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과 더불어 우리도 부활하였습니다! -빛과 생명과 희망으로-2021.4.3. 성토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Apr 0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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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4.3. 성토요일 

파스카 성야

 

 

창세1,1-2,2 창세22,1-18 탈출14,15-15,1 이사54,5-14 이사55,1-11 

바룩3,9-15.32-4,4 에제36,16-17ㄱ.18-28 로마6,3-11 마르16,1-7

 

 

예수님과 더불어 우리도 부활하였습니다!

-빛과 생명과 희망으로-

 

 

감개무량합니다. 기적같은 삶을 선물하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 가득합니다. 문득 32년전(1989.3.26.) 41세 부제때 이 자리에서의 부활성야 강론이 생각나 펼쳐 열어보니 다음처럼 시작되는 무려 A4용지 9쪽의 방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얼마나 열정이 넘쳤던 부활찬송에 강론이었는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알렐루야!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무덤문을 여시고 지옥문을 부수시고 부활하셨습니다. 아드님의 수난과 죽음에 침묵하시던 하느님께서 드디어 악의 세력을 궤멸시키시고 예수님을 살려내셨습니다. 얼마나 고대하던 소식입니까? 소리 높여 외칩시다. 알렐루야! 예수님, 부활하셨다!”

 

그렇습니다. 예수님 부활하셨습니다. 방금 부른 복음 환호송도 부활의 기쁨과 감사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주님께 감사하라. 그 좋으신 분을 영원도 하시어라, 그 사랑이여.”

 

저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참 행복한 시간이 이른 새벽 강론 쓰는 시간입니다. 간절한 소원은 죽는 그날까지 마지막 주님께 연애 편지 쓰듯 강론을 쓰는 일 하나뿐입니다. 이른 새벽 일어나자 마자 잔디밭 예쁜 정원을 세바퀴 돌며 삼위일체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고백하고 이어 신망애, 진선미의 삶을 다짐합니다. 

 

이어 맨손체조후 잔디에 누워 하늘을 가슴에 가득 담은 다음 윗몸 일으키기 운동입니다. 이 또한 저에겐 기도입니다. 하늘과 더불어 한 눈 가득 들어온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들이었습니다. 문득 ‘예수님은 봄이다’라는 자작시가 생각났습니다.

 

“예수님은 봄이다

봄은 사랑이다

봄은 생명이다

 

봄이 입맞춘 자리마다

환한 꽃들 피어나고

 

봄의 숨결 닿은 자리마다

푸른 싹 돋아난다

 

예수님은 봄이다

봄은 사랑이다

봄은 생명이다.”-1999.3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과 더불어 우리도 부활했습니다. 바로 이것이 기쁜 소식, 복음입니다. 어제 수난복음 전 노래처럼, 또 십자가 경배시 노래처럼 끝까지 순종하신 예수님을 하느님은 살려내셨습니다.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하여 죽기까지 순종하셨도다. 십자가에 죽기까지 순종하셨도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그를 들어 높이시고 어느 이름보다 뛰어난 이름을 그분께 내리셨도다.”-수난복음전 노래

 

“보라, 십자나무 여기 세상 구원이 달렸네, 모두 와서 경배하세.”

“주의 십자가를 경배하오며, 주의 거룩하신 부활을 찬미하나이다. 십자나무를 통하여 온 세상에 기쁨이 왔나이다.”

“성실하다 십자나무, 가장 귀한 나무로다. 아무 숲도 이런 잎과 이런 꽃을 못내리라.”

 

우연은 없습니다. 우연한 부활이 아니라 하느님의 구원 섭리에 따른 사필귀정의 부활입니다. 참으로 신실하신 하느님은 당신 아드님의 순종에 부활로 응답하셨습니다. 세상에 이보다 놀랍고 기쁜 소식은, 선물은 없습니다. 예수님 부활하심으로 비로소 살 맛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예수님 부활하시지 않으셨다면, 예수님 계시지 않으신다면 이 무지와 허무의 광야 세상, 무슨 맛, 무슨 기쁨, 무슨 재미로 살아가겠는지요! 무지와 허무에 대한 근원적 처방의 답도 부활하신 예수님뿐임을 깨닫습니다. 방금 부제 수사가 부른 부활찬송가는 얼마나 깊고 아름다우며 감동적인지요! 

 

“용약하라, 하늘 나라 천사들 무리, 환호하라. 하늘 나라 신비, 구원의 우렁찬 나팔 소리, 찬미하라. 찬란한 광채 너를 비춘다. 영원한 임금의 광채 너를 비춘다. 땅아 깨달으라. 세상 어둠 사라졌다.”

 

서두로부터 이어지는 부활 찬송가! 저는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찬송가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들을 때 마다 새롭고, 놀랍고, 감동적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였습니다. 아니 새롭게 날마다 예수님과 함께 부활의, 파스카의 신비와 기쁨을 사는 우리들입니다. 하여 매일이 새하늘과 새땅의 하늘 나라입니다. 참으로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이야말로 우리 삶의 영원한 목표, 방향, 중심, 의미임을 절감합니다.

 

첫째, 빛으로 주님과 함께 부활한 우리들입니다.

빛의 자녀, 하느님의 자녀로 살게 된 우리들입니다. 바로 이게 우리의 자랑입니다. 무지와 허무의 어둠을 밝히는 파스카 예수님의 빛입니다. 바로 오늘 빛의 전례시 부활초를 보며 주례 사제와 주고 받은 환호를 통해 주님과 함께 빛으로 부활한 우리들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리스도 우리의 빛! 하느님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과 함께 어둠에서 빛으로 부활한 우리들입니다. 예수님이 발광체라면 우리는 주님의 빛을 발하는 반사체입니다. 주님 반사체의 빛으로 부활한 우리들입니다. 얼마전 노트북 화면이 어둬 어려움을 겪던 중 광도光度를 높이니 얼마나 밝고 환하던지요! 발광체發光體 주님과 함께 할 때, 마음도, 얼굴도 주님의 빛을 환히 반사하는 반사체反射體로 살 수 있음을 깊이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

 

둘째, 생명으로 주님과 함께 부활한 우리들입니다.

생명의 자녀, 하느님의 자녀로 살게 된 우리들입니다. 죽음에서 생명으로 부활한 우리들입니다. 말씀이신 파스카의 예수님께서 생명 충만한 삶을 살게 합니다. 말씀은 빛이자 생명이요 주님의 현존입니다. 빵만으로 사는 게 아니라 말씀으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육신의 영양실조보다 치명적인 것이 영혼의 영양실조, 영양결핍니다. 참으로 영혼 생명의 식食이자 약藥인 주님의 말씀입니다.

 

보십시오. 오늘 파스카의 성야, 제1부 성야의 장엄한 빛의 예식후 제2부 말씀 전례는 얼마나 풍부하고 황홀했던지요! 7개의 구약독서후 마다 화답송 후렴과 시편은 얼마나 아름답고 풍요로웠던지요. 사랑의 찬미, 찬미의 기쁨으로 사는 우리 영혼들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생명의 말씀으로 부활한 우리들임을 실감합니다. 참으로 생명 충만한 영육의 건강을 위해 말씀 섭취가 얼마나 결정적이고 본질적인지 깨닫습니다. 한 두 번의 말씀 섭취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충만한 생명의 파스카의 삶을 위해 날마다 영혼의 식이자 약인 말씀을 충분히 섭취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희망으로 주님과 함께 부활한 우리들입니다.

희망의 사람, 하느님의 자녀들인 우리들입니다. 희망으로 활짝 피어난 파스카의 봄꽃들입니다. 희망으로 활짝 피어난 봄꽃같은 얼굴로, 마음으로 사시기 바랍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서두 말씀이 희망으로 부활하기 직전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묘사합니다. 안식일이 지나자 동트기 전 예수님의 무덤을 찾는 희망의 여인들, 마리아 막달레나,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 살로메입니다.

 

‘그리고 주간 첫날 매우 이른 아침, 해가 떠오를 무렵에 무덤으로 갔다.’

 

예수님께서 희망의 태양으로 부활하시기 직전의 긴박한 상황의 묘사같습니다. 날마다 밤의 어둠을 서서히 밝히며 떠오르는 태양이 상징하는 바, 절망의 어둠을 밝히고 떠오르는 영혼의 태양이자 희망의 태양이신 파스카의 예수님을 상징합니다. 하여 옛 사막교부들은 새벽 일찍 일어나 깨어 있다가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을 맞이하듯 일출의 태양을 환대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빛과 생명, 희망으로 부활한 우리들입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 천사의 예수님 부활의 전갈입니다.

 

“보아라, 여기가 그분을 모셨던 곳이다.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자렛 사람, 예수님을 찾고 있지만 그분께서는 되살아 나셨다. 그레서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보아라. 여기가 그분을 모셨던 곳이다.”

 

예수님은 무덤에 계시지 않습니다. 갈릴래아가 상징하는 바, 우리 삶의 현장이요 바로 오늘 지금 여기에 부활하신 주님이 계십니다. 파스카의 주님과 함께 할 때 무덤같은 어둠과 죽음과 절망의 현실은 빛과 생명과 희망 충만한 하늘 나라로 바뀝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부활성야 미사은총으로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빛과 생명과 희망 충만한 하늘 나라를 살게 하십니다. 주님의 부활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충만하시시기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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