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치유와 구원의 삶 -겸손과 지혜, 찬양과 감사의 믿음-2023.11.15.연중 제32주간 수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Nov 1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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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5.연중 제32주간 수요일                                                        지혜6,1-11 루카17,11-19

 

                                                                                                                              

 

온전한 치유와 구원의 삶

-겸손과 지혜, 찬양과 감사의 믿음-

 

 

“주님은 죽음에서 네 생명 구하여 주시며

 은총과 자비로 관을 씌워 주시는 분,

 한평생을 복으로 채워주시니,

 네 청춘 독수리마냥 새로워지도다.”(시편103,4-5)

 

새벽성무일도중 산뜻하게 마음에 와닿은 시편이 마음을 새롭게 합니다. 지난 연중 제32주일 복음은 “열처녀의 비유”로 슬기로운 다섯 처녀의 삶이 모범으로 제시되었고, 이에 걸맞게 제32주간의 제1독서는 지혜서가 계속 배치되어 우리 모두 지혜롭게 살 것을 촉구합니다. 인간 무지에 대한 궁극의 답은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인 지혜뿐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제1독서의 소주제 역시 “지혜를 찾아라”입니다.

 

지난 주일 교황님은 강론에서 믿는 이들 모두가 내적 삶의 관리자로서 지혜로운 삶을 살 것을 촉구했습니다. 내적 삶은 즉흥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적은 준비와 항구함이 요구된다 했습니다. 교황님은 우리 모두 슬기로운 처녀들처럼, 과연 나는 마음을 보살피는 데, 기도에, 이웃을 섬기는 데, 삶의 목적지인 주님께, 시간을 바치고 있는지, 또 과연 나는 내 영혼의 기름을 잘 채우고 있으며 잘 유지되고 있는 지 끊임없이 깨어 살피라 말씀하셨습니다.

 

또 하나의 이색적인 기사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교황님은 고(故) 베네딕도 16세 전임 교황님이 2013년부터 약 10년간 머물렀던 바티칸의 “교회의 어머니 수도원”에 아르젠티나의 베네딕도회 관상 수녀들이 거주하도록 청했고, 내년 1월 초부터 6명의 관상 수녀들의 집이 됐다는 것입니다. 

 

이 관상 수녀들의 역할은 침묵과 고독중에 기도하는 현존 안에서 기도와 흠숭, 찬미와 보속의 사명으로 온 교회를 위해 날마다 노고중인 교황님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말그대로 교황님을 위한 전폭적 기도부대라 할 수 있습니다. 새삼 교황님의 깊은 신심과 지혜를 엿볼수 있는 기사 내용입니다. 오늘 제1독서 지혜서는 세상 통치자들에게 지혜를 촉구하는 내용들입니다. 오늘의 우리 대통령을 위시한 모든 정치지도자들이 명심해야할 내용들입니다.

 

“세상 끝까지 통치하는 자들아, 들어라, 깨달아라, 배워라, 귀를 기울여라, 너희의 권력은 주님께서 주셨고, 통치권은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주셨다. 그분께서 너희가 하는 일들을 점검하시고, 너희의 계획들을 검열하신다. 미천한 이들은 자비로 용서를 받지만, 권력자들은 엄하게 재판을 받을 것이다. 작거나 크거나 다 그분께서 만드셨고, 모두 똑같이 생각해 주신다. 세상 통치자들아,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을 듣고 지혜를 배워 탈선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너희가 나의 말을 갈망하고 갈구하면 가르침을 얻으리라.”

 

어찌 겸손과 지혜를 추구할 자, 지도자들뿐이겠습니까? 무지에 대한 답은 지혜뿐이니 사람 누구나 지혜를 청하는 겸손한 자세가 필수이겠습니다. 이에 대한 최고의 기도가 바로 자비송입니다. 참으로 겸손한 마음으로, 지혜를 추구하는 마음으로, 치유를 추구하는 마음으로 오늘 복음의 열명 나병환자처럼 절실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자비송을 바치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열명의 나병환자들은 겸손하고 지혜로웠습니다. 지난 주일 복음은  열명의 처녀들이었고 오늘은 열명의 나병환자들입니다. 열명의 나병환자들이 상징하는 바, 오늘날의 모든 병자들입니다. 도대체 영육으로 병자 아닌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자비송을 바칠 유일한 분은 예수님뿐입니다. 멀찍이 서서 간절히 소리 높여 기도하는 나병환자들입니다.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이런 자세로 우리 역시 참회와 더불어 자비송으로 미사를 시작했습니다. 복음의 요약 기도와 같은 자비송이요 이에 근거한 동방수도승들의 “예수님 이름을 부르는 기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임종시 바칠 유일한 기도도 자비송 하나뿐일 것입니다. 자비송 기도의 은총의 열매가 회개와 더불어 겸손과 지혜입니다. 주님의 즉각적인 응답으로 나병환자 열 모두가 깨끗이 나았습니다. 주목할 것은 다음입니다. 아홉이 반쪽의 육신만의 치유였다면 한명은 영육의 온전한 전인적 치유입니다. 그들중 한사람에 대한 묘사가 그림처럼 아름답습니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은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었다.’

 

하느님의 자비 은총은 차별없이 사마리아 사람까지 이르렀고, 참으로 아웃사이더(outsider) 국외자인 사마리아 사람의 찬양과 감사의 반응이 놀라운 충격입니다. 예수님의 응답이 오늘 복음의 절정을 이루며 우리에게 깊은 가르침이자 깨우침이 됩니다.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과연 우리는 아홉에 속합니까? 한 사람의 사마리아인에 속합니까? 겸손과 지혜, 찬양과 감사의 믿음으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림으로 온전한 치유의 구원을 받은 이는 사마리아 사람 하나뿐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사마리아 사람처럼 겸손과 지혜, 찬양과 감사의 믿음으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우리 모두에게 온전한 치유의 구원을 선사하십니다.

 

“하느님 찬양하라 내 영혼아

 한평생 주님을 찬미하라.

 이 생명 다하도록 내 하느님 기리리라.”(시편146,1-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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