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9.9.5.연중 제22주간 목요일                                                                               콜로1,9-14 루카4,38-44

 

 

 

예닮의 여정

-영적 성장과 성숙-

 

 

 

얼마전 피정팀중 25여년전에 왔던 자매로부터 그때 저에게 들었다는 재미있는 예화가 지금도 생생하다며 아주 반가워했습니다. 저역시 잊지 못하는 ‘팬티와 팬티끈’의 예화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말을 나누며 함께 웃었습니다.

 

“팬티는 속에 입어서 보이지 않는다. 옛날에는 팬티에 고무줄을 넣어 입었다. 팬티천이 아무리 좋고 새것이라도 팬티끈이 헐거워지거나 끊어지면 못입는다. 반면 팬티천이 낡고 떨어저도 팬티끈만 튼튼하면 팬티는 끝까지 입을 수 있다. 바로 영혼이 팬티끈이라면 육신은 팬티천이다. 육신에 앞서 우선 영혼이 튼튼해야 한다. 하여 끊임없는 기도와 말씀공부 그리고 실천이다.”

 

여전히 지금도 공감하는 예화입니다. 수도원 가난한 뜨락의 달맞이꽃이 막바지에 도달한 듯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히 꽃피어내는 모습이 감동이라 시에 담았습니다.

 

-“시간 지나/꺾이고 잘리고 휘어져/볼품 없어도

 마지막 순간까지/청초한/샛노란 하늘 사랑/꽃피어 내는

 달맞이꽃!/감동이다/사랑은 저렇게 하는 거다

 육신은/노쇠해가도/영혼은 여전히 빛난다”-

 

결코 허무한 무의미한 삶이 아닙니다. 살아있는한 육신의 성장은 멈추고 퇴화해도 영혼은 죽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성장, 성숙해야 합니다. 이를 일컬어 영적성장, 영적성숙 또는 내적성장, 내적성숙이라 합니다. 꽃대는 노쇠해가도 여전히 청초한 하늘 사랑 꽃피어내는 달맞이꽃처럼, 영혼 역시 청초한 주님 사랑 죽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꽃피어내야 합니다. 

 

오늘 예수님과 베드로의 만남이 참 신비합니다. 우연인 것 같지만 주님 섭리의 은총입니다. 먼저 은혜롭게도 시몬을 찾아 오신, 그 바쁜 와중에도 첫눈에 베드로의 됨됨이를 알아채신 주님이심이 분명합니다. 예수님 친히 주도권을 쥐시고 베드로에게 접근하십니다. 군중에 대한 가르침이 끝나자 즉시 베드로에게 말씀하십니다. 이어지는 주님과 베드로의 주고 받는 대화와 만남이 극적이요 감동적입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삶의 허무를 몸서리치도록 체험한 시몬의 즉각적인 순종이요, 그렇게 하자  시몬과 그 일행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습니다. 이어지는 시몬의 고백이 오늘 복음의 절정입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많은 사람입니다.”

 

주님과의 만남은 이런 것입니다. 거룩한 주님의 거울에 환히 드러나는 부끄러운 죄인으로서의 내 얼굴입니다. 아브라함(창세18,27)이 그랬고, 욥(욥42,6)이 그랬으며, 이사야(이사6,5)가 그러했습니다. 거룩한 주님을 만날 때 죄인으로 드러나는 나의 모습이요 저절로 회개입니다. 주님뿐 아니라 말없이도 죄인을 부끄럽게 하여 회개를 불러 일으키는 주님을 닮은 거룩한 사람들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 나섭니다. 버림, 떠남, 따름의 예닮의 여정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대로 우리 삶의 여정을 상징합니다. 평생 주님을 따르는 여정이요 내적성장과 성숙의 여정입니다. 

 

죽을 때까지 멈출수 없는 영적성장과 성숙의 여정입니다. 날마다 주님을 만나 자기를 버리고 떠나 따르는 예닮의 여정중의 우리들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삶의 유일한 목표이자 의미이기도 합니다. 날로 예수님을 알고 나를 알아가는 즉 예수님을 닮아가는 영적성장과 성숙과 더불어 무지로부터의 해방이요 참나의 실현입니다. 

 

저절로 콜로새 교회를 위한 기도는 우리의 기도가 됩니다. 얼마나 은혜롭고 아름답고 깊은 기도문인지요. 전문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영적성장과 성숙의 지침서로 삼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기도문입니다. 영적성장과 성숙의 정점에 도달한 바오로 사도의 고백기도처럼 느껴집니다. 우리는 매주 수요일 저녁기도중 오늘 기도문중 일부(콜로1,12-13)를 노래하기도 합니다. 평생 묵상하고 목표삼아야 할 기도문 전부를 인용합니다. 다음 청원기도와 감사로 이뤄진 기도문을 전부 외워서 내 기도문으로 바친다면 정말 은혜로울 것입니다.

 

-“저희가 모든 영적 지혜와 깨달음 덕분에 

하느님의 뜻을 아는 지식으로 충만해져

주님께 합당하게 살아감으로써

모든 면에서 그분 마음에 들고 

온갖 선행으로 열매를 맺으며

하느님을 아는 지식으로 자라기를 빕니다.

 

또 하느님의 영광스러운 능력에서 오는 모든 힘을 받아 강해져서

모든 것을 참고 견디어 내기를 빕니다. 

기쁜 마음으로 성도들이 빛의 나라에서 받는 상속의 몫을 차지할 자격을 저희에게 주신 아버지께 감사합니다.

아버지께서 우리를 어둠의 권세에서 구해 내시어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 이 아드님 안에서 우리는 속량을, 곧 죄의 용서를 받았습니다.”-(콜로1,9ㄴ-14).

 

얼마나 아름답고 깊고 은혜로운 고백기도인지요. 얼마나 존엄한 품위의 영적 인간인 우리들인지요. 우리의 평생공부, 평생과제가 무엇인지 단박 드러납니다. 위 기도문을 깊이 깨달아 그대로 믿고 기쁘게 감사하며 예수님처럼 사는 것입니다. 

 

기도대로 됩니다. 참으로 예수님을 닮아가는데 결정적 도움이 되는 기도문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이미 아버지의 은총으로 용서받고 구원받음으로, 무지의 어둠, 어둠의 권세에서 벗어나, 빛의 나라, 아드님의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날로 위 기도문을 깊이 깨달아 살게 하시며 예닮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9.09.05 08:08
    기도대로 됩니다. 참으로 예수님을 닮아가는데 결정적 도움이 되는 기도문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이미 아버지의 은총으로 용서받고 구원받음으로, 무지의 어둠, 어둠의 권세에서 벗어나, 빛의 나라, 아드님의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임을 깨닫습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31 우리를 감동시키는 예수님 -사랑과 회개-2023.4.13.부활 팔일 축제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04.13 274
3030 살아 계신 파스카 주님과의 만남 -위로와 치유, 기쁨과 평화, 희망과 자유-2023.4.13.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4.12 278
3029 구원의 여정 -사랑, 회개, 만남, 선포-2023.4.11.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3.04.11 285
3028 예수님 부활 -사실인가 유언비어인가?-2023.4.10.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04.10 289
3027 파스카의 기쁨, 신록의 기쁨 -사랑, 믿음, 희망-2023.4.9.주님 부활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3.04.09 305
3026 “예수님,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2023.4.8. 성토요일 파스카 성야미사 프란치스코 2023.04.08 292
3025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신 파스카 예수님 -날마다 은총의 어좌로 나아갑시다-2022.4.7.주님 수난 성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04.07 292
3024 파스카 축제의 생활화 -파스카의 꽃으로, 하느님의 자녀답게 삽시다- “겸손한 섬김의 사랑”2023.4.6.주님 만찬 성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04.06 301
3023 배움의 여정 -우리는 모두 주님의 제자들이다-2023.4.5.성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4.05 273
3022 예수 그리스도님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이자 친구이다- “서로 사랑하여라”2023.4.4.성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3.04.04 286
3021 "Church, home for all" (교회는 모두의 고향) -하느님, 예수님 역시 모두의 고향- -하느님, 예수님 역시 모두의 고향-2023.4.3.성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3.04.03 298
3020 파스카 신비의 삶과 죽음 “아버지의 뜻대로” -끊임없는, 한결같은 기도가 답이다-2023.4.2.주님 수난 성지 주일 프란치스코 2023.04.02 385
3019 남북 평화 통일 -파스카의 예수님이 궁극의 답이다.-2023.4.1.사순 제5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04.01 275
3018 하느님 중심의 삶 -자녀답게-2023.3.31.사순 제5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03.31 294
3017 깊고 넓은 내적시야內的(視野)를 지닙시다 -기도와 성독(Lectio Divina)-2023.3.30.사순 제5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03.30 295
3016 자유의 여정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2023.3.29.사순 제5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3.29 288
3015 믿음의 여정旅程, 믿음의 전사戰士, 믿음의 훈련訓鍊 -무지에 대한 답은 믿음뿐이다-2023.3.28.사순 제5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3.03.28 266
3014 사랑의 지혜 -“죄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2023.3.27.사순 제5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03.27 277
3013 공동생활(共同生活)의 축복과 아름다움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2023.3.26.사순 제5주일 프란치스코 2023.03.26 268
3012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 -사랑과 겸손, 경청과 순종, 찬미와 감사-2023.3.25.토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3.03.25 279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