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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8.23.연중 제21주간 화요일(피정 2일차)     

2테살2,1-3ㄱ.14-17 마태23,23-26

 

 

공동체의 축복

-위로, 격려, 치유, 구원-

 

 

“프란치스코 전교 봉사 수도회” 수도회 명칭이 좋습니다. 수도회 덕분에 한국땅에 살면서도 난생 처음 청주교구연수원에서 피정지도를 갖게 되었으니 감사합니다. 일기쓰듯 하는 강론이요, 70대 중반에 들어서니 강론쓰기도 많이 자유로워졌습니다. 

 

제 수도명이 프란치스코입니다. 천주교 입교전 개신교 다닐 때부터 좋아하고 알게 된 성인은 프란치스코가 유일했습니다. 현임 교황도 프란치스코입니다. 성 베네딕도가 산山같은 분이라면 성 프란치스코는 강江같은 분으로 서로 참 좋은 보완관계를 이룹니다. “산과 강”은 베네딕도회 영성이요, 저는 자주 다음 짧은 자작시를 읊어보곤 합니다.

 

“밖으로는 산, 천년만년 임기다리는 산

 안으로은 강, 천년만년 임향해 흐르는 강”

 

밖으로는 언제나 거기 그 자리, 한결같은 정주의 산, 안으로는 끊임없이, 한결같이 맑게 흐르는 강, 제 신원에 알맞게도 저는 성 베네딕도회 프란치스코 수도사제입니다. 어제처럼 여러 단상들로 시작되는 강론입니다. 잠시 공동체를 떠나니 공동체의 소중함을 알겠습니다.

 

“공동체는 선교의 뿌리다.”

“관상과 선교는 하나다.”

 

새삼스럽게 깨닫는 진리입니다. 공동체 중심에 살아 계신 주님께 깊이 믿음의 뿌리를 내릴수록 왕성한 생명력에 활발한 선교활동입니다. 공동체에 뿌리내리지 못할 때 개인은 얼마나 허약한지요! 공동체의 축복입니다. 공동체에서 상처도 받지만 위로와 격려, 치유와 구원의 축복이 백배는 많습니다.

 

제가 운전을 못하지만, 공동체 형제의 도움으로 피정지도차 어제 먼길의 여기에 무사히 올 수 있었습니다. 어제 여기 수도 형제들의 저녁 성무일도 노래 소리가 아름다워 공동체 원장과 주고 받은 메시지에 웃었습니다.

 

“잠시 방문했던 두 형제님 키 큰 분과 키 작은 분, 이름이 무엇인지요? 모습이 너무 순수하고 착해 보여서요.”

“신동준 사도 요한, 제임스입니다. 둘 다 사제 형제입니다.”

 

“수도공동체 형제들의 저녁 성무일도 노래 소리가 참 젊고 힘차고 아름답네요! 평균 연봉이 얼마나 됩니까?”

독수리 타법을 못 벗어나다 보니 ‘연령’을 ‘연봉’으로 쓰여 있음을 후에야 발견하고 쓴 웃음을 지었습니다.

“연봉이요?”

“평균 나이요? 연령을 연봉이라 잘못썼네요. 너무 어처구니가 없네요.”

“아, 네. 40대 중후반 될 듯합니다.”

 

영육靈肉으로 젊고 힘차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형제들의 공동체임을 깨달아 알 수 있었습니다. 부지런히 공동체의 손발이 되어 섬김의 모범을 보여주는 원장 형제님에게도 신선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관상과 선교는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선교는 교회의 본질적 존재이유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믿는 수도형제들은 너나할 것 없이, 안으로는 제자요 밖으로는 사도이고, 안으로는 수도자요 밖으로는 선교사입니다. 관상적 삶자체가 활동의 선교가 됩니다. 여기 성당 앞, 오른편 벽에 배치된 글자의 조화가 기막히게 아름다워 사진에 담았습니다. 성 프란치스코의 삶을 상징하는 듯, 흐르는 강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사랑합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위 이사야서 성서 말씀이 어제처럼 아름답게 느껴지기는 처음입니다. 바로 관상과 선교가 하나된 아름다운 삶을 상징합니다. 공동체의 토양에 뿌리 내린 선교입니다. 공동체는 선교의 마르지 않는 샘입니다. 이래서 찬미와 감사의 공동 시편전례기도가 미사가 그렇게 중요합니다.

 

살아갈수록 공동체에 대한 감사와 사랑의 마음도 깊어집니다. 그리스도의 한몸 공동체입니다. 그러니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감사는 그대로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과 감사로 직결됩니다. 제 집무실 게시판에 오랫동안 써붙인 고백글이 생각납니다.

 

“여기 내 몸담고 살아가는 수도공동체는 저에겐 최고의 스승입니다.”

 

참으로 공동체의 형제들에게 배울 것은 끝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섬김의 사랑을 배우게 되니 저절로 겸손한 삶이 됩니다. 공동체 형제들의 삶을 보면서 이뤄지는 끊임없는 회개의 삶입니다. 이런 공동체의 중심인 주님께 깊이 뿌리내릴수록 주님을 닮은 아름다운 관상가와 선교사로서의 삶이겠습니다. 

 

오늘 말씀중 벼락같은 깨달음이 바로 이것입니다. 어제에 이어 주님의 호된 질책을 받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이런 보고 배울 좋은 공동체가 없었습니다. 권위주의의 교만에 젖다 보니 완전히 공동체와 유리된, 공동체에 뿌리내리지 못한, 물에 둥둥 떠다니는 기름처럼 부평초浮萍草같은 인생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무지에 눈이 멀어 본말전도本末顚倒, 분별력 상실의 위선과 허영의 괴물같은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눈먼 인도자들아!”

 

그러다 보니 세칙에는 충실하였으나 본질적인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에는 소홀하여 흡사 작은 벌레들은 걸러 내면서 낙타는 그냥 삼키는 우스꽝스런 모습이 되고 말았습니다. 마지막 구절이 깊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너희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그 안은 탐욕과 방종으로 가득 차 있다. 눈먼 바리사이야! 먼저 잔 속을 깨끗이 하여라. 그러면 겉도 깨끗해질 것이다.”

 

속이 깨끗하면 겉은 저절로 깨끗해지 걱정안해도 됩니다. 저절로 안과 밖이 같은 진실하고 겸손한 삶자체가 선교가 됩니다. 참으로 속이 깨끗하면 겉은 저절로 깨끗해지고, 오늘 잘 살면 내일은 내일대로 잘 살게 됩니다. 그러니 오늘 지금 여기서 깨어 깨끗한 마음으로 책임을 다하며 사는 삶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살 때, 제1독서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잘 지킬 수 있습니다.

 

“누가 주님의 날이 왔다고 말하더라도, 쉽사리 마음이 흔들리거나 불안해 하지 마십시오. 누가 무슨 수를 써도 여러분은 속아 넘어가지 마십시오. 이제 굳건히 서서 배운 전통을 굳게 지키십시오.”

 

참으로 공동체의 중심에 살아 계신 주님께 깊이 뿌리내릴수록 경거망동, 부화뇌동하지 않고 한곁같은 내적 평화와 안정의 삶입니다. 바로 이점에서 많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실패했습니다. 이들이 우리에게는 좋은 반면교사가 됩니다. 

 

“2022년 미사중심의 교구 공동체의 해”라는 청주교구의 올해 모토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좋은 공동체의 형성은 물로 공동체 중심에 계신 주님께 깊이 뿌리내도록 도와 주십니다. 바오로 사도의 아름다운 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또 우리를 사랑하시고 당신의 은총으로 영원한 격려와 좋은 희망을 주신 우리 아버지께서, 여러분의 마음을 격려하시고 힘을 북돋아 주시어, 온갖 좋은 일과 좋은 말을 하게 되기를 빕니다.”(2테살2,16-1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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