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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30. 연중 제3주간 금요일(뉴튼수도원 81일째)

                                                                                                                           히브10,32-39 마르4,26-34


                                                                                  내적성장


희망이, 꿈이, 비전이 있습니까? 

영육의 건강에 우선적 필수 조건이 희망이자 꿈이요 비전입니다. 나이들어갈수록 생생해져야 하고 결코 퇴색되어져서는 안됩니다. 

심신(心身)이 무너지는 것도 희망이자 꿈이, 비전이 퇴색되어가기 때문입니다. 희망중의 희망이, 꿈중의 꿈이, 비전중의 비전이 하느님입니다. 

하느님을 추구할 때 나이에 관계없이 하느님을 닮아 영원한 청춘입니다. 사막같은 수도원, 사막같은 세상에 '하느님 꿈' 잃으면 정말 끝입니다. 


옛 동료교사였고 지금은 초등학교 교장선생님(민경숙 루치아)이신 분으로부터 개인전을 한다는 초대 카톡을 받았고 대표그림도 보았습니다. 

"아,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도 여전하시군요!“

찬사의 답글을 보냈습니다. 첫눈에 마음 설레게 하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그림이었습니다. 

저는 매일 '글자'로 강론 그림을 그리는데 자매님은 '색깔'로 그림을 그리니 서로 통하는바가 있습니다. 하느님 향한 '그리움'은 '그림'으로 표현되나 봅니다. 아름다운 그림을 통해 반영되는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보면 저절로 감동하게 되고 마음도 순화되는 느낌입니다. 그대로 내적성장을 보여주는 그림이었습니다. 어디서나 구도적 삶에 충실하면 하느님의 수도자임을 깨닫습니다.


강론 묵상 중 떠오른 몇가지 생각들입니다. 작년 산티아고 순례중 순례 중반을 넘었을 때 이냐시오 형제와 나눈 이야기입니다.

"왔던 길을 돌아가라하면 도저히 못 갈 것 같습니다. 모르니까 힘들어도 산티아고 목표를 향해 설레는 마음으로 가게 되지요. 미래가 아닌 과거로 돌아가는 삶을 살라하면 도저히 못 살 것 같습니다.“


둘다 동감했고 누구나 동감할 것입니다. 과거가 아무리 화려하고 좋았다 해도 다시 거슬러 살라하면 누구나 결사 반대할 것입니다. 

과거를 거울삼아 미래를 살아가라하신 하느님의 오묘한 섭리가 놀랍습니다. 사실 저는 산티아고, '주님의 집'이 가까워질수록 힘이 났습니다. 

'주님의 집에 가자 할제 나는 몹시 기뻤노라.'(시편122,1) 끊임없이 되뇌었던 시편구절도 잊지 못합니다. 예전 초등학교 교편시절 학교가 좋아, 선생님인 제가 좋아 아침 일찍 등교하던 아이들처럼 저는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하느님을 뵈오러 성전에 갑니다.  


앞을 모르니까 희망이요 꿈이요 비전이고, 믿음이요 사랑입니다. 시작의 때가 있으면 끝의 때가 있습니다. 

삶의 때가 있으면 죽음의 때가 있습니다. 살아온 나날보다 살 날이 점차 줄어듬을 느낍니다. 1년여의 안식년도 서서히 끝이 보입니다. 11.11일부터 머물기 시작한 미국 뉴튼수도원을 떠날 날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뉴튼수도원을 떠나는 서운함, 염려와 더불어 귀국에 대한 설레는 마음이 교차합니다. 하루하루가 놀랍고 고맙고 새롭습니다. 아, 죽음을 맞이함도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떠나는 서운함보다 사랑했던 하느님과 친지들을 상봉할 기쁨에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하는 죽음 말입니다.


하느님을 향할 때, 하느님 향한 항구한 믿음, 희망, 사랑이 있어 끝없는 내적성장입니다. 

육신의 성장은 멈추었어도 하느님 향한 내적성장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평생과정의 내적성장입니다. 바로 이것이 유한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돌파해 영원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입니다. 이래야 허무와 무의미의 블랙홀에 빠지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의 비유를 저는 이런 맥락에서 묵상하고 이해했습니다. 믿는 개인은 물론 공동체의 내적성장에 대한 '저절로 자라는 씨앗'과 '겨자씨'의 비유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아무도 막지 못합니다. 침묵중에 당신의 일을 밤낮 꾸준히 이행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바로 이런 하느님이 우리의 영원한 희망이요 꿈이자 비전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이 희망이자 꿈이요 비전이 될 때 샘솟는 기쁨에 평화요 행복한 삶입니다. 환경은 전혀 문제가 안됩니다. 


문제의 답은 나에게 있습니다. 하느님께 내적공간을 마련해 드리는 것입니다. '삶의 이정표'에 따라 하느님을 향한 평범한 일상의 리듬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삶의 중심인 하느님을 늘 기억하며 삶의 질서와 균형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해야 할 최소한의 조건입니다. 


이런 조건만 만들어 드리면 나머지 일은 하느님이 하십니다. 도와드리지는 못할망정 하느님께 장애물은 되지 말아야 합니다. 부단히 하느님의 뜻에 내뜻을 맞춰야 합니다. 이래서 침묵과 기도, 말씀 탐구의 끊임없는 수행이요, 때를 기다리는 한없는 인내입니다. 하여 히브리서의 권고가 고맙고 반가우며 큰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여러분의 그 확신을 버리지 마십시오. 그것은 큰 상을 가져다 줍니다. 여러분이 하느님의 뜻을 이루어 약속된 것을 얻으려면 인내가 필요합니다. '나의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그러나 뒤로 물러서는 자는 내 마음이 기꺼하지 않는다.' 우리는 뒤로 물러나 멸망한 사람이 아니라 믿어서 생명을 얻을 사람입니다.“


하느님을 영원한 희망으로 두고 인내하며, 그분을 향해 믿음과 사랑으로 살아갈 것을 권고하는 히브리서 저자입니다. 

그렇습니다. 세상 그 무엇보다 '더 좋고 길이 남는 재산(히브10,34ㄴ)'이신 하느님께 희망을, 꿈을, 비전을 두고 있기에 우리는 온갖 어려움을 견뎌내며 끊임없는 내적성장의 여정에 항구할 수 있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믿음, 희망, 사랑의 내적성장의 여정에 항구할 수 있는 은총과 힘을 주십니다.


"주님께 네 길을 맡기고 신뢰하여라. 그분이 몸소 해 주시리라. 빛처럼 네 정의를 빛내시고, 대낮처럼 네 공정을 빛내시리라."(시편37,5-6).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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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아빠 2015.01.30 05:56
    아멘! 신부님 말씀 항상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신부님 영육간에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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