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8.9.연중18주간 수요일 민수13,1-2.25-14,1.26-30.34-35 마태15,21-28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
“영적승리의 삶”
-끊임없는, 한결같은 기도와 회개, 믿음의 훈련-
"우리 가운데에 큰 예언자가 나타나셨네.
하느님이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네."(루카7,16)
어제 입추가 지난 오늘 새벽 밤은 서늘했고 맑고 푸른 하늘엔 빛나는 별들 가득했으며 풀벌레 합창 소리도 참 영롱했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듯 별들 총총한 하늘을 바라봅니다. 이 행복으로 시작하는 하루입니다. 기후 재난으로 이 보석같은 아름다운 지구에서 인류의 종말은 상상할 수 없는 재앙이자 비극입니다. 지구 보호에 정신 바짝 차리고 모두가 곧장 행동에 돌입해야 하겠습니다.
제가 아침 산책중 사람 없을 때 자주 열창하는, 수차례 인용했던 “늙은 군인의 노래”는 늘 불러도 새롭고 힘이납니다. 부르면서 영적전의를 새로이합니다. 일부 가사를 변경하여 “이강산”은 “수도원”으로, “군인이”는 “수도자”로, “푸른옷”은 “검은옷”으로 “30년”은 “41년”으로 바꿔 부릅니다.
“나태어나 수도원에 수도자되어,
꽃피고 눈내리길 어언 41년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나죽어 수도원에 묻히면 그만이지
아 다시 못올 흘러간 내청춘
검은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청춘”
비감한 느낌보다는 정신이 새로워지는 영적전의를 느낍니다. 예로부터 수도자를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 평화의 전사라 부릅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단어중 하나가 주님의 전사입니다. 아니 수도자뿐 아니라 믿는 이들 모두가 제대가 없는 죽어야 제대인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입니다. 얼마나 영예롭고 자랑스런 칭호,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인지요!
말그대로 수도자는 물론 믿은 이들 모두가 죽어야 끝나는 영적전쟁에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들입니다. 혼자의 영적전투가 아니라 더불어의 영적전투요 함께 하는 영적전우들 사이에는 영적 전우애가 형성되기 마련입니다. 어제는 수도원을 사랑하는 코이노니아 자매회 월모임이 있었습니다. 2005년 제가 재판받을 때 함께 했던 자매들이 모태가 되어 시작됐으니 무려 18년 역사입니다.
여전히 활동중인 분이 베로니카 형수와 수산나 자매입니다. 이 두분 역시 한결같이 빛나는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입니다. 특히 제 형수는 제가 제대후 1973년 교대 다니고 교편생활 때부터 지금 수도생활때 까지 한결같이 도움을 주고 있으니 무려 50년 반세기(半世紀)! 새벽 강론쓰면서 새삼스런 감사와 감동에 놀라움이었습니다.
현 프란치스코 교황님 역시 2013년부터 지금까지 10년동안 88세 고령의 연세에도 한결같기가 참으로 훌륭한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입니다. 제37차 세계 젊은이 날 행사후 귀국후 기내에서 회견중 교회법에 위반된 이들에 대한 사목적 지혜에 감동했습니다.
“교회는 모두에게 열려있으나 교회내에는 규율하는 교회법이 있다. 교회법에 따라 어떤 이들을 성사에 참여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이것은 교회가 닫혀있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각자는 교회내에서 그들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하느님을 만난다.”
부득이 교회법에 저촉되어 성사에 참여하지 못해도 하느님과의 친교는 계속되니 결코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말고 교회생활에 충실하라는 교황님의 목자다운 사목적 배려의 사랑과 지혜입니다. 또 교황님의 감동적인 사례는 해외 사목방문 전후로 꼭 성모경당을 찾아 마리아 성모님께 문안 인사를 드린다는 것이니 이 또한 주님의 목자, 주님의 전사로써 효성스런 면모입니다. 이번도 성공적 포르투칼 순례여정후 성모님께 감사인사를 드리니 성모님을 만나기 무려 교황님 재위후 110회입니다.
보고 배움은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이렇게 교회 수장의 믿음을 보고 배우는 우리 가톨릭교회신자들은 행복합니다. 믿음의 전사중의 전사가 믿음의 총사령관이 바로 복음의 예수님이요, 민수기의 모세요 오늘 가톨릭교회의 교황입니다.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의 모범이 오늘 복음의 가나안 부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과 가나안 부인간의 싸움이, 영적전투가 참 치열합니다. 참으로 주님을 깊이 믿었고, 딸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기에 영적승리를 이끌어낸 가나안 부인입니다. 영적전투의 진행과정이 흥미진진합니다.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제 딸이 호되게 마귀가 들렸습니다.”
예수님의 반응이 싸늘합니다.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다가 제자들의 재촉에 마지못해 반응합니다.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
그러나 가나안 부인은 좌절함이 없이 가열차게 영전전투를 이어갑니다. 겸손히 예수님께 엎드려 절하며 간절히 기도합니다. 계속되는 자비송의 기도입니다.
“주님, 저를 도와 주십시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수모스럽기까지 한 주님의 반응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 가나안 부인은 주님을 깊이 신뢰했고 겸손했고 지혜로웠습니다. 가나안 부인의 좌절함이 없는 영적탄력이 놀랍습니다.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겸손의 절정입니다. 이어 가나안 부인의 겸손한 믿음에 감동하신 주님의 항복선언입니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늘 읽을 때마다 감동하는 가나안 여자의 믿음입니다. 그러니 가나안 부인은 자기와의 싸움에 승리했고, 주님과의 싸움에 승리한 것이며 궁극에는 악마와의 싸움에 승리한 것이니 3중의 승리입니다. 아마도 보이지 않는 악마는 가나안 부인이 포기하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 가나안 부인의 백절불굴의 탄력 좋은 믿음이 참으로 경이롭습니다. 어제 복음의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꾸중듣던 수제자 베드로와는 너무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여호수아와 갈렙이 군계일학처럼 주님의 전사로서 그 믿음이 참 탁월합니다. 믿음의 총사령관 모세의 믿음을 보고 배웠음이 분명합니다. 위기에 처한 모세를 구한 분은 위 두분입니다. 10대2의 열세이지만 모두가 좌절하는 상황에서 두분의 대응이 감동입니다. 우선 칼렙이 용감하게 모세 앞에 나서서 술렁대는 군중을 진정시킵니다.
“어서 올라가 그 땅을 차지합시다. 우리는 반드시 해낼수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는 생략됐지만 반대파들의 격렬한 저항에 모세와 아론은 온 이스라엘 백성의 회중 앞에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리는 절체절명의 순간, 눈의 아들 여호수아와 여분네의 아들 칼렙이 옷을 찢으며 외칩니다. 이 두분의 믿음의 웅변이 감동적이라 그대로 전합니다.
“우리가 가로지르며 정찰한 저 땅은 정말 무척이나 좋은 땅입니다. 우리가 주님 마음에 들기만 하면, 그분께서는 우리를 저 땅으로 데려 가셔서 그곳을 우리에게 주실 것입니다. 그곳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입니다.
다만 여러분은 주님을 거역하지만 마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은 저 땅의 백성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들은 이제 우리의 밥입니다. 그들을 덮어 주던 그늘은 이미 걷혀 버렸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그들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러자 온 공동체가 돌을 던져 그들을 죽이려는 순간 하느님은 개입하셔서 이들을 절멸하려 하자 백성을 살려 달라는 모세의 간절한 기도로 반역의 공동체는 살아나지만 하느님은 분명히 선언하십니다.
“여푼네의 아들 칼렙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만 빼고, 내가 너희에게 주어 살게 하겠다고 손을 들어 맹세한 그 땅으로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나 주님이 말한다. 나를 거슬려 모여든 이 악한 공동체 전체가 바로 이 광야에서 그들은 최후를 맞을 것이다. 이곳에서 그들은 죽을 것이다.”
공동체에 책임이 있는 모세도 예외가 아닙니다. 모세의 한계일뿐 모세는 여전히 위대한 주님의 종, 주님의 전사입니다. 결국 주님의 전사 칼렙과 여호수아의 승리는 믿음의 승리요 하느님의 승리임을 보여줍니다. 참으로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의 모범이 복음의 가나안 부인과 제1독서 민수기의 칼렙과 여호수아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부단한 기도와 회개, 믿음의 훈련으로 참 좋은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가 되어 영적승리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