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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30. 수요일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347-420) 기념일    

                                                                                                                                                         느헤2,1-8 루카9,57-62


                                                                                   하느님이 울고 계십니다


“하느님이 울고 계십니다. 어린이 성추행 때문에요. 어린이 대상 성범죄는 더 이상 계속되선 안됩니다.”

오늘의 하느님의 예언자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6박7일의 방미 마지막날 사제들의 성범죄를 개탄하며 한 말씀입니다. 전 감히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하느님의 예언자라 말합니다. 옛 이스라엘의 예언자들 역시 하느님의 슬픔, 하느님의 아픔, 하느님의 울음에 대해 말했습니다. 


하느님의 심중에 정통한 예언자들이었습니다. 하느님께 도와달라고 하지 말고 하느님을 도와 드리라 말한 예언자들입니다. 이제 그만 하느님의 울음을 그치게 하라는 교황님의 말씀입니다. 비단 성범죄만 해당되는 일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저 멀리 계신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이 자리에서 우리와 희노애락을 함께 하십니다. 며칠전 읽은 실화도 생각납니다. 


유대인 작가 엘리 위젤이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서 교수형을 당하던 모습에 대한 경험을 기록합니다.


“자유여 영원하라!” 

외친후 어른 둘은 금세 숨이 끊어졌다. 하지만 세 번째 밧줄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었다. 몸이 너무 가벼운 탓에 아이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내 뒤에서 한 사람이 물었다.

“지금 하느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그리고 나는 그 질문에 답하는 내 안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분이 어디에 계시냐고? 여기 계시지. 지금 저 처형대에 매달려 계시지.”


요즘 만나는 이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삶이 참 절박합니다. 답이, 출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치열한 삶의 전쟁터를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여기 해당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총칼만 안들었지 각양각색의 내외적 전쟁입니다. 국민들의 복지에 나라가 전적으로 나설 때가 되었음을 봅니다. 


개인의 성실성이나, 각자도생에 맡길일이 아닙니다. 이럴수록 신앙의 힘은 절대적입니다.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제 면담성사를 본 어느 분에 대한 말씀 처방전의 경우가 생각 납니다.


“여러분의 온갖 근심 걱정을 하느님께 맡기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여러분을 돌보십니다.”(1베드5,7).

말씀에 ‘여러분’ 대신에 영세명을 넣어 써드렸습니다만, 즉시 다시 써드렸습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5,16-18).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씀만이 절망에서 벗어나 살 길입니다. 하느님의 슬픔을, 아픔을, 걱정을 덜어드리는 일이자 동시에 하느님의 도움을 끌어들이는 일입니다. 오늘 1독서의 느헤미아 예언자의 일화도 감동입니다. 그의 슬픔에 젖은 얼굴은 그대로 하느님의 슬픔에 젖은 얼굴이었기에 페르시아 임금의 마음에 닿습니다.


“어째서 슬픈 얼굴을 하고 있느냐? 네가 아픈 것 같지는 않으니, 마음의 슬픔일 수밖에 없겠구나. 네가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마침내 예루살렘에 돌아가 도성을 재건하는 일를 하도록 임금에게 허락받은 느헤미아 예언자의 마지막 구절의 고백이 아름답습니다.


‘내 하느님의 너그러우신 손길이 나를 보살펴 주셨으므로, 임금님께서는 내 청을 들어주셨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오늘 하느님은 복음을 통해 살길을 제시해 주십니다. 역시 느헤미아 예언자처럼 예루살렘 도상 중에 하신 말씀입니다. 


첫째, 매이지 말라는 것입니다.

무엇에도 집착하지 말고 자유로우라는 것입니다. 쌓아두지 말고 부단히 비우라는 것입니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예수님은 머리를 기댈 곳 조차 없는 말 그대로 정처없는 절대 자유인의 삶을 사셨습니다.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고 끊임없이 주님을 따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엄중한 말씀 그대로는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버리고 주님을 따라 떠나는’ 의도적 비움의 수련은 절대적입니다. 슬픔에, 아픔에, 절망에 머물지 말고, 아니 이들을 끊임없이 비워내고 주님의 기쁨, 평화, 위로, 사랑, 믿음으로 가득 채우는 것입니다.


둘째, 뒤를 돌아 보지 말라는 것입니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습니다. 주님은 뒤의 것은 다 놓아버리고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리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예수님은 물론 제자들의 영원한 비전이었듯이 우리의 비전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나라, 하느님 비전의 목표를 향해 주님을 따라, 주님과 함께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입니다. 주님을 따라 기쁘게 살아갈 때 지금 여기 하느님의 나라가 실현됩니다. 


삶은 흐름입니다. 흐르는 강물과 같습니다. 하루하루 주님을 따라 흐르면서 지금 여기에 깨어 충실하는 것입니다. 어제 왜관 수도원에 계신 장 엘마로 신부님이 82세의 나이로 선종하셨다는 부음을 들었습니다. 1933년에 독일에서 태어나1953년 20세에 뮨스터쉬발자흐 수도원 입회, 1961년 26세에 한국으로 선교파견후 왜관수도원을 근거로 하여 평범, 다양한 선교 활동을 하신 후 때가 되어 하느님께 돌아가셨습니다. 


한국에서 56년을 사셨으니 독일에서 보다 배는 더 사신 셈입니다. 새삼 하느님만이 믿는 이들의 참 고향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 그대로 독일 고국의 모든 것을 버리고 이국 땅 한국에 오셔서 하느님만을 바라보며 예수님을 따라 사셨던 평범하나 위대한 신부님의 삶이셨습니다. 신부님의 선종 나이에서 제 나이를 빼보니 16년 남았습니다. 하루하루 죽음을 준비하는 삶이어야 겠다는 자각을 하게 됩니다. 주님은 우리 모두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하루하루 주님을 따라 자기를 비우고 충실히 살 수 있는 은총을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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