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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4.1. 주일 주님 부활 대축일                                                             사도10,34ㄱ.37ㄴ-43 콜로3,1-4 요한20,1-9



파스카의 삶

-날마다 새로운 시작-



어제 부활성야미사전 손님신부님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신부님,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

“칠십입니다. 사십(1988년)에 요셉수도원에 와서 칠십(2018년)이 되었습니다. 요셉수도원에 살기 만30년입니다.”


너무나 평범하고 자명한 대답에 제가 놀랐습니다. ‘어느새 할아버지 나이에 이르는 노인이 되었는가, 예수님보다 배이상을 살지 않았나?’생각과 더불어 마침 어제 써놓은 ‘파스카의 삶-나도 저랬으면 좋겠다-’ 시가 생각났습니다.


-세월흘러/나이들어 古木이 되도

해마다/봄되면/새롭게/피어내는 봄꽃들

푸르게/피어내는 봄새싹들

늘/현재이구나

그저 거기 /있다는 것만으로

고맙고/눈부시고/행복하구나

그대로/파스카의 삶이로구나

나도/저랬으면 좋겠다-


세월흘러 나이들어도 파스카의 삶을 사는 이는 늘 푸르게 빛나는 정신으로 마음으로 영혼으로, 영원한 청춘의 삶을 살아갑니다. 예수님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이제부터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였습니다. 이제 우리도 날마다 예수님과 함께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부활의 삶, 파스카의 삶, 영원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믿는 우리들에게는 매일이 기쁘고 반가운 부활축일입니다. 방금 부른 화답송 후렴은 얼마나 흥겨웠는지요.


“이 날이 주께서 마련하신 날, 이 날을 기뻐하자 춤들을 추자.”


오늘만이 아니라 매일 흥겹게 부르면서 파스카의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3월 한달 동안 면담성사시 형제자매들에게 보속으로 말씀 처방전을 써드리며 한 권고도 생각이 납니다.


“3월 31일까지 말씀처방전 약 복용하시고, 4월1일 주님과 함께 부활하시기 바랍니다.”


4월1일 주님 부활 대축일, 우리 모두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였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이 답이 아니라 부활의 영광이 답임을 깨닫습니다. 부활의 희망이 우리의 궁극의 희망입니다. 이미 부활의 희망을 앞당겨 살기에 날마다 기쁘게 희망차게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다가 새로운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오늘 복음의 소주제는 ‘부활하시다.’ 였고 바로 앞 부분 복음의 소주제는 ‘묻히시다.’였습니다. 순간 십자가의 길, 마지막 ‘제14처;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가 연상됐고, 이어 ‘제15처;예수님께서 부활하심을 묵상합시다.’로 끝나는 ‘십자가의 길’이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님 부활하셨습니다. 4월1일,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였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 날마다 부활의 삶, 파스카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오늘 강론 주제 역시 파스카의 삶이고 저는 세측면에 걸쳐 묵상했습니다.


첫째, 사랑입니다.

파스카의 예수님을 사랑하십시오. 파스카의 삶에 첫 조건이 사랑입니다. 파스카의 예수님께 대한 한결같은 열렬한 사랑입니다. 예수님 부활사건은 누구에게나 자명한 객관적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한 자들만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했습니다. 사랑하여 찾지 않으면 주님은 오시지도 않고, 오신다해도 알아보지 못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빈무덤 소식을 듣고 수제자 베드로와 애제자가 힘껏 달렸는데 애제가 앞서 도착했다 합니다. 이또한 애제자 사랑의 표현입니다. 이어 빈무덤에 들어가 보는 순간 예수님 부활을 체험한 애제자였습니다. 다음 대목이 이를 입증합니다.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


‘보고 믿었다.’, 전광석화 보는 순간 사랑의 눈, 믿음의 눈이 활짝 열려 예수님 부활을 체험한 애제자입니다. 수제자 베드로를 앞세운 애제자와 배려와 존중에서도 그의 섬세한 사랑을 엿보게 됩니다.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도 이를 분명히 합니다. 후에 주님 부활을 체험한 베드로의 증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사흘만에 일으키시어 사람들에게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미리 증인으로 선택하신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참으로 당신 아들 예수님을 사랑했던 이들을 증인으로 선택하셔서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케 하신 것입니다. 그러니 파스카의 예수님을 사랑하십시오. 그래야 파스카의 예수님을 만나 예수님과 함께 부활의 삶, 파스카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둘째, 갈릴레아입니다.

파스카의 예수님을 만나십시오. 사랑할 때 만납니다. 파스카의 예수님을 만날 자리는 다른 어디도 아닌 오늘 지금 여기입니다. 바로 여기가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을 만나는 갈릴래아입니다. 갈릴래아가 상징하는 바 바로 지금 여기 우리 삶의 자리입니다. 


어제 복음에 이어 방금 흥겹게 부른 부속가에서 갈릴레아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참고로 소개하면 부속가는 우리 마르꼬 수사님의 18번곡입니다. 해마다 부속가를 부른 것이 아마 햇수로 하면 25년쯤 됐을 것입니다.


“살아계신 그리스도 그의 무덤을 부활하신 분의 영광을 목격자 천사들을 수건과 옷을 내 보았노라. 내 희망 그리스도 살아계시니 그 제자들 앞에서 갈릴래아로 가시리라.”


바로 오늘 지금 여기 갈릴레아 우리 삶의 자리에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이 함께 하시어 부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지금 여기 갈릴레아에만 집착하면 안됩니다. 아무리 부활전례가 아름다워도 이들은 모두 부활하신 주님을 가리키는 표지들입니다. 


손가락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손가락이 가리키는 달을, 천상의 파스카의 주님을 바라봐야 합니다. 오늘 지금 여기 갈릴레아 삶의 자리에 내재內在하시면서 동시에 초월超越하시어 천상에 계신 파스카의 예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셋째, 천상天上입니다.

그러니 천상의 것을 추구하십시오. ‘저 위’를 천상으로 바꾸니 실감이 납니다. 내재와 초월의 파스카의 예수님이십니다. 하여 예수님 안에서 예수님과 함께 살면서 예수님을 그리워하는 역설적 현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를 일컬어 ‘홈씨크 앹 홈homesick at home’이라 합니다. 즉 여기 갈릴레아 ‘고향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향수’의 역설적 현상입니다. 어느 시인의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는 시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오늘 제2독서 바오로 사도의 권고에 공감합니다.


“이제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천상의 것들을 추구하십시오. 거기에서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아 계십니다. 여러분은 지상에 있는 것들에 마음을 두지 말고 천상에 있는 것들에 마음을 두십시오.”


갈릴레아 삶의 현장에 집착하지 않도록 내재와 초월의 균형을 잡아주는 바오로 사도의 권고가 참 고맙습니다. 아무리 여기 갈릴래아가 좋아도 우리의 본향집은 천상에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죽었고 우리의 생명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습니다. 


바로 세례성사의 은총입니다. 죽어서 영원한 파스카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삶의 신비를 밝혀주는 말마디입니다. 콜로새서 마지막 대목도 심오하고 은혜롭습니다. 우리 삶의 초월적 차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여러분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 여러분도 그분과 함께 영광속에 나타날 것입니다.”


궁극의 희망의 성취입니다. 우리의 생명이신 그리스도입니다. 하여 말씀이신 그리스도와 일치를 끊임없이 갈망渴望하는 우리 영혼들입니다. 바로 그리스도는 우리의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갈릴레아 삶의 현장을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궁극의 마음의 눈길은 늘 천상의 그리스도를 향하라는 것입니다. 이래야 현세에 충실하면서도 초연한 이탈의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바야흐로 만개하기 시작한 봄꽃들이 주님 부활을 경축하고 있습니다. 눈만 열리면 곳곳에 파스카의 삶을 상징하는 봄꽃들이 가득합니다. 바로 어제 민들레꽃을 보며 써놓은 ‘꽃자리’란 시를 나눕니다. 


-자리도/시간도/문제가 아니다

 그 어디든/하늘만/볼 수 있으면 된다

 아무리/작고 낮은 자리/한나절 폈다 져도

 민들레꽃/샛노란 마음/활짝 열어/하늘을 담는다

 오늘/지금 여기가/영원한 꽃자리다-


이런 꽃자리를 사는 이들은 '있었던 일들'에는 무조간 '땡큐thank you' 감사요, '있을 일들'에 대해서는 무조건 '예스yes' 순종입니다. 무엇을 피하지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하여 우리의 하늘이자 생명이신 파스카의 주님을 모시는 성체성사 시간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내재와 초월의 균형잡힌 파스카의 삶을 살게 해주시며, 끊임없이 천상의 그리스도를 그리워하는 갈망을 심어주십니다. 여러분 모두가 부활하신 주님의 축복을 가득 받으시기 바랍니다. 아멘.













  • ?
    안젤로 2018.04.01 12:32
    오늘 우리의 하늘이자 생명이신 파스카의 주님이 오신날
    우리 모두에게 부활하신 주님의 축복이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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