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평화와 기쁨 -주님의 참 좋은 선물-2021.5.4.부활 제5주간 화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May 0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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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5.4.부활 제5주간 화요일                                                        사도14,19-28 요한14,27-31ㄱ

 

 

 

참 평화와 기쁨

-주님의 참 좋은 선물-

 

 

 

참 많이도 가장 많이 고백성사시 보속으로 써드린 말씀 처방전인 다음 바오로 사도 말씀입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 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5,16-18).

 

주변 상황에 상관없이 항상 기쁨, 항상 기도, 항상 감사의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살 때 참 평화의 삶일 것입니다. 이런 평화는 순전히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얼마전 읽은 교황님에 관한 기사 제목이 재미있었습니다.

 

“교황님은 성 베드로 성전에서 거룩한 묵주기도로 기도의 마라톤을 시작하시다.”

 

‘기도의 마라톤(Marathon of Prayer)’이란 말마디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5월 성모성월 마침내 기도의 마라톤 경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삶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죽어야 끝나는 평생 장거리 마라톤 경주와 같습니다. 그러니 5월 성모성월 한달뿐 아니라 평생 꾸준히 한결같이 끝까지 ‘삶의 마라톤’과 더불어 ‘기도의 마라톤’ 묵주기도를 바쳐야 하겠습니다. 

 

주변에서 보면 이런 훌륭한 한결같은 기도의 마라톤 선수들이 많습니다. 바로 이런 이들에게 주님은 참 평화를 선사하시고 이런 분들은 주변을 평화롭게 합니다. 사실 우리가 이웃에게 줄 수 있는 참 좋은 선물도 주님의 평화일 것입니다. 

 

“교황 ‘북한, 준비되면 가겠다’”

 

는 5월2일자 가톨릭 신문 기사도 반가웠습니다. 교회 안팎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북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높아지고 있는 중에 교황님은 다시 방북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셨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세계의 평화에 세기적 전환점이 될 교황님의 기적적 북한 방문이 꼭 성취되었으면 소원이겠고, 이를 위해 우리 모두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참 평화의 선물을 찾아 끊임없이 수도원을 방문하는 이들입니다. 수도원이 줄 수 있는 참 좋은 선물은 주님의 평화 하나뿐일 것입니다. 그리하여 피정집 한 곳의 명칭은 ‘평화의 집’입니다. 그리하여 주님의 집인 수도원은 평화의 집, 기도의 집, 환대의 집이 되는 것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상 여러분과 함께.”

 

참 제가 좋아하는 영성체 예식중 주님의 기도후 평화의 인사 나눔입니다. 그대로 주님의 선물인 평화임을 깨닫습니다. 특히 강조하는 말마디는 ‘항상’입니다. 한 때는 부주의로 이 좋은 말마디를 빼놓고 지적후에는 명심하여 마음에 새기듯 힘주어 발음하는 ‘항상’입니다. 산상설교의 참 행복선언에도 나오는 평화입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이 말씀을 고백성사중 말씀 처방전의 보속으로 써드렸을 때 기뻐하던 형제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참 평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입니다. 참 평화를 갈망하나 끊임없이 계속되는 전쟁이요, 평화와 전쟁을 살아가는 참 모순적, 역설적 존재인 인간입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주님 현존 자체가 평화입니다. 오늘 주님은 제자들을 떠날 때도 평화를 선물하셨고 부활후 나타나셨을 때도 우선 선물한 것이 평화였습니다. 똑같은 주님께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선물하시는 평화입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아무도 빼앗아 갈 수도 빼앗아 올 수도 없는, 우리가 거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내적평화입니다. 제 집무실 입구에도 예루살렘을 순례했던 분이 선물한 ‘샬롬SHALOM’이란 글씨가 새겨진 판이 걸려 있습니다. 고통중에도 함께 하는 평화입니다. 죽음도 박해도 그 무슨 고통도 빼앗아갈 수 없는 내면의 중심으로부터, 주님으로부터 샘솟는 평화입니다. 

 

이런 평화는 단지 폭력의 부재라기 보다는 더 깊고 긍정적이 어떤 것입니다. 참으로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우리 안에 계신다는 확신에서 오는 평화입니다. 그러니 주님이야말로 평화의 샘입니다. 바로 성인들의 특징도 이런 평화와 기쁨입니다. 성인들의 특징은 평생 휴식이 없었고, 늘 심신의 고통이 따랐다는 것입니다. 말그대로 죽어야 휴식인 성인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그 끊임없는 고난과 병고, 노고의 와중에도 늘 샘솟는 사랑의 열정에 깊고 고요한 평화와 기쁨을 지녔다는 것입니다. 모두의 존경과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살아 있는 성인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보십시오. 주님 평화의 반사체反射體처럼 그 존재자체로 주님의 평화를 발산發散하면서 희망의 표징이 되고 있습니다. 아마 세계에서 가장 바쁜 분이 교황님일 것이나 교황님은 언제나 평화의 빛으로 가득한 분위기입니다.

 

사도행전의 바오로와 바르나바의 제1차 선교 여정을 마치고 안티오키아로 돌아오기 까지의 지칠줄 모르는 끈기와 열정이 놀랍습니다. 다음 두 대목이 인상적입니다.

 

‘그들은 제자들의 마음에 힘을 북돋아 주고 계속 믿음에 충실하라고 격려하면서, “우리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합니다.”하고 말하였다.’(사도14,22).

 

‘그들은 도착하자마자 교회 신자들을 불러, 하느님께서 자기들과 함께 해 주신 모든 일과 또 다른 민족들에게 믿음의 문을 열어 주신 것을 보고하였다. 그리고 제자들과 함께 오래 머물렀다.’(사도14,27-28)

 

주님의 평화가 이런 지칠줄 모르는 한결같은 열정의 선교를 가능하게 했음을 봅니다. 안티오키아 평화의 교회 공동체에서 오래 머물면서 주님 평화로 영육을 충전시키는 제자들입니다. 때때로 수도원을 영적 주유소, 영적 충전소라 부르며 찾는 교구 사제도 생각납니다. 바로 우리 수도 공동체가 끊임없이 매일 평생 규칙적으로 바치는 공동전례기도가 바로 주님 평화의 발전소이자 평화의 샘이요, 우리를 평화의 샘 공동체로 만들어 줌을 깨닫습니다.

 

정말 우리 마음이, 우리 공동체가 모든 것을 다 지녔어도 평화가 없다면, 기쁨이 없다면, 희망이 없다면, 감사가 없다면 얼마나 공허하고 삭막하겠는지요! 그러나 고맙게도 끊임없이, 한결같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기도 은총이, 특히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공동체는 물론 우리 하나하나에게 평화와 기쁨, 감사와 희망을 가득 선물하십니다. 주님 평화의 성체를 모시면서 우리 하나하나가 주님의 평화가 되는 것입니다. 성 프란치스코의 ‘평화의 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주님,

저를 당신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두움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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