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양식 -말씀과 기도-2015.2.24. 사순 제1주간 화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Feb 2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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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24. 사순 제1주간 화요일                                                                                              이사55,10-11 마태6,7-15


                                                                                생명의 양식

                                                                               -말씀과 기도-


'처방은 무엇인가? 오직 독서뿐! 책 읽기를 통해서만 우리는 우리의 삶을 구원할 수 있다.' 얼마전 읽은 책, '오직 독서뿐'이란 책 서문의 일부입니다. 독서대신 '성독(聖讀)'을, '말씀'을, '기도'를 넣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항구한 성독, 말씀, 기도 수행을 통해서 하느님을 만납니다. 살아계신 하느님과의 만남이 바로 구원입니다. 


살아갈수록 삶의 본질은 '텅 빈 광야'임을 깨닫습니다. 보이는 것 없는 텅 빈 내면의 광야에서 하느님을 만날 때 비로소 삶은 '텅 빈 충만'이 됩니다. 하느님의 현존 가득한 텅 빈 충만입니다. 하느님을, 희망과 기쁨의 원천인 하느님을 만나지 못하면 그대로 삶은 무의미와 허무의 늪이 될수 있습니다. 오늘 1독서의 주제는 말씀이고 복음의 주제는 기도입니다. 말씀과 기도가 자연스럽게 한 셋트를 이룹니다. 


얼마전의 깨달음을 잊지 못합니다. 설날 전후로 친지를 방문하고 부모님의 묘소를 방문하여 연도를 바쳤습니다. 오랜만에 꼭 필요한 일을 했는데도 알맹이는 쏙 빠지고 껍데기만 남은 듯 참 피곤했습니다. 마치 물을 떠난 물고기 같은 심한 영적 기갈을 느꼈습니다. 수도공동체로 돌아와 함께 시편을 한 목소리로 노래할 때 비로소 영적 기갈이 해소되는, 물을 떠난 물고기가 꼭 생명수의 호수로 돌아온 느낌이었습니다. 예수님 역시 하루를 마치고는 꼭 외딴 곳에서 생명수이신 하느님으로 자신을 충전시켰습니다.


이런 느낌을 어느 지인에게 말했을 때 그분도 즉시 공감했습니다.

"그래서 수도원을 찾는 것입니다. 영적으로 목마르고 힘들 때 생명수를 찾듯이 수도원을 찾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생명의 말씀과 기도로 충전시켜야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여 수도원에 피정 온 어떤 이들은 병원에 실려온 응급환자 같다고, 또 산소호흡기를 뗀 것 같다고 소감을 말하기도 합니다. 말씀과 기도를 통해 생명의 하느님을 만날 때 해갈되는 영적 목마름이요 회복되는 내적활력입니다. 


모든 시간이 하느님의 손안에 있습니다. 아무도 하느님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런 하느님을 깨달아 충만한 삶을 살기위한 말씀과 기도의 수행입니다.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바로 '말씀'의 효능입니다. 말씀의 처방보다 영혼에 더 좋은 처방은 없습니다. 생명과 빛의 말씀이 영혼을 살리고 희망과 기쁨으로 빛나게 합니다. 바로 '말씀과 기도의 결정체'가, 또 공동체 일치의 중심이 거룩한 성체성사입니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빈말을 되풀이 하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생각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이어지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아버지의 이름' '아버지의 나라' '아버지의 뜻'의 성취에 이은 '일용할 양식' '잘못의 용서' '유혹과 악에서의 구원' 등 필수 청원요소를 함축한 주님의 기도입니다. 모든 기도의 요약이자 예수님의 삶을 압축하는 단순한 기도입니다. 이런 주님의 기도가 삶의 꼴을 형성하고 우리를 구원합니다. 


특히 미사전례 중 말씀의 전례에 이은 성찬의 전례, 그리고 주님의 기도를 바친 후 생명의 성체를 모시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주님의 기도'의 자리는 바로 공동체가 함께 바치는 미사전례 안임을 깨닫게 됩니다. 미사와 아침과 저녁성무일도를 통해 공동체가 함께 3회, 한 목소리로 바치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말씀과 성체의 은총으로 우리를 살리시고 충만케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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