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28.연중 제7주간 목요일                                                                                 집회5,1-8 마르9,41-50

 

 

 

발효醱酵인생인가 부패腐敗인생인가?

-말씀의 소금, 말씀의 효소-

 

 

 

예수님은 온유하고 겸손하신 분입니다. 그러나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예수님은 결코 유약한 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주 단호할 때는 단호합니다. 죄에 대한 경우는 추호의 여지도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죄를 짓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깨닫게 됩니다. 죄를 지을수록 지옥문이 열리고 지옥을 살게 됩니다. 어제 읽은 몇가지 잠언도 생각납니다.

 

“정신력을 강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거짓말을 하지 마라. 당신이 경멸하는 짓을 하지 마라.” 결국 죄를 짓지 말라는 것입니다.

“몸을 함부로 다루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영혼을 위해서만 사용하라.” 역시 죄를 짓지 말라는 것입니다.

“곤란한 문제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삶의 길로 향하는 관문이라고 생각하라.” 이래야 죄를 짓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칭찬에 우쭐해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 허리를 펴고 당당히 서서 자신에 대한 진실만을 말하라.” 이래야 죄를 짓지 않습니다. 

 

지옥은 죄들이 쌓여 만들어 집니다. 그러니 계속되는 죄들로 지옥을 사는 이들은 얼마나 많을까요. 문제의 심각성은 죄의식이 없어, 죄의식이 무디어져 죄를 짓고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하여 서서히 망가지는 영혼에 기쁨도 평화도 마음의 순수도 잃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죄에 대한 태도는 얼마나 단호한지요. 이처럼 죄의 유혹은 교묘하고 죄의 결과는 치명적이라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남을 죄짓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는,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 지는 편이 낫다.”

 

이어지는 말씀도 죄를 짓지 말라는 추상같은 명령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약화시키거나 합리화해서는 안됩니다.

 

“네 손이 너를 죄를 짓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두 손을 가지고 지옥에, 그 꺼지지 않는 불에 들어가는 것보다, 불구자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네 발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버려라. 두 발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절름발이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던져 버려라. 두 눈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외눈박이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지옥에서는 그들을 파먹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않는다. 

 

죄짓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이지 깨달으라는 것입니다. 지옥이란 말마디도 무려 4회 나옵니다. 예수님께 지옥의 실재는 너무 자명합니다. 문자 그대로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문자 그대로라면 천국에는 온통 불구자, 절음발이, 외눈박이들로 가득할 것입니다. 아니 천국에 갈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결국 말씀하시는 의도는 죄의 결과가 그처럼 치명적이니 결코 죄를 짓지 말라는 것입니다. 모두가 회개의 절박성을 일깨우는 말씀입니다.

 

천국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시작되듯, 지옥도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똑같은 자리에서 천국을 사는 이들도 있고 지옥을 사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니 끊임없는 회개가, 지체없는 회개가 필수요, 회개한 죄인이, 의인이 사는 곳, 바로 거기가 천국입니다. 

 

소금은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맛을 내겠습니까? 계속 짓는 죄를 방치하면 정체성의 상실로 알게 모르게 참 나를, 영혼을 잃어갑니다. 참으로 맛없는 인생, 멋없는 인생, 매력없는 인생으로 전락합니다. 

 

“맛이 갔다!” 음식이 상했을 때 하는 말이지만 사람을 두고도 하는 말입니다. 맛이 간 음식은 버리기라도 하는 데 맛이 간 사람은 어떻게 합니까? 맛이 간, 매력없는 사람은 악마도 더 이상 시간 낭비하며 유혹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맛없는, 멋없는 인생이 되지 않도록 죄를 짓지 말아야 합니다. 이래서 죄를 고백하고 용서받는 고백성사가 있고, 성체성사가 시작되면서 참회에 이어 자비송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결론 같은 말씀입니다. “너희는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라.” 바로 마음에 ‘말씀의 소금’을, ‘주님께 대한 사랑과 신뢰의 소금’을 지니고 살라는 것입니다. 이래야 죄를 짓지 않고 변질되지 않고 늘 맛있고 멋있는 매력적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이런 이들을 지칭한 화답송 후렴입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

 

말씀은 소금이자 동시에 효소입니다. '말씀의 소금'이 부패인생을 막아주고, '말씀의 효소'가 발효인생이 되게 합니다. 오늘 집회서의 주제는 “재산과 교만”입니다. 구체적으로 죄를 짓지 말 것을, 겸손할 것을 촉구하는 지침들에 공감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1.재산을 믿지 말고 “넉넉하다.”고 말하지 마라.

2.너 자신을 붙좇지 말고, 마음의 욕망을 따르지 마라.

3.“누가 나를 억누르리오?” 하지 마라. 

-주님께서 기필코 징벌하신다.-

4.“죄를 지었어도 내게 아무 일도 없었지 않은가?” 하지 마라. 

-주님께서는 분노에 더디시기 때문이다.-

5.속죄를 과신하지 마라.

-죄에 죄를 쌓을 뿐이다.-

6.“그분의 인자하심이 크시니 수많은 내 죄악이 속죄 받으리라.”고 말하지 마라.

-정녕 자비도 분노도 다 그분께 있고 그분의 진노가 죄인들 위에 머무르리라.-

7.“주님께 돌아가기를 미루지 말고, 하루하루 늦추려 하지 마라.

-정녕 주님의 분노가 갑자기 들이닥쳐, 너는 징벌의 날에 완전히 망하리라.-

8.부정한 재산을 믿지 마라.

-정녕 재난의 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리라.-

 

한결같이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라는 말씀입니다. 회개의 절박성을 강조합니다. 지체없는, 끊임없는 회개를 촉구합니다. 문득 1993.11.4.일 입적하신 불가의 성철 큰 스님의 열반송이 생각납니다.

 

-일생동안 남녀의 무리를 속여서
하늘 넘치는 죄업은 수미산을 지나친다
산 채로 무간 지옥에 떨어져 그 한이 만 갈래나 되는데
둥근 한 수레 바퀴, 붉음을 내뿜으며 푸른 산에 걸렸도다-

 

그대로 참회의 열반송처럼 느껴집니다. 종교인들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죄가 없어서 구원이 아니라 이렇게 참회할 때 주님 은총의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죄를 용서하시어 구원의 기쁨과 평화를 살게 하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9.02.28 08:09
    주님, 주님이 주신 오늘 말씀을 통하여 제가 지은죄를 참회하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도록 제 마음 주님마음 닮게 하소서.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82 찬미의 여정 -슬픔은 기쁨의 찬미로-2022.11.17.목요일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수도자(1207-123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11.17 281
2881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삶은 선물膳物이자 과제課題입니다-2022.11.16.수요일 성녀 제르트루다 동정(1256-1302)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11.16 197
2880 2022.11.15.연중 제33주간 화요일 회개의 여정 -갈망, 만남, 회개- 프란치스코 2022.11.15 195
2879 개안開眼의 여정 -무지無知에 대한 답答은 주님과의 만남뿐이다-2022.11.14.연중 제33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2.11.14 263
2878 시련과 혼란, 위기의 시대 -이를 타개打開하기 위한 구원의 6대 요소-2022.11.13.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프란치스코 2022.11.13 199
2877 어떻게 살아야 하나? -진리의 연인, 진리의 증인, 진리의 협력자-2022.11.12.토요일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1580-1623)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11.12 180
2876 최후심판 -심판의 잣대는 사랑-2022.11.11.금요일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학자(316-397)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11.11 184
2875 우리가 바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행복은 선택, 천국을 삽시다”-2022.11.10.목요일 성 대 레오 교황 학자(400-46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11.10 248
2874 성전 정화 -날마다의 삼중三重 성전 정화-2022.11.9.수요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프란치스코 2022.11.09 190
2873 "행복은 선택, 지금 여기가 꽃자리이다" -‘종servant과 섬김service’의 영성-2022.11.8.연중 제32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2.11.08 257
2872 평생 자기 훈련 -참사람되기-2022.11.7.연중 제32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2.11.07 211
2871 거룩하고 아름다운 평신도(성인聖人)의 삶 -찬미, 감사, 섬김-2022.11.6.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프란치스코 2022.11.06 212
2870 하느님 중심의 삶 -중용의 지혜, 분별의 지혜-2022.11.5.연중 제31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2.11.05 264
2869 성인성월(聖人聖月) -성인이 되십시오-2022.11.4.금요일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1538-1584)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11.04 184
2868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삶 -참나의 발견과 실현-2022.11.3.연중 제31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2.11.03 202
2867 어떻게 살아야 하나? -“슬기롭게”-2022.11.2.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프란치스코 2022.11.02 283
2866 성인이 됩시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2022.11.1.화요일 모든 성인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2.11.01 200
2865 어떻게 살아야 하나? -사랑이 답이다-2022.10.31.연중 제31주간 월요일 PACOMIO 2022.10.31 235
2864 참 자유인의 삶 -주님을 찾아라, 만나라, 그리고 회개하라-2022.10.30.연중 제31주일 PACOMIO 2022.10.30 187
2863 겸손의 여정 -겸손은 은총이자 선택이요 훈련이다-2022.10.29.연중 제30주간 토요일 PACOMIO 2022.10.29 180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170 Next
/ 170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