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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5.토요일 주님 성탄 낮미사                                          이사52,7-10 히브1,1-6 요한1,1-18

 

 

 

하느님께서 주신 최고의 선물

-주님 성탄-

 

 

 

“하느님, 참된 빛이신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이 거룩한 밤을 밝혀 주셨으니, 저희가 세상에서 이 빛의 신비를 깨닫고, 천국에서 그 빛의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지난 밤,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중 참 깊고 아름다운 본기도 내용이 큰 위로와 기쁨을 주었습니다. 코로나와 함께 맞이하는 세 번째 주님 성탄이지만 참으로 오랜만에 비록 마스크는 썼지만 기쁨에 벅차 노래하며 아름다운 전례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신자분들과 함께 기쁨으로 서로 화답하며 참으로 오랜 만에 전례의 기쁨과 감동을 체험하니 정말 살 것 같았습니다. 미사중 여러 생각들이 선물처럼 떠올랐고 강론시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잠시 나눕니다.

 

1.저녁식사 세기중 두 원로 수사와 나눈 대화입니다. 스테파노, 마르코, 프란치스코, 수도원내에서 초창기 이후 삼총사처럼 수도원의 기둥 역할을 했는데 이제 모두 70을 넘었습니다. 

 

“곧 한해가 지나 내년에는 한 살씩 더 먹네요.”

“다음해 수사님은 나이 76이 되지요. 나는 74가 되네요”

함께 세기하던 스테파노 수사에 이어 마르꼬 수사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제 앞으로 우리들 살 나이 10년내지 15년 남았다고 봐야 합니다. 그때 모습이 어떨지 재미있습니다.”

이어 제가 화답했습니다.

“그래서 하루하루 사는 길 뿐이 없습니다. 싸우지 말고, 큰 소리치며 화내지 말고 사이좋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재작년 갑작스럽게 선종한 바오로 수사님이 우리 죽음이 멀리 있지 않음을 늘 상기시켜 줍니다.”

 

이런 깨달음이 하루하루 죽음을 눈앞에 환히 두고 환상이 걷힌 투명하고 본질적인 깊이의 삶을 살게 합니다. 너그럽고 넉넉한, 편안한 마음으로 자기를 비우고 겸손한 마음으로 살게 되니 노년의 축복입니다.

 

2.성탄 밤미사 전례중 아기를 품에 안은 한 어머니와 곁의 애기 아버지 부부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참 오랜만에 아기를 품에 안은 어머니의 모습을 보니 흡사 탄생하신 주님을 안고 있는 성모님이 연상됐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장면이 아기를 품에 안은 어머니의 모습일 것이며 그대로 하느님의 모성을 상징하는 장면처럼 생각되어 오래 눈길이 갔습니다. 

 

아, 소중한 탄생에 이어 하루하루 살아 온 날들이 축적된 사람 하나하나의 존재가 얼마나 귀한 하느님의 선물인지, 또 얼마나 서로 잘 아끼고 돌봐야 하는지 새롭게 깨닫게 됩니다. 정말 끝까지 결코 자학自虐하거나 비하卑下하지 말고 오직 한번 뿐인 인생의 나를 참으로 아끼고 돌봄은 물론 이웃까지 아끼고 돌봐야 함을 깨닫습니다.

 

3.새삼 사랑의 배움터인 수도공동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무럭무럭 깨달음처럼 떠올랐습니다. 평생 사랑의 배움터인 공동체를 떠나 어디서 인내를, 겸손을, 침묵을, 순종을, 감사를, 비움을, 친절을, 섬김을, 환대를, 사랑을 배울 수 있을런지요! 배워야 할 것은 끝이 없습니다. 아무리 배워도 사랑에는 영원한 초보자의 평생학인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공동체는 나를 비춰주는 거울이자 가장 큰 스승임을 깨닫습니다. 얼마전 깨달음을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저에게 가장 큰 스승은 여기 수도공동체입니다!”

 

4.무려 23년전인 1998년12월25일 주님 성탄날에 하느님께 바쳤던 헌시가 생각나 다시 나눕니다. 빨간 칸나꽃을 수녀님에게 선물로 받는 순간 떠올랐던 사랑의 헌시입니다.

 

“당신이

꽃을 좋아하면

당신의 꽃이

 

당신이

별을 좋아하면

당신의 별이

 

당신이

하늘을 좋아하면

당신의 하늘이

 

되고 싶다

늘 당신의 무엇이

되고 싶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주님 향한 일편단심의 사랑입니다. 오늘 주님께서 탄생하셨습니다. ‘하느님 영광의 광채이시며 하느님 본질의 모상으로서 만물을 당신의 강력한 말씀으로 지탱하시는 아드님 그리스도 예수님’(히브1,3)께서 탄생하셨습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그 아득한 옛날 오늘의 주님 탄생을 눈에 보듯이 예견하며 실감나게 고백합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산위에 서서 기쁜 소식을 전하는 저 발! 평화를 선포하고 기쁜 소식을 전하며, 구원을 선포하는 구나!”

 

예수님 탄생 자체가 기쁜 소식이자 평화의 선포입니다. 곧 이어 주님은 이사야의 입을 빌어 코로나로 인해 예루살렘의 폐허들과 같이 어둠속에 지내는 우리들을 위로하고 격려하시며 성탄 축복을 가득 내려 주십니다.

 

“예루살렘의 폐허들아, 다 함께 기뻐하며 환성을 올려라.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위로하시고, 예루살렘을 구원하셨다. 주님께서 모든 민족들이 보는 앞에서, 당신의 거룩한 팔을 걷어 붙이시니, 땅끝들이 모두, 우리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방금 신나게 부른 “땅끝마다 우리 주의 구원을 모두가 우러러 보았도다”라는 화답송 후렴도 여기서 유래합니다. 오늘 우리의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탄생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전무후무한 최고의 선물이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오늘 요한복음의 로고스(말씀) 찬미가가 알려 주듯이, 말씀으로, 생명으로, 빛으로, 은총으로, 진리로 탄생하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우리의 영원한 주님이자 스승이자 도반이자 롤모델인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참으로 주님 탄생으로 비로소 참 사람이 되어 살맛나는 인생을 살 수 있게 된 우리들입니다. 

 

도대체 이런 탄생하신 주님이 계시지 않으면 그 누구로, 그 무엇으로 우리 삶의 목표와 방향, 우리 삶의 중심과 의미로 삼을 수 있을런지요! 주님과 더불어 새로 태어난 우리들입니다. 매일이 늘 새로운 시작의 주님 탄일이자 우리의 영적 탄일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확인하는 진리입니다. 

 

끝으로 다시 하느님께 바쳤던 헌시를 나눔으로 강론을 끝맺습니다. 다시 ‘길’, ‘영광’, ‘은총’, ‘선물’, ‘환대’ ‘성 요셉’ 여섯 단어를 추가하여 네 번째 나누는 헌시입니다. 나누고 나눠도 계속 나누고 싶은 헌시요, 집무실에, 방에 붙여놓고 드나들 때마다 하느님께 바치는 “오소서, 주 하느님! 당신이 되게 하소서-나, 하느님이 되고 싶다-”라는 헌시입니다.

 

“나 

하느님이 되고 싶다

모세처럼

하느님과 대면하여 대화 나누고 싶다

 

오소서,

주 하느님!

당신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믿음이

당신의 희망이

당신의 사랑이

당신의 신망애信望愛가 되게 하소서

 

당신의 진리가

당신의 선이

당신의 아름다움이

당신의 진선미眞善美가 되게 하소서

 

당신의 말씀이

당신의 빛이

당신의 영이

당신의 품이

당신의 길이

당신의 종이

당신의 벗이

당신의 배경이

당신의 생명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침묵이

당신의 경청이

당신의 순종이

당신의 환대가

당신의 온유가

당신의 겸손이

당신의 섬김이

 

당신의 친절이

당신의 연민이

당신의 치유가

당신의 지혜가

당신의 인내가

당신의 자유가

당신의 기쁨이

당신의 평화가

 

당신의 정의가

당신의 위로가

당신의 은총이

당신의 선물이 

당신의 행복이

당신의 찬미가

당신의 감사가

당신의 영광이

당신의 천국이

당신의 모두가 되게 하소서

 

그리고 

마침내 당신이 되게 하소서

당신만 남고

나는 온전히 사라지게 하소서

그리하여

하느님이, 당신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이

마리아 성모님이

성 요셉이

바로 그러하셨나이다

 

내가

하느님이 될 때

전인적 치유가

온전한 참나眞我의 구원이 이뤄지겠나이다

 

내 소망

이것 하나뿐이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를 받으시옵소서.”-아멘.

 

 

 

 

  • ?
    고안젤로 2021.12.25 12:02
    "하느님, 매일 하느님과 함께 있다고 하면서도 부족한
    죄인인 저희에게 최고의 선물인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시어 지상에서
    삶에 희망과 참빛을 주시어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매 순간 순간을 당신을 기억하며
    당신의 사랑과
    찬미와 구원의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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