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공동체 일치의 비결 -기도, 중심, 회개-2020.8.12.연중 제19주간 수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Aug 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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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8.12.연중 제19주간 수요일                                                    에제9,1-7;10,18-22 마태18,15-20

 

 

 

교회 공동체 일치의 비결

-기도, 중심, 회개-

 

 

 

오늘 독서 에제키엘서는 ‘예루살렘이 받을 벌’과 ‘주님의 영광이 성전을 떠난다’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복음 역시 ‘형제가 죄을 지으면 깨우쳐 주라’와 ‘함께 기도하면 들어주신다’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여기서 착안한 ‘교회 공동체 일치의 비결-기도, 중심, 회개-’라는 오늘의 강론 제목입니다.

 

공동체의 일치보다 힘든 일은 없습니다. 일치의 완성보다는 일치의 과정중에 있는 공동체입니다. 저절로 일치는 없습니다. 일치보다는 분열로 향하는 경향이 강한 인간 공동체의 현실입니다. 보십시오. 나라든 가정이든 사회 곳곳에서 분열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공동체의 일치는 은총의 기적처럼 생각됩니다. 정말 가정이든 수도원이든 한결같이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형제자매들을 보면 경이驚異롭기까지 합니다. 하여 가정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부부들에게 자주 유머러스한 그러나 진정성이 담긴 격려 말씀을 드리곤 합니다.

 

“잘살든 못살든 두분이 함께 살았다는 자체로 구원입니다. 함께 끝까지 살기만 하면 성인聖人이요 구원입니다. 또 혼자는 절대 천국에 못갑니다. 부부 점수 합하여 평균 점수 60점 넘어야 둘이 함께 구원입니다.”

 

혼자 열걸음 가는 것보다 함께 한걸을 가는 게 진정 진보입니다. 수도공동생활 역시 함께 사는 것이 가장 힘들고 중요한 수행입니다. 함께 사는 것이 도닦는 것입니다. 공동생활에는 답이 없습니다. 답이 있다면 매일 새롭게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주님의 중심의 파스카의 삶입니다. 어떻게 공동체의 일치를 이루어 살 수 있겠습니까?

 

첫째, 주님을 일치의 중심에 모시는 것입니다.

공동체뿐 아니라 각자의 삶의 중심에 주님을 모셔야 합니다. 하여 늘 우리 삶의 중심인 주님을 향하고 바라보며 살아야 합니다. 평생 서로 좋아서 사는 게 아니라 서로 바라보는 주님 중심의 방향이 같아야 삽니다. 평생 삶의 중심인 주님을서로 바라보며 살아야 주님과의 일치요 서로간의 일치입니다.

 

오늘 제1독서 에제키엘서가 상징적으로 공동체의 와해瓦解과정을 잘 보여줍니다. 참으로 큰 죄가 우상숭배의 죄입니다. 삶의 중심 자리에 주님이 아닌 우상들이 자리잡고 있는 우상숭배가 바로 온갖 인간 불행과 비극의 원인이 됩니다. 

 

공동체의 일치가 아니라 분열로 직결되는 우상숭배의 죄입니다. 예수살렘의 벌은 우상숭배의 결과 스스로 자초한 것임을 깨닫습니다. 이어 우상숭배의 죄의 결과 주님의 영광은 성전에서 떠나고 예루살렘은 아수라장이 됩니다. 

 

참 중요한 가르침을 줍니다. 주님의 성전인 우리가 우상들을 삶의 중심에 둘 때 주님의 영광은 우리를 떠나게 되고 우리는 스스로 분열, 파괴되어 자멸의 길을 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죄로 인해 주님의 영광이 우리를 떠나는 것보다 큰 불행의 재앙은 없습니다.

 

둘째, 기도와 회개입니다.

주님 중심의 삶을 늘 새로이 강화하면서 견고히 해주는 참으로 결정적 수행이 기도와 회개입니다. 평생 기도와 회개를 통해 주님 중심의 공동체의 일치입니다. 혼자의 기도는 물론이고 주님 중심의 공동체 형성에 공동기도의 수행은 필수입니다.

 

“내가 또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주님을 중심으로 모시고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할 때 비로소 크든 작든 공동체의 일치입니다. 바로 여기 요셉 수도공동체가 그 좋은 증거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끊임없이 하루에도 공동미사전례에 이어 일곱 번의 시편 공동성무일도 전례를 바치기에 공동체의 일치입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주님 중심의 일치는 불가능합니다. 악마의 분열을 막을 수 없습니다.

 

기도는 잘하고 못하고가 없습니다. 마음따라 기분따라 감정따라 하는 기도는 힘이 없고 얼마 못갑니다. 그냥 한결같이 일과표의 궤도 따라 기도에 항구하고 충실할 때 주님의 중심의 공동체 형성과 더불어 내외적 질서와 안정, 그리고 평화입니다.

 

기도와 회개는 함께 갑니다. 기도를 통해 살아계신 주님을 만날 때 회개와 겸손, 위로와 치유, 정화와 성화, 기쁨과 평화의 선물입니다. 얼마나 큰 은총인지요. 이런 기도의 은총이 형제의 죄를 깨우쳐 주는 데 항구한 노력을 기울이게 합니다.

 

오늘 복음의 교회 공동체에서 잘못한 형제들에 대한 배려가 얼마나 치밀하고 섬세한지요. 절차에 따른 교정 과정을 보면 잘못한 형제에 대한 너그럽고 자비로운 공동체의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또한 기도의 은총입니다. 교정의 목적은 벌이 아니라 화해와 치유에 있습니다. 교정이 없는 공동체는 약한 공동체입니다. 바로 이런 사랑의 교정에 항구할 수 있게 하는 것 역시 기도의 은총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 매일 것이고,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공동체의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땅과 하늘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땅의 공동체내에서 매이면 하늘에서도 매이고, 땅의 공동체내에서 화해로 풀리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란 말씀입니다. 

 

하늘에서의 구원은 바로 오늘 지금 여기 땅에서의 공동체에서 시작됨을 봅니다. 여기 땅에서 공동체에 불통으로 막혀 있으면 하늘에서도 불통으로 막혀 있을 것이며, 여기 땅에서 공동체에 소통으로 열려 있으면 하늘에서도 소통으로 열려 있다는 것입니다. 하여 주님 중심의 공동체의 일치에 미사전례가 얼마나 결정적 역할을 하는지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분열의 치유와 더불어 공동체의 일치를 이뤄주시며 서로 간에 맺힌 것을 풀어 주시어 하늘에서도 풀려 있게 하십니다. 하느님과 우리를, 너와 나의 우리를 소통으로 하나되게 하는 미사은총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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