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선포의 삶 -복음 선포의 자리는 오늘 지금 여기-2018.4.25. 수요일 성 마르코 복음 사가 축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Apr 2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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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4.25. 수요일 성 마르코 복음 사가 축일                                                     1베드5,5ㄴ-14 마르16,15-20ㄴ



복음선포의 삶

-복음 선포의 자리는 오늘 지금 여기-



오늘 복음 바로 앞구절(마르16,14)에서 당신의 부활을 믿지 못하는 열한 제자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신 부활하신 주님은 즉시 제자들에게 복음 선포의 사명을 부여하고 파견하십니다. 주님은 제자들의 과거에 연연하실 분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의 새출발입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세상 모두가 복음 선포의 대상입니다. 믿고 세례를 받는 것은 우리 영역이 아니라 복음선포 대상자들의 결단에 달렸습니다. 바로 믿음은 은총이자 동시에 개인의 결단임을 깨닫습니다. 다만 우리가 할 일은 최선을 다해 복음을 선포하는 일 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복음은 무엇입니까? 바로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사건입니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이 바로 복음선포의 내용입니다. 바로 우리가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을 닮아 파스카의 신비를 사는 것입니다. 파스카의 삶자체보다 더 좋은 복음 선포도 없습니다.


늘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바로 파스카의 삶입니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파스카의 삶입니다. 절망에서도 희망을, 죽음에서도 생명을, 어둠에서도 빛을 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삶이 파스카의 삶입니다. 안주하지 않고 복음을 선포하기위해 끊임없이 떠나는 내적여정의 삶이 바로 파스카의 삶입니다. 떠남의 기쁨도 여기서 연유합니다. 


참 아름다운 계절, 부활의 봄입니다. 죽은 듯 보였던 나무마다 새롭게 솟아난 신록의 나뭇잎들이 눈부시게 빛납니다. 바로 파스카의 기쁨을 상징하는 연초록 신록입니다. 신록의 기쁨으로 사는 이들이 바로 파스카의 삶을 사는 이들입니다. 우리 모두 파스카의 기쁨을 살라고 신록의 아름다운 가득한 자연입니다. 


아무리 세월 흘러 노목이 되도 신록의 잎들로 가득하듯 나이에 관계없이 파스카의 삶을 사는 이들은 신록의 영혼으로 빛납니다. 바로 이런 파스카의 삶 자체가 참 좋은 복음 선포의 삶입니다. 


복음 선포의 자리는 바로 오늘 지금 여기 내 삶의 자리입니다. 각자 몸담고 있는 그 고유의 제자리가 세상의 중심이자 바로 복음 선포의 자리입니다. 비상한 복음 선포가 아닌 각자의 일상에서 충실히 파스카의 신비를, 파스카의 기쁨을, 파스카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우리의 파스카의 삶을 통해 만나는 이웃들이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고 깨달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복음 선포도 없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베드로 사도는 복음선포적 삶에 구체적 지침을 주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모두 겸손의 옷을 입고 서로 대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대적하시고, 겸손한 이들에게 은총을 베푸십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강한 손 아래에서 자신을 낮추십시오. 때가 되면 그분께서 여러분을 높이실 것입니다. 여러분의 모든 걱정을 그분께 내맡기십시오. 그분께서 여러분을 돌보십니다.”


모든 덕의 어머니가 겸손입니다. 예수님 또한 겸손하고 온유하셨습니다. 진정 파스카의 삶을 사는 이들은 겸손합니다. 자신을 낮추고 모든 걱정은 주님께 내맡기는 겸손입니다. 하느님 역시 겸손한 이들을 친히 돌보십니다. 그러니 겸손한 삶 자체가 최고의 복음 선포입니다. 


겸손과 더불어 깨어 있는 삶이 복음 선포의 삶에 필수입니다. 삶은 영적전쟁입니다. 호시탐탐 우리를 노리는 악마의 유혹입니다. 영적전쟁에 최고의 무기가 겸손과 깨어있음입니다. 사실 이 둘은 하나입니다. 겸손할 때 깨어 있고 깨어 있을 때 겸손하기 때문입니다. 깨어 있어야 복음선포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사도 베드로의 다음 말씀은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의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도록 하십시오. 여러분의 적대자 악마가 으르렁거리는 사자처럼 누구를 삼킬까 하고 찾아 돌아다닙니다. 여러분은 믿음을 굳건히 하여 악마에게 대항하십시오.”


파스카의 삶을 사는 이들은 깨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끊임없는 기도가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도 깨어 있는 삶입니다. 깨어 있지 않을 때 소리없이 침투하는 온갖 유혹들이요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내적 삶입니다. 깨어 있음이 바로 믿음입니다. 깨어있는 믿음이 우리를 은총 안에 굳건히 서 있도록 합니다. 제 삶이 두 모토도 이와 일치합니다. 집무실 게시판에 붙어있는 ‘둥글게 살자’와 ‘늘 깨어 있어라’는 모토입니다. 전자의 ‘둥글게 살자’의 모토가 상징하는 바 겸손한 삶입니다.


파스카의 주님은 초월超越과 내재內在의 주님이십니다.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아계신 ‘초월의 주님’이시지만 우리들과 함께 하시는 ‘내재의 주님’이십니다. 제자들의 복음 선포 자리에서 늘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고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신 똑같은 주님께서 우리의 복음선포 자리에도 늘 함께 하십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각자 삶의 자리에서 파스카의 삶에 충실하고 항구하게 하시고, 복음선포의 사명을 완수하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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