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파타!”; “열려라!” -주님과의 만남; 마음의 귀, 마음의 입, 마음의 눈-2022.2.11.금요일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세계 병자의 날)

by 프란치스코 posted Feb 11, 202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22.2.11.금요일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세계 병자의 날)

1열왕11,29-32;12,19 마르7,31-37

 

 

 

“에파타!”; “열려라!”

-주님과의 만남; 마음의 귀, 마음의 입, 마음의 눈-

 

 

 

답은 주님뿐입니다.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주님과의 만남뿐입니다. 살아 계신 주님과의 만남이 치유의 구원입니다. 사람이 물음이라면 답은 주님뿐입니다. 주님과 만날 때 폭풍은 미풍으로 변하고 벽은 문으로 변하며, 닫힌 마음의 귀는 열리고 닫힌 마음의 입이 열립니다. 성서에서 나오는 두 아람어 말마디를 생각하면 마음이 상쾌, 유쾌, 통쾌합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주님의 “에파타!”; “열려라!”란 말마디요, 죽은 소녀를 살려 낸 주님의 “탈리타 꿈”; “소녀야, 일어나라!”란 말마디입니다. 여기다 베네딕도 성규 맨 첫 머리에 나오는 라틴어, “옵스쿨타!”; “들어라! 아들아!”란 말마디입니다.

 

부단히 열려 들어야 하는 마음의 귀요 부단히 열려 말해야 하는 마음의 입이요, 부단히 일어나야 하는 우리의 파스카 삶입니다. 늘 말씀드리는 바, “넘어지는 것이 죄가 아니라 절망으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죄”입니다. 그러니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파스카의 삶이어야 합니다. 살아 있는 그날까지! 이래야 건강한 영성생활입니다. 베네딕도 규칙서 머리말 다음 구절이 생각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침내 “우리가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가 이미 왔습니다” 하신 성서의 말씀에 분발하여 일어나도록 하자. 그리고 우리는 하느님의 빛을 향해 눈을 뜨고, 하느님께서 날마다 우리에게 외치시며 훈계하시는 말씀에 귀기울여 들을 것이니, “그분의 목소리를 오늘 듣게 듣게 되거든, 너희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말라 하시고, 또 ”들을 귀 있는 사람은 성령께서 교회들에 말씀하시는 바를 들어라“고 하신다.”(성규, 머리말8-10)

 

역시 주님은 “날마다” “오늘” 일어나야 하고 눈을 떠야 하고 열린 귀로 들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혼자서의 구원은 없고 더불어의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예수님께서 귀먹고 말더듬는 이를 고쳐 주시는 일화에서 깨닫는 진리입니다. 예수님의 통과 소식을 듣자 기민하게 움직이는 귀먹고 말더듬는 이의 이웃 형제들입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 주십사고 청하였다.’

 

참 고마운 이웃 형제들입니다. 새삼 깨닫는 진리가 더불어의 구원입니다. 이웃 형제들 덕분에 바야흐로 주님을 만나 치유의 구원을 받게 된 귀먹고 말 더듬는 사람입니다. 물론 그의 낫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이 형제들에게 이심전심 전달되었음이 분명합니다. 이어지는 통쾌한 주님의 응답입니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은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 그에게 “에파타! 곧 ”열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곧바로 그의 귀가 열리고 묶인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

 

주님의 새로운 창조와도 같은 치유의 구원행위를 목격한 이들 역시 신선한 충격과 더불어 이웃 형제들도 분명 주님과의 간접적 만남을 통해 내적 치유의 은혜도 입었을 것입니다. 다음 목격자들의 반응을 통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저분이 하신 일은 모두 훌륭하다.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시는구나!”

 

참으로 주님을 만날 때 귀가 열리고 입이 열리는 치유의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오늘 귀를 열어 주시고 입을 열어 주시는 사랑의 기적적 치유가 상징하는바 심오합니다. 바로 마음의 귀가 열림을, 마음의 입이 열림을, 마음의 눈이 열림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마음의 병입니다. 동방영성에서 배운 가르침을 늘 잊지 못합니다. 모든 것은 ‘마음의 병(illness of the heart)’에서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모르는 무지(ignorance), 하느님의 은혜를 잊어버리는 망각(forgetfullness), 마음의 완고함(hardness), 마음의 눈멈(blindness), 마음의 오염(contamination), 마음의 무분별(imprudence)등입니다. 이 모든 마음의 병들의 근본적 뿌리는 하느님을 모르는 무지에서 기인합니다. 

 

무지는 마음 병의 뿌리요 무지의 병에 대한 치유의 답은 주님과의 만남을 통한 회개뿐입니다. 그러니 주님과의 만남으로 귀가 열리고 입이 열린 사람은 바로 마음의 귀가, 마음의 입이 열렸음을 상징합니다. 물론 마음의 치유와 더불어 회개도 동시에 진행되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 묵상중 더불어 생각나는 것이 제1독서 열왕기 상권의 솔로몬입니다. 솔로몬의 죄의 결과가 참 엄중합니다. 죄의 결과 분열이요 다윗에게 물려 받은 통일 왕국은 산산히 분열됩니다. 새삼 다윗과 솔로몬을 빗댄 교황님의 "회개한 성인"은 있어도 "부패한 성인"은 없다는 말씀이 생각납니다. 어제 스콜라스티카 축일이라 읽지 못했던 다음 말씀을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솔로몬의 마음은 아버지 다윗의 마음만큼 주 그의 하느님께 한결같지는 못하였다. 이처럼 솔로몬은 주님의 눈에 거슬르는 악한 짓을 저지르고, 자기 아버지 만큼 주님을 온전히 추종하지는 않았다.’(1열왕11;4.6참조)

 

솔로몬의 죄로 인한 마음의 중병 상태를 짐작하게 합니다. 새삼 온전히, 한결같이 주님을 추종함이, 진리를 추구함이 제일임을 깨닫습니다. 변절變節, 변질變質, 변덕變德, 변심變心하지 않고 시종여일始終如一, 시종일관始終一貫 한결같기 주님을 섬기기는 얼마나 힘든지요! 치유보다는 예방이 백배 낫습니다. 한결같이 깨어 열린 마음의 귀, 열린 마음의 입, 열린 마음의 눈이 되기 위한 끊임없는 영성 훈련이 바로 평생, 날마다, 끊임없이 바치는 우리 수도자들의 찬미와 감사의 시편과 미사의 공동전례기도입니다. 

 

비단 수도자가 아니더라도 자주 미사를 바칠 것과 시편 성무일도를 계속 바칠 것을 권합니다. 매일 미사는 못하더라도 매일미사책을 보며 렉시오디비나 하는 독서 습관도 정말 좋습니다. 참으로 마음의 귀를, 마음의 입을, 마음의 눈을 늘 깨어 열려 있게 하는 데는 이런 끊임없는 기도의 수행보다 더 좋은 수행은 없습니다. 끊임없는 기도와 더불어 끊임없는 회개요 치유의 구원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무지의 마음 병을 치유해 주시어 열린 마음의 귀, 열린 마음의 입, 열린 마음의 눈으로 한결같이 주님을 향하여 살게 하십니다. 어제 동정녀 축일 낮기도 후렴이 좋아 인용합니다.

 

“주님, 당신 곁에 있는 것이 내게는 행복, 이 몸 둘 곳 나의 희망 주 하느님이시니이다.” 아멘.

 

 


Articles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