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광야에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희망, 기쁨, 회개, 사랑-2021.12.5.대림 제2주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Dec 0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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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5.대림 제2주일(인권주일. 사회교리주간)                                 바룩5,1-9 필리1,4-6.8-11 루카3,1-6

 

 

 

"너희는 광야에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희망, 기쁨, 회개, 사랑-

 

 

 

-“그리움이 

깊어지면

병이 된다 하지만

 

당신 향한

내 사랑은

기도가 되고, 별이 됩니다.

 

당신

영혼의 하늘에

빛나는 별이 되어, 수호천사 별이 되어

 

언제나

당신을

비출 것입니다.”-1997.4

 

새날 밤마다 잠깨면 일어나 우선 바라보는 하늘의 별입니다. 초겨울 하늘의 별은 유난히 총총히 빛납니다. 대림2주일 역시 밤하늘의 빛나는 별들을 바라봤을 때 떠오른 24년전 별이란 시였습니다. 그대로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을 노래한 기도시입니다. 

 

우리만 주님을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은 그 이상으로 우리를 그리워하고 사랑하십니다. 우리 영혼의 하늘에 빛나는 별로, 수호천사 별로 떠올라 언제나 우리 광야 인생 여정을 비춰 주는 주님이십니다. 바로 결정적 역사의 시점에 광야의 요한에게 떠오른 주님의 별이었습니다. 흡사 영롱하게 빛나는 대림초 둘이 "깨어 살라!" 촉구하는 우리를 향한 주님의 별처럼 느껴집니다.

 

오늘 복음 시작을 보면 티베리우스 황제를 비롯하여 5명의 역사적 실제 인물이 나오는데 바로 요한의 출현이 우연이 아닌 하느님 섭리의 필연적 역사적 사실임을 알립니다. 때가 되자 말씀의 빛나는 별이, 광야의 요한에게 떠오른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광야에 있는 요한에게 내렸다’ 

결정적 순간의 장면이 아름답고 신선한 충격입니다. 그대로 대림의 광야 여정중인 우리의 체험처럼 생각됩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요한의 출현은 대림 광야 여정중의 우리에게 참 깊은 깨우침과 가르침을 줍니다.

 

광야 여정하니 문득 2014년 안식년중 산티아고 순례 여정이 생각납니다. 대림의 광야 여정 역시 우리 인생 여정을 요약합니다. 산티아고 순례여정중 목적지 산티아고에 가까워질수록 기쁨이 더해지듯 우리의 인생 광야 여정 역시 주님의 집에 가까워질수록 날로 기쁨이 더해짐을 은연중 느낍니다. 아, 대림의 광야 여정은 귀가 여정으로 바로 죽음 준비를 위한 주님의 자비로운 배려임을 깨닫습니다. 

 

전례의 아름다움은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반영합니다. 하느님의 아름다움은 교회 전례의 아름다움을 통해 환히 드러납니다. 바로 이런 전례 은총이 광야 여정중인 우리 삶을 날로 아름다움으로 빛나게 합니다. 지난 주에 이어 아침 성무일도 세 후렴의 아름다운 가사와 곡도 잔잔한 위로와 기쁨을 줍니다.

 

“시온산은 우리 힘과 피난처이니, 구세주는 그의 성과 보루가 되리라. 성문을 열라. 주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도다. 알렐루야.”

“목마른 자는 물있는 데로 가거라. 만날 수 있을 때에 주를 찾으라. 알렐루야.”

“보라, 우리 주께서 권능을 떨치며 오시어, 당신 종들의 눈을 밝혀 주시리라. 알렐루야.”

 

지난 주일에 이어 오늘 대림 제2주일 하루도 끊임없는 기도노래로 바치려 합니다. 이런 교회의 전례 은총이 광야 여정중인 우리를 ‘알렐루야’로 시작해 ‘알렐루야’로 끝맺게 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별처럼 아름다운 주님 찬미로 시작하여 주님 찬미로 끝나는 알렐루야 광야 인생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광야 인생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대림시기요,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고 믿는 이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주님을 기다렸다 기쁨으로 맞이하는 대림의 날입니다. ‘너희는 광야에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주님 명령에 응답하여 아름다운 대림 광야 여정이 되기 위한 네 구체적 처방을 제시합니다.

 

첫째, 희망입니다.

대림의 희망입니다. 대림의 광야라지만 희망의 빛이 환히 길을 비춥니다. 우리가 가는 대림의 여정은 바로 영원한 도반, 길이자 진리이자 생명이자 희망이신 주님과 함께 하는 빛의 여정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자랑입니다. 바룩 예언자는 우리 모두 희망의 옷으로 갈아입을 것을 권합니다. 예루살렘이 상징하는 바 교회요, 교회의 지체들인 우리 하나하나입니다.

 

“예루살렘아, 슬픔과 재앙의 옷을 벗어 버리고, 하느님에게서 오는 영광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입어라.”

“예루살렘아, 하느님에게서 오늘 의로움의 겉옷을 걸치고, 영원하신 분의 영광스러운 관을 네 머리에 써라.”

“예루살렘아, 하느님께서 하늘 아래 어디서나, 너의 광채를 드러내 주시고, ‘의로운 평화, 거룩한 영광’이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너를 부르실 것이다.”

“예루살렘아, 일어나 높은 곳에 서서, 동쪽으로 눈을 돌려 보아라.”

 

얼마나 고무적인 희망찬 말씀인지요! 한마디로 희망으로 빛나는 옷을 입고, 관을 쓰고 동쪽으로 눈을 돌려 우리를 찾아 오시는 주님을, 형제들을 보라는 것입니다. 바로 주님께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빛나는 희망의 옷을 입혀 주시고, 희망의 관을 씌워 주십니다.

 

둘째, 기쁨입니다.

대림의 기쁨입니다. 대림의 희망에 저절로 따라오는 대림의 기쁨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 맞이하는 기쁨입니다. 바룩 예언자의 말씀이 우리의 기쁨을 배가합니다. 기쁨의 예언자 바룩입니다. 외적 환경에서 오는 기쁨이 아니라 주님께로부터 샘솟는 기쁨입니다. “주님이 큰 일을 하셨기에 우리는 기뻐하였네.” 바로 오늘 화답송 후렴도 이를 입증합니다. 우울이나 심각함은 결코 영성의 표지도 아니고 하느님께 모독이 됩니다.

 

“하느님의 명령으로 숲들도 온갖 향기로운 나무도, 이스라엘에게 그들을 드리우리라. 하느님께서는 당신에게서 나오는 자비와 의로움으로, 당신 영광의 빛속에서 이스라엘을 즐거이 이끌어 주시리라.”

 

얼마나 은혜롭습니까! 이스라엘이 상징하는 바, 미사은총을 가득 받는 우리들입니다. 이렇게 주님께서 대림 광야 여정을 축복해 주시는 데 어찌 기뻐하지 않을 수 있겠는지요! 기쁨의 예언자 바룩에 이어 기쁨의 사도 바오로가 옥중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합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필리비 교회 신자들은 물론 대림시기를 지내는 우리 모두를 향한 바오로의 축복의 기도입니다.

 

“형제 여러분, 나는 기도할 때마다 늘 여러분 모두를 위하여 기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립니다. 여러분이 첫날부터 지금까지 복음을 전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가운데에서 좋은 일을 시작하신 분께서 그리스도 예수님의 날까지 완성하시리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그러니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주님 만날 날이 하루하루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성탄을 앞둔 대림만이 아니라 죽음도 이렇게 기쁨으로 맞이했으면 소원이겠습니다.

 

셋째, 회개입니다.

특히 대림은 회개의 시기이기도 합니다.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는 요한입니다. 우리의 세례를 늘 새롭게 하는 회개와 용서입니다. 바로 주님의 길을 마련하는 것이며 그분의 길을 곧게 하는 회개의 구체적 실천입니다. 이사야의 주님 말씀을 받아 그대로 전하는 요한의 주님 말씀이 그 구체적 상징적 처방입니다. 

 

“골짜기는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바로 이것이 회개의 내적 혁명, 피흘리지 않는 사랑의 혁명입니다. 우리 사이의 불평등으로 깊어진 골을 메우는 것이며, 교만의 산과 언덕을 겸손으로 깎아 낮추는 것이며, 거짓과 위선, 허영과 왜곡으로 굽은 길은 곧게 하고, 불화와 불평불만으로 거친 길은 평화와 안정의 평탄한 길로 바꾸는 것입니다. 오늘 인권주일과 사회교리주간을 맞이하여 적절한 실천 사항들입니다. 바로 이때 모든 피조물, 모든 중생,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봅니다.

 

그대로 병자들을 치유하시고, 약한 자들을 도와주시고, 죄인들을 용서하시고, 절망한 자들에게 희망을 주시고, 당신께 마음을 연 모든 이들에게 생명을, 진정한 생명을 주시는 예수님의 일에 참여하는 우리의 회개의 실천입니다. 바로 회개의 구체적 실천은 대림시기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새삼 대림시기 역시 은총의 선물임과 동시에 실천해나가야 할 과제임을 깨닫습니다.

 

넷째, 사랑입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회개의 열매가 사랑과 겸손입니다. 무엇보다 오실 주님을 열렬히 사랑하며 그리워하는 것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그리움의 설렘에 잠깨어 쓰는 날마다의 강론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사랑이 감동스럽습니다. 주님께 대한 사랑은 이처럼 형제들에 대한 사랑으로 표출되기 마련입니다. 남녀의 성적 사랑을 초월한 보편적 아가페 형제사랑입니다. 

 

얼마나 주님을, 형제들을 사랑하는 바오로인지요! 바로 다음 말씀 역시 시공을 초월하여 필리비 신자들을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바오로 사도의 간곡한 순수한 아가페 사랑이 가득 담겨 있는 ‘사랑의 결정체’같은 말씀입니다. 

 

“사실 나는 그리스도 예수님의 애정으로 여러분 모두를 몹시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나의 증인이십니다. 그리고 내가 기도하는 것은, 여러분의 사랑이 지식과 온갖 이해로 더욱 더 풍부해져, 무엇이 옳은지 분별할 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이 순수하고 나무랄 때 없는 사람으로 그리스도의 날을 맞이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오는 의로움의 열매를 가득히 맺어, 하느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부디 이런 사랑 충만한 대림 광야 시기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바오로의 말씀에 그대로 공감하니 강론을 쓰는 제가 흡사 바오로가 된 기분입니다. 참으로 끊임없이 회개한 영혼들에게 선사되는 겸손, 지식, 이해, 분별의 지혜등 풍부한 축복입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입니다. 광야의 대림시기, 우리의 영원한 도반 이신 희망의 주님을, 기쁨의 주님을, 회개하게 하는 주님을, 사랑의 주님을 선택하여 열렬히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이렇게 행복한 대림 광야 여정을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오소서, 주 예수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희망, 저의 기쁨, 저의 평화,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요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파스카의 새날, 아름다운 선물의 하루이옵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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