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9.21.금요일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에페4,1-7.11-13 마태9,9-13

 

 

“나를 따라라.”

-‘부르심과 응답’으로 이뤄진 믿음의 여정-

 

 

“나를 따라라.”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마태오를 부르셨고 마태오는 즉시 일어나 그분을 따릅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즉시 응답한 마태오입니다. 주님과의 만남이 마태오의 운명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만남중의 만남이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은총의 선물인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고립단절된 삶을 살아가던 세리 마태오가 구원되는 순간입니다. 

 

주님을 찾을 때 주님을 만납니다. 만남의 선물에 앞서 주님은 마태오의 주님을 찾는 내적 갈망을 알아 채시고 그를 부르셨음이 분명합니다. 이제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함으로 주님은 이제부터 마태오의 삶의 목표, 삶의 방향, 삶의 중심, 삶의 의미가 되었습니다. 주님을 만남으로 ‘참으로 살게 된’ 마태오, 바로 이것이 구원입니다. 이런 구원에로 우리를 부르시는 주님이십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부질없는 상상이지만 우리가 주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지 않았더면 우리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주님 없이는 살아 있어도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새삼 주님의 부르심이 얼마나 큰 은총의 선물인지 깨닫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매일 우리를 부르시고 우리는 주님을 따라 나섭니다. 부르심과 응답으로 이뤄진 우리 믿음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어디에로 우리를 부르십니까? 어떻게 하면 주님의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저는 세 측면에서 묵상했습니다.

 

첫째, 믿음의 공동체로 부르시는 주님이십니다.

혼자 고립되어 외롭게 살던 마태오를 제자들 공동체에 부르신 주님이십니다. 자비하신 주님의 부르심입니다. 튼튼한 이들에게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합니다. 주님은 의인이 아니라 죄인인 우리를 부르러 오셨습니다. 

 

마태오만 아니라 우리 역시 똑같습니다. 건강해서 의인이라 우리를 부르신 것이 아니라 병자요 죄인이라 우리를 부르신 주님이십니다. 사실 깊이 들여다 보면 모두가 병자요 죄인들입니다. 주님의 도움을 필요로하지 않는 건강한 사람, 의인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런 자각이 참된 겸손에 이르게 합니다. 끊임없이 주님을 찾는 내적 갈망을 일으킵니다.

 

구체적으로 믿음의 교회공동체에로 부르십니다. 믿는 이들이 바로 교회공동체입니다. 공동체내 각자의 소임에로 부르십니다. 각자 삶의 자리와 역할이 구체적 부르심의 내용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나누어 주시는 은혜의 양에 따라, 저마다 은총을 받았습니다. 각자 고유의 은사, 카리스마입니다. 

 

바오로의 말씀 그대로입니다. 당시 초대교회에서 주님은 어떤 이들은 사도로, 예언자로, 복음 선포자로, 목자나 교사로 교회공동체로 부르셨습니다만, 공동체내 각자 고유의 소임에로 부르십니다. 우리 수도공동체만 해도 주방, 농장, 안내실, 청소, 피정집, 재무 등 각자 맡은 소임이 참 다양합니다. 이런 각자 맡은 소임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함과 더불어 성장하는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입니다. 

 

하여 우리가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과 지식에서 일치를 이루고 성숙한 사람이 되어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바로 이것이 공동체에로 부르심의 궁극적 목적입니다. 각자 맡은 바 소임에 충실하면서 주님과의 관계와 더불어 형제들과의 관계도 깊어지면서 성숙한 사람이 되고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바로 여기 참행복이 있습니다.

 

둘째, ‘하나’에로 부르시는 주님이십니다.

이래야 공동체의 일치입니다. 획일적 하나의 일치가 아니라 다양성의 일치입니다. 서로 좋아서, 마음이 맞아서. 성향이나 취미가 같아서 일치가 아니라 바라보는 하나의 방향이, 중심이 같기에 다양성의 조화와 일치, 균형과 질서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이점을 명쾌히 밝히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부르실 때에 하나의 희망을 주신 것처럼,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고 성령도 한 분이십니다. 주님도 한 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며 세례도 하나이고, 만물의 아버지이신 하느님도 한 분이십니다. 그분은 만물 위에, 만물을 통하여, 만물 안에 계십니다.”

 

우리 모두 일치의 원리를 확인케 하는 은혜로운 말씀입니다. 그러니 이런 하나를 생각하며 우리 삶의 중심을 늘 새롭게 해야 합니다. 하나의 희망, 하나의 그리스도의 몸, 하나의 성령, 하나의 믿음, 하나의 세례, 하나의 만물의 아버지 하느님, 모두 우리 삶의 중심을 상징하는 말마디들입니다. 이런 하나의 깨달음과 더불어 다양성의 일치 의식도 깊어집니다.

 

셋째, 사랑에로 부르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이 바라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자비입니다. 당신 자비로 부르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은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라.’ 당부하셨습니다. 바오로의 다음 말씀이 답입니다.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주며,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하십시오.”

 

바로 공동체 일치의 원리인 사랑을 보여 줍니다. 겸손과 온유와 인내는 공동체 일치를 위한 필수 덕목입니다. 이 모든 덕목의 바탕은 사랑입니다. 사랑의 겸손, 사랑의 온유, 사랑의 인내, 사랑의 성령, 사랑의 평화, 사랑의 일치입니다. 새삼 사랑이 답임을 깨닫습니다. 

 

사랑 결핍이야 말로 공동체의 일치를 해치는 주범입니다. 겸손은 모든 덕의 어머니입니다. 사랑의 구체적 내용인 겸손, 온유, 인내를 꼭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부르심과 우리의 응답은 평생 계속됩니다. 부르심과 응답으로 이뤄진 우리 믿음의 여정입니다. 우리를 끊임없이 공동체에로 부르시고, 하나에로 부르시고, 사랑에로 부르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의 부르심에 응답한 우리 모두에게 풍성한 축복을 내려 주시어 당신을 항구히, 충실히, 잘 따를 수 있도록 힘을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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