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회개의 여정 -파스카의 삶-2022.7.18.연중 제16주간 월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Jul 1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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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18.연중 제16주간 월요일                                                          미카6,1-4.6-8 마태12,38-42

 

 

끊임없는 회개의 여정

-파스카의 삶-

 

 

“보라, 하느님은 나를 도우시는 분,

주님은 내 생명을 받쳐 주는 분이시다.”(시편54,6)

 

새힘을 북돋아 주는 시편 입당송이 은혜롭습니다. 어제 강론에 인용했던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란 시의 앞부분은 사람을 대할 때 마다 늘 상기하고 싶은 구절입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정말 이렇게 생각한다면 하루하루 만나는 사람 하나하나를 참 소중하고 경이롭게 대할 것입니다. 이보다 더 어마어마한 일은 그와 함께 주님이 오기 때문에 환대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2014년 안식년해 산티아고 순례는 제 후반부 인생의 결정적 계기가 된 해입니다. 이후 지금까지 가장 많이 사용했던, 또 살아있는 그날까지 계속 사용할 강론 주제는 ‘여정’입니다. 특히 늘 염두에 두는 바, 일일일생, 내 삶을 하루로 압축했을 때, 또 일년사계로 압축했을 때, 어느 시점에, 지점에 위치해 있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일일일생, 아침 6시 시작하여 저녁 6시로 끝나는 하루로 압축할 때는 오후 4시쯤, 또 일년사계로 압축할 때는 초겨울쯤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벌써 수차례 강론에 소개했을 것입니다. 이런 자각이 환상이나 거품을 거둬내고 하루하루 본질적 깊이의 투명한 삶을 살게 합니다. 회개의 여정, 파스카의 삶에 항구하고 충실하게 합니다.

 

1.삶은 선물이냐 짐이냐?

2.삶은 선물이자 과제이다.

3.넘어지는 게 죄가 아니라 일어나지 않는 게 죄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회개의 삶이자 파스카의 삶이다. 

 

늘 화두처럼 여기며 살아가는 좌우명 같은 말씀으로 회개의 여정, 파스카의 삶에 결정적 도움을 주는 말마디들입니다. 끊임없는 회개야 말로 무지와 허무에 대한 근본적 처방입니다. 부단한 회개를 통해 하느님 앞에서 자기를 알아겸손과 지혜의 주님을 닮은 참나의 참사람이, 주님의 자녀가 되기 때문입니다.

 

요즘 많은 하늘 비 내린 며칠동안은 불암산 계곡물 흐르는 옆길을 ‘시냇물’ 동요를 부르며 걸었습니다. 맑게 노래하며 흐르는 물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맑게 흐르는 시냇물, 끊임없이 맑게 샘솟는 우물, 바로 끊임없는 회개의 여정, 파스카의 삶을 상징합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미카서의 미카 예언자나 복음의 예언자 우리 예수님이 촉구하는 바, 바로 회개입니다. 미카 예언자는 주님께서 이스라엘을 고발하신다면 이스라엘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내 백성아, 내가 너희에게 무엇을 하였느냐? 정녕 나는 너희를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왔고, 종살이하던 집에서 너희를 구해 내었으며 너희 앞으로 모세를, 아론과 미리암을 보냈다. 내 백성아, 기억해 보아라.”

 

망각忘却이 죄입니다. 끊임없이 주님의 구원 업적을 기억하여 오늘 지금 여기서 깨어 감사하며 새롭게 살아내야 하는 파스카의 삶입니다. 이어 미카는 회개한 영혼들에게 참다운 경신례의 정신을 가르쳐 줍니다.

 

“사람아, 무엇이 착한 일이고 주님께서 너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그분께서 너에게 이미 말씀하셨다. 공정을 실천하고 신의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느님과 함께 걷는 것이 아니냐?”(미카6,8)

 

평생 좌우명으로 삼고 싶은 참 아름답고 소중한 구절입니다. 정말 한결같이 공정을 실천하고 신의를 사랑하며 겸손히 하느님과 함께 걷는 인생이라면 얼마나 좋겠는지요! 이 말씀을 맨처음에 만나 감격한 것은 바로 지금까지 살아있는 99세 최장수 전임 미국의 제39대 카터 대통령(1924- )이 취임식에서 성서에 손을 얹고 약속할 때입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45년전 1977년, 제가 29세 청년 교사로 신림초교 6년을 담임했을 때 카터 대통령 취임식 때 이 성서 구절을 대하고 얼마나 신선한 충격을 받고 감동했던지 지금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구약의 예언자 전통을 고스란히 전수받고 있는 우리 주님이자 스승이며 예언자이신 예수님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불신의 악하고 절개없는 세대의 사람들입니다. 정말 때로는 인간의 진보가 과연 가능한지, 악순환의 반복의 역사가 아닌지 회의할 때도 잊지만 그러나 역사는 조금씩 진보한다 믿으며, 이에 우리의 부단한 회개와 파스카의 삶이 결정적 도움이 됩니다.

 

“악하고 절개없는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는 구나! 그러나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그동안 무수한 하늘 나라 표징을 체험했으면서도 표징을 요구하는 불신의 무지無知한 사람들입니다. 사실 눈만 열리면 무수한 하늘나라의, 회개의 표징들인데 말입니다. 제 행복기도중 한 연도 이를 입증합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들이요 회개의 표징들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나라 천국이옵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산책시 즐겨 부르는 1945년 해방후 유행했던 옛 노래중 마지막 연입니다.

 

“낙원이 어디냐고 묻지 말게나

심으며 웃는 얼굴 어화 낙원이로구나

내 가슴엔 비가 개어 하늘 푸르고

내 가슴엔 언제나 봄바람분다.

어화어화데야 일터로 가자.

이 나라의 주인이 너와 나로구나”

 

회개의 결정적 표징인 파스카의 예수님과 함께 걸어갈 때 그어디나 하늘나라입니다. 주님은 요나 예언자와 남방여왕을 회개의 표징으로 열거하신후 시공을 초월하여 언제나 오늘 여기 지금 현존하시는 당신이 회개의 결정적 표징임을 선언하십니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바로 요나보다 더 큰 참 예언자이시며 솔로몬보다 더 큰 하느님의 지혜이신 주님을 모시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시종여일始終如一, 한결같이 회개의 여정, 파스카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찬미의 제사를 바치는 이 나를 공경하나니,

옳은 길을 걷는 이에게는 하느님 구원을 보여 주리라.”(시편50,2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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