바와 일치합니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겨자씨의 성장과정은 그대로 우리의 내적성장을, 즉 하느님의 섭리에 따라 실현되는 우리 인생을 상징합니다. 


‘하늘 나라는 누룩과 같다.’ 

역시 하느님 섭리에 따른 부단한 내적 성숙을 상징합니다. 이처럼 외적, 신체적 성장과 성숙은 멈췄을지라도 내적, 영적 성장과 성숙은 하느님 섭리에 따라 마지막 죽는 날까지 실현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섭리가 잘 실현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협조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의무입니다. 이래야 성인들처럼 우리 인생도 아름다운 내 고유의 아름다운 성경책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탈출기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이 참 실망스럽습니다. 


그대로 하느님을 잊고 탈선된 모습이 오늘날 많은 불신의 사람들을 보는 듯합니다. 각자 개인의 삶에서 하느님 섭리의 발자취를 묵상해왔다면 이런 자기를 잃어버린 혼란과 방황은 없었을 것입니다. 위대한 지도자 모세 한 사람만이 하느님 앞에 깨어 있음을 봅니다. 모세의 삶이야 말로 우리 삶의 성경책의 모범으로 삼아야 할 분입니다. 하느님 백성을 위한 그의 기도는 얼마나 진정성 가득합니까!


“아, 이 백성이 큰 죄를 지었습니다. 자신들을 위하여 금으로 신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의 죄를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시지 않으려거든, 당신께서 기록하신 책에서 제발 저를 지워 주십시오.”


하느님을 감동시킨 모세의 하느님 백성을 위한 기도입니다. 모세의 전 생애가 하느님은 물론 우리를 감동시킨 살아있는 성경책 인생이었습니다. 경천애인, 모세의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바로 감동의 요인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오늘도 우리 각자 끊임없는 사랑의 내적성장과 성숙의 실현을 위해 도와 주시며, 감동적 사랑의 내 고유의 성경책 한 쪽을 쓰도록 도와 주십니다. 우리가 세상을 떠나는 날 주님께 드려야 할 내 고유의 삶의 성경책입니다.


“하느님 아버지는 뜻을 정하시고, 진리의 말씀으로 우리를 낳으시어, 우리가 피조물 가운데 첫 열매가 되게 하셨네.”(야고1,1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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