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중심인 예수님 -기본에 충실한 본질적인 삶-2021.9.17.금요일 성녀 힐데가르트 동정 학자(1098-1179) 기념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Sep 1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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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9.17.금요일 성녀 힐데가르트 동정 학자(1098-1179) 기념일 

1티모6,2ㄹ-12 루카8,1-3

 

 

삶의 중심인 예수님

-기본에 충실한 본질적인 삶-

 

 

오늘은 중세기 독일 출신의 베네딕도회 수녀인 성녀 힐데가르트 동정 학자 기념일입니다. 생몰生沒연대를 보니 만81세, 그 옛날이 병약한 몸으로 이 정도 사셨으면 정말 장수한 것입니다. 새삼 인명은 재천임을 깨닫습니다. 성녀는 수녀원장으로 있으면서 예술가, 작가, 카운슬러, 언어학자, 자연학자, 과학자, 철학자, 의사, 약초학자, 시인, 운동가, 예언자, 작곡가 등의 활동을 했습니다. 

 

성녀는 여러 수도원을 세웠으며, 교황 베네딕도 16세는 2012년 그를 성녀이자 교회박사로 시성했습니다. 현대의 전기작가는 성녀를 만물박사로 묘사하는데 공감이 갑니다. 한 사람 안에 어쩌면 이런 무궁한 만능의 재주를 지닐 수 있는지 하느님의 솜씨에 경탄하게 됩니다.

 

성인들만 아니라, 우리 하나하나가 하느님의 귀한 선물입니다. 또 우리들 하나하나 예외없이 각자 고유의 참나의 성인이 되라고 불림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 성인이 되는 것은 우리의 성소이자 의무입니다. 기념하고 기억할 뿐 아니라 성인이 되라고 우리를 북돋우는 성인 축일입니다. 

 

성인은 누구입니까?

바로 여러분이 성인입니다. 그러니 성인답게 사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기본에 충실한 본질적 삶을 살면서 참나를 실현한 분들입니다. 하느님의 꿈을 현실화시킨 분들이 바로 성인들이며, 성인들 자체가 하느님의 존재 증명이기도 합니다. 성인들이야말로 하느님 은총과 인간의 부단한 노력의 산물입니다. 저절로 성인들이 아니라 한결같은 불굴의 믿음과 사랑을 지니고 노력했던 분들입니다.

 

요즘 수도원 주변을 산책하면서 곳곳에 무수히 산재해 있는 거미줄을 보면서 그 신비로움에 감탄합니다. 얼핏보면 보이지 않고 가만히 드려다 봐야 무수한 빛살같은 아주 정교하고 질서있으며 수겹의 복잡한 긴 거미줄들을 보면서 어떻게 이렇게 지을 수 있나 참 신비로울뿐입니다. 

 

한 번 거둬낼까 하다가도 온 정성을 다해 지은 집을 허물수 없어 손대지 않고 그냥 보기만했습니다. 거미줄에는 무수한 작고 큰 곤충들이 망에 걸려 죽어있었고 왕거미가 그 중앙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정말 웬만한 곤충이 아니곤 거미줄망에 걸리면 탈출은 도저히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곳곳에 널린 거미줄이 상징하는 바 세상 곳곳에 산재해 있는 유혹의 현실입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도 보이지 않는 거미줄같은 유혹이 있을수 있고 그 누구든 죄악의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광야인생중 유혹에 빠져 무수한 중독에 폐인이 되거나 괴물이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세상을 보십시오. 눈만 열리면 곳곳에 무수히 산재한 유혹의 그물망들입니다.

 

무지에 눈이 멀 때, 유혹에 떨어지는 사람들입니다. 무지로 인해 눈뜬 맹인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이래서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바치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은총으로 눈이 열려야 올바른 분별로 유혹에 빠지지 않기 때문이요, 이래서 끊임없이 바치는 공동전례기도입니다.

 

오늘 제1독서 티모테오에게 보낸 바오로의 첫째 서간은 이단과 탐욕에 대한 경고와 더불어 그에 대한 적절한 처방을 줍니다. 무지로 인한 이단과 탐욕, 교만의 유혹의 그물망에 걸려드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건전한 말씀과 가르침을 소홀히 함으로 이런 무지의 유혹에 떨어진 상태에 대한 묘사들 들어 보십시오. 유혹의 거미줄은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무지에 눈멀 때 우리 마음안에도 있음을 봅니다.

 

“그들은 교만해져서 아무것도 깨닫지 못할 뿐만 아니라 논쟁과 설전에 병적인 열정을 쏟습니다. 이러한 것에서부터 시기와 분쟁과 중상과 못된 의심과 끊임없는 알력이 나와, 정신이 썩고 진리를 잃어버린 사람들 사이에 번져갑니다. 그들은 신심을 이득의 수단으로 생각합니다.”

 

‘진리를 잃어버린 사람들!’ 재앙중의 재앙입니다. 진리를 잃어버려 세상 것들에 중독되어 괴물이나 폐인이 된 사람들, 그대로 지옥같은 유혹의 거미줄망에 걸린 사람들입니다. 실제 이런 사람들도 참 많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탐욕의 무지의 피해가 참으로 큽니다. 오늘날 기후위기의 근원 역시 바로 인간의 무한한 탐욕에 있음을 봅니다.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자들은 사람들을 파멸과 멸망에 빠뜨리는 유혹과 올가미와 어리석고 해로운 갖가지 욕망에 떨어집니다. 사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

 

바로 바오로 사도가 이런 무지의 탐욕에 대한 처방을 제시합니다. 참으로 기본에 충실한 시의적절時宜適切한 지혜로운 삶을 위한 처방입니다. 그대로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에게 주는 귀한 가르침입니다.

 

“자족할줄 알면 신심은 큰 이득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으며,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습니다.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으면 우리는 그것으로 만족합시다. 

하느님의 사람들이여! 의로움과 신심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추구하십시오. 믿음을 위하여 훌륭히 싸워 영원한 생명을 차지하십시오.”

 

오늘날 물질주의와 탐욕에 중독된 사람들을 일깨우는 말씀이요, 한마디로 길이자 진리이자 생명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만을 추구하는 주님의 전사로 살라는 말씀입니다. 참으로 최소한도의 의식주로 만족할 수 있다면 이들이 진짜 내공의 깊은 내적자유를 누리는 영적부자이자 지혜로운 자들일 것입니다. 어제 방문했던 어느 자매의 지혜로운 처신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나눴던 내용을 나눕니다.

 

“결혼전 사윗감에 말했습니다. 내 딸하고 결혼하려거든 1.세례받고, 2.몸무게 감량하라고 두 조건을 제시했고, 사위는 이에 응답하여 세례를 받고 체중도 20kg 감량했기에 결혼을 시켰고 다음 주 출산 예정입니다.”

“참 멋지고 지혜로운 제안이였네요. 영적, 육신적 두 필수 조건을 충족시켰으니, 이제부터 영적으로 신앙생활 잘 하고, 육신적으로 건강관리 잘하면 되겠습니다. 영혼 건강과 육신 건강은 함께 갑니다.”

 

요지의 대화였습니다. 본질과 비본질적인 것이, 핵심적인 것과 부수적이 것이 뒤바뀐 주객전도, 본말전도의 현실을 수없이 목도하는 우리들입니다. 요즘 추석을 앞두고 선물을 받으면서 곧 쓰레기로 버릴 값비싸고 화려한 포장지에 개탄합니다. 먹으면 없어질 것들에 쌓이는 쓰레기 때문에 흡사 먹는 것이 편치 않고 죄를 짓는다는 느낌도 듭니다. 

 

오늘 복음은 참 짧지만 귀중한, 믿는 이들 공동체의 원리를 보여줍니다. 열두 제자들과 부인들이 예수님을 따라 다니는 일종의 대가족 공동체가, 그대로 예수님 중심의 교회공동체, 수도공동체를 상징합니다. 그대로 예수님을 중심으로 질서잡힌, 균형과 조화를 이룬 하늘나라 공동체를 보여줍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하느님 나라 선포와 복음을 전하는 일을 담당하고 부인들은 자기네 소유로 예수님 일행을 섬기니 참 이상적인 역할 분담이 이뤄진 안정과 평화의 공동체입니다. 이 모두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모시고 각자 기본에 충실한 본질적 삶을 살기에 가능했음을 봅니다. 

 

이런 공동체의 시스템이라면 세상 무지의 탐욕이나 그릇된 이단의 유혹이 스며들 수 없을 것입니다. 그대로 우리 수도공동체를 통해 입증되는 진리이기도 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기본에 충실한 본질적 삶을 살게 하시며 더불어 아름다운 하늘나라 공동체 건설에 결정적 도움을 주십니다. 오늘 화답송 후렴이 오늘 강론을 요약합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5,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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