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25.연중 제7주간 월요일                                                                               집회1,1-10 마르9,14-29

 

 

 

지혜智慧와 자비慈悲의 주님이 답이다

-무지無知와 허무虛無의 병-

 

 

 

어제부터 새벽 독서기도의 성경독서는 코헬렛이 시작되었고, 오늘부터 미사 제1독서는 집회서가 시작됩니다. 둘다 지혜문학에 속합니다. 어제에 이어 성경독서 코헬렛의 주제는 ‘허무’이고 오늘 제1독서 집회서의 주제는 ‘지혜’입니다. 

 

허무의 병보다 영혼에 치명적인 병은 없고 인간 존재 깊이 뿌리 내린 '허무주의'라는 유령입니다. 또 허무에 이어 무지의 병 역시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참으로 허무와 무지의 근원적 병에 대한 처방은 없을까요? 어찌보면 허무 역시 무지의 병에 기인한다 생각됩니다. 하느님을 모르는 무지에 기인한 허무라는 것입니다. 

 

무지와 허무에 대한 처방이자 예방은 무엇일까요? 하느님 찬미 찬양입니다. 지혜자체이신 하느님 찬미 찬양입니다. 하느님의 지혜와 자비가 무지와 허무에 대한 유일한 답입니다. 지혜의 신비, 지혜의 빛입니다. 보물중의 보물이 지혜입니다. 불가의 핵심진리 역시 지혜와 자비이고 우리는 지혜와 자비의 주님이라 고백합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지혜와 자비이신 주님을 모심으로 무지와 허무의 질병이 치유되는 우리들입니다.

 

진정한 스승은 지혜의 스승입니다. 지식의 교사는 넘치지만 지혜의 스승은 부족한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옛 사막교부들을 찾았던 구도자들 역시 구원의 지혜를 찾기 위함이었습니다. 무지와 허무의 어둠을 밝히는 지혜의 빛입니다. 무지와 허무에 대한 유일한 처방은 지혜뿐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치매에 대한 최고의 예방도 끊임없이 지혜를 사랑하여 추구하는 것이겠습니다. 지혜의 추구는 바로 하느님 추구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지혜는 신적 지혜입니다. 모든 지혜는 주님에게서 오고 영원히 주님과 함께 있습니다. 지혜는 모든 것에 앞서 창조되었고 명철한 지각도 영원으로부터 창조되었습니다. 지혜의 근원은 하늘에 계시는 하느님의 말씀이며 지혜의 길은 영원한 계명입니다.

 

주님께서는 지혜를 만드시고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바로 여기서 말하는 의인화된 지혜가 가리키는 바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이 바로 하느님의 말씀이자 하느님의 지혜입니다. 지혜와 자비의 예수님이십니다. 궁극적으로 예수님 안에서 성장한다는 것은 지혜 안에서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관계의 깊이와 더불어 깊어지는 우리의 지혜입니다. 삶의 의미와 방향에 대한 감각 역시 날로 깊어집니다. 그러니 허무와 무지에 대한 답은 예수님뿐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서 이런 예수님의 면모가 잘 드러납니다.

 

무지안에 자리 잡는 더러운 영들입니다. 오늘 어떤 아이에게서 더러운 영을 쫓아내는 과정이 우리에겐 좋은 가르침이 됩니다. 제자들이 더러운 영을 쫓아내지 못하자 벙어리 영이 들린 아이의 아버지는 그를 예수님께 데려온 것입니다. 예수님의 일갈입니다.

 

“아, 믿음이 없는 세대야!---아이를 내게로 데려오너라.”

 

예나 이제나 공통점은 ‘믿음이 없는 세대’라는 것입니다. 믿음의 지혜입니다. 믿음과 함께 가는 지혜입니다. 믿음의 빛이 사라질 때 더러운 어둔 영이 자리잡게 됩니다. 이어지는 벙어리 영이 들린 이의 아버지와 예수님 간에 오고가는 대화입니다.

 

-“이제 하실 수 있으면 저희를 가엾이 여겨 도와 주십시오.”

“‘하실 수 있으면’이 무슨 말이냐?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약한 저를 도와주십시오.”

 

얼마나 진실되고 겸손한 고백인지요. 참으로 무지와 무력에 대한 겸손하고 진실된 고백입니다. 주님께 활짝 개방하고 도움을 청합니다. 바로 주님을 향해 무지의 문을 활짝 열어 개방함이 믿음입니다. 주님의 일방적인 치유의 기적은 없습니다. 언제나 우리의 믿음이 전제됩니다. 우리의 약한 믿음에 절망할 것이 아니라 즉시 바쳐야 할 다음 기도입니다.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약한 저를 도와주십시오,”

 

이어지는 주님의 즉각적 개입에 응답입니다.

 

“벙어리 귀머거리 영아, 내가 너에게 명령한다. 그 아에게서 나가라. 그리고 다시는 그에게 들어가지 마라.”

 

예수님께서 아이의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아이가 일어납니다. 그대로 부활을 상징합니다. 예수님을 만남으로 무지의 더러운 영으로부터 해방되어 부활하여 생명의 빛속에 살게 된 아이입니다. 벙어리 영뿐이 아닙니다. 예전이나 오늘날이나 똑같은 부정적 인간현실입니다. 더러운 영들의 종류는 끝없이 많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무지로 인해 더러운 영들에 시달리는 지요.

 

무지의 어둠을 환히 밝히는 지혜의 빛이신 예수님이십니다. 처방보다는 예방이 백배 낫습니다. 건강할 때 더욱 지혜와 자비의 주님과 관계를 깊이하는 것이 참으로 현명한 대책입니다. 이어지는 제자들과 예수님과의 대화입니다.

 

“어째서 저희는 그 영을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주님의 도움을 청하는 간절하고 절실한 기도입니다. 기도와 함께 가는 믿음이요 이어지는 주님의 개입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기도합니다. 기도할 때 선사되는 지혜요 믿음입니다. 유비무환, 평소 끊임없는 기도로 믿음을 튼튼히 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둘 중 하나입니다. 주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든지 또는 더러운 영이 거하는지 둘 중 하나이지 제3의 길은 없습니다. 주님은 참으로 지혜로우시고 자비하신 분이십니다. 그러니 무지와 허무의 병에 주님의 미사보다 더 좋은 예방이자 처방은 없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 은총으로 우리들 안에 내재하는 온갖 더러운 영들을 일소一掃시켜 치유해 주시며 참 좋은 믿음과 지혜를 가득 선사하십니다. 오늘 복음 화답송이 오늘 말씀을 요약합니다.

 

“우리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님은 (무지와 허무의) 죽음을 없애시고, 복음으로 생명을 환히 보여 주셨네.”(2티모1,10). 아멘.

 

 

 

 

 

 

 

  • ?
    고안젤로 2019.02.25 15:04
    주님을 향한 간절하고 절실한 기도만이 우리를 지키게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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