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정화 -삶의 중심, 삶의 의미인 성전-2023.11.9.목요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Nov 0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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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9.목요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에제47,1-2.8-9.12 요한2,13-22

 

 

성전 정화

-삶의 중심, 삶의 의미인 성전-

 

 

"주여 당신의 집에 사는 이는 복되오니,

 길이길이 당신을 찬미하리이다."(시편84,5)

 

오늘은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입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로마의 라테라노에 대성전을 세워 봉헌한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교황 성 멜키아데스에게 라테란 궁전을 기증할 때 함께 세워준 성전으로, 324년 교황 성 실베스테르 1세에 의해 구세주 그리스도께 봉헌되어 그리스도교의 으뜸 교회가 되었습니다. 1307년 교황이 아비뇽으로 옮겨갈 때 까지 역대 교황의 주거지였으면 이곳에서 대관식, 착좌식을 했고 이곳에 묻혔습니다. 

 

전 세계 가톨릭 교회의 총본산으로 로마의 4대 성전의 하나로, 가장 오래된 건물입니다. 전승에 의하면 이 대성전 봉헌 축일은 12세기부터 바로 오늘 11월9일에 지냈고, 후에 로마 전례를 거행하는 모든 교회가 “전 세계와 로마의 모든 교회의 어머니요 머리”인 이 대성전의 봉헌 축일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가 기록한 대로, “사랑의 전 공동체를 이끄는” 베드로좌에 대한 존경과 일치의 표지로서 이날을 기념하게 된 것입니다. 대성전 축일이면 떠오르는 다음 시편 둘입니다.

 

“만군의 주님이여,

 계시는 곳 그 얼마나 사랑하오신고

 그 안이 그리워

 내 영혼 애태우다 지치나이다

 이 마음 이 살이 생명이신 하느님 앞에 뛰노나이다”(시편84,2-3)

 

“강물이 줄기줄기 하느님의 도성을,

 지극히 높으신 분의 거룩한 거처를 즐겁게 하네.

 하느님이 그 안에 계시니 흔들리지 않네

 하느님이 동틀녘에 구원하시네.”(시편46,5-6)

 

뒤 시편은 오늘 화답송 시편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을 상징하는 성전입니다. 이런 중심이 없어, 중심을 잃어 방황이요 혼란이요 표류입니다. 그리하여 이런 보이는 가시적 중심인 성전을 끊임없이 찾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는 성전이요 하느님을 사랑하듯 성전을 사랑하는 신자들입니다. 예수님의 성전 사랑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아니 누구보다 아버지를 사랑하듯 아버지의 집인 성전을 사랑했습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성전의 타락과 속화에 열화같은 분노는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했습니다. 세상의 마지막 영적 보루로 세상을 성화해야할 성전이 부패하고 속화된다면, 세상의 빛과 세상의 소금 역할을 상실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되겠는지요. 예수님은 성전을 어지럽히는 상인들과 환전꾼들을 쫓아내신후 가난한 비둘기 파는 자들에게 타이르십니다.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하느님의 집, 기도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러자 제자들은 “당신 집에 대한 열정이 저를 삼킬 것입니다.”라는 시편 말씀을 연상하며 예수님을 이해하나 유다인들은 예수님께 이런 일을 해도 된다는 표징을 요구합니다. 이에 대한 예수님의 답이 가시적 성전이 아닌 불가시적 성전에 대한 심오한 진리를 보여줍니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예수님께서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을 예수님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 나신 뒤에야 깨닫고 믿게 된 제자들입니다. 이제부터는 예수님의 몸이 참 성전이 된 것입니다. 보이는 가시적 성전이 성전일 수 있음은 바로 거기 그리스도의 몸인 성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성체성사 미사가 없는 성전이라면 그 보이는 성전은 건물에 불과할뿐 쓸쓸하고 공허하기 짝이 없을 것입니다. 바로 이런 진리를 잘 드러내는 미사중 감사송 경문이요 가톨릭 교리서의 설명입니다

 

“아버지께서는 기도하는 집에 머무르시며, 끊임없이 은총을 내려주시어, 저희가 성령의 성전이 되고, 거룩한 생활로 주님 영광의 빛을 드러내게 하시니이다. 또한 눈에 보이는 이 집으로 교회를 드러내시고, 그리스도의 배필인 교회가 나날이 거룩해져, 무수한 자녀들과 함께 기뻐하며, 하늘 영광에 참여하게 하시나이다.”

 

진짜 참 성전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공동체입니다. 지상에서 이미 하늘 영광에 참여하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입니다. 그러니 보이는 성전이나 보이지 않는, 주님의 지체들인 우리로 이뤄진 그리스도의 몸인 성전정화에 날마다 거행하는 성전 미사전례은총보다 더 좋은 수행은 없을 것입니다. 다음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말씀이 심오하고 참 적절하고 은혜롭습니다.

 

‘“영과 진리 안에서” 드리는 신약의 예배는 어느 한 특정 장소에만 매이지 않는다. 온땅은 거룩하며, 사람의 자녀들에게 맡겨졌다. 신자들이 한 장소에 모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영적 집”으로 세워지도록 모인 “살아 있는 돌”이 되는 것이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몸은 생수가 솟아 나오는 거룩한 성전이다. 성령으로 그리스도와 한몸이 된 우리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성전”이다.”(교리서1179)

 

놀라운 것은 성전의 삼중(三重) 차원입니다. 보이는 1.가시적 성전이요, 2.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 성전이요, 3.각자 개인의 성전입니다. 셋이자 하나인 성전에서의 미사은총이 끊임없이 세상을 살리고 정화하고 성화합니다. 바로 에제키엘서가 이 진리를 잘 보여줍니다. 주님의 집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강물은 그대로 미사를 통한 은총의 강물을 상징합니다.

 

“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이렇게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 이 강가 이쪽저쪽에서는 온갖 과일나무가 자라는데, 잎도 시들지 않으며 과일도 끊이지 않고 다달이 새 과일을 내놓는다. 이 물이 성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 과일은 양식이 되고 잎은 약이 된다.”

 

창세기 아담의 죄로 잃어버린 낙원의 회복을 상징합니다. 실낙원에서 복락원을 살게하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영적 양식이자 영적 약이 되는 말씀과 성체의 은총입니다. 천상 예루살렘을 앞당겨 살게 하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생명나무의 열매가 바로 이 거룩한 성체입니다. 묵시록에서 다시 반복되는 우리 궁극의 희망인 천상고향에 대한 묘사도 아름답고 은혜롭습니다.

 

“그 천사는 수정처럼 빛나는 생명수의 강을 나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 강은 하느님과 어린양의 어좌에서 나와 도성의 거리 한 가운데를 흐르고 있었습니다. 강 이쪽저쪽에는 열두 번 열매를 내는 생명나무가 있어 다달이 열매를 내놓습니다.”(묵시22,1-2ㄱ)

 

우리는 황송하게도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다달이가 아닌 날마다 생명나무의 열매인 주님의 성체를 모십니다. 무엇보다 놀랍고 은혜로운 것은 그리스도의 몸인 지체인 우리 하나하나가 주님의 거룩한 성전이라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우리를 고무하며 용기백배 힘나게 합니다.

 

“여러분은 자신이 하느님의 성전이며 하느님의 성령께서 자기 안에 살아 계시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만일 누구든지 하느님의 성전을 파괴하면 하느님께서도 그 사람을 멸망시키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성전은 거룩하며 여러분 자신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이기 때문입니다.”(1코린3,16-17)

 

얼마다 거룩하고 소중한 우리 하나하나의 존재인지요! 하나하나가 하느님의 거룩한 성전이기 때문입니다. 성전정화는 비단 보이는 성전이나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뿐만 아니라 내 자신 성전정화도 필수임을 깨닫습니다. 정말 하느님의 성전을 돌보듯 내 심신의 성전을 잘 돌보는지요. 끊임없는 기도와 회개 은총과 더불어 사랑의 수행을 통해 날로 새로워지고 거룩해지는 우리 자신의 성전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성체성사 미사은총입니다. 날마다 정성껏 온마음과 온정신과 온힘을 다해 정성껏 거행하는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과의 일치를 날로 깊이함으로 주님을 닮아감이 성전정화의 첩경임을 깨닫습니다. 미사때 마다 오늘 영성체후 기도를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하느님, 교회를 통하여, 저희에게 천상 예루살렘을 미리 보여 주셨으니, 오늘 이 성사에 참여한 저희가 은총의 성전이 되고, 마침내 영광스러운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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