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6.연중 제34주간 화요일                                                        다니2,31-45 루카21,5-11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모두가 하느님 손안에 있습니다-

 

 

 

오늘 말씀을 영문 주석중 마지막 말마디가 마음에 깊이 와닿았습니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모든 시간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다(All time is in God’s hand)’”

얼마나 위안이 되는 말마디인지요! 사막교부들은 ‘하느님이 계신 곳을 찾지 말고 하느님을 찾으라’ 충고했습니다. 언제 어디나,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느님께서 현존해 계신 치유와 위로의 구원의 공간,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교회 전례력에 따라 매일 끊임없이 언제 어디서나 계속되는 미사전례가 바로 모든 시간이 하느님의 손안에 있음을 생생히 증거합니다. 하루하루가 하느님께서 주시는 참 고마운 선물입니다. 그러니 깨어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면서 기쁘게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합니다.

 

요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태국방문에 이어 감동적인 일본 방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말그대로 사목방문이요 그대로 하느님 구원의 현존을 보여 줍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하느님 섭리의 손길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입니다. 메시지 내용도 참 적절하고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일본 도착 즉시 일본 주교들에게는 “복음을 증거하고 생명을 수호하라”는 메시지를 주셨고, 히로시마에서는 “전쟁을 위한 핵에너지의 사용과 소유는 부도덕하다.”는 메시지를, 또 나가사키의 평화 기념관에서는 “우리는 과거의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에 성 프란치스코 ‘평화의 기도’로 매듭을 지으셨습니다. 

 

그리스도왕 대축일 미사 강론중에는 “역사를 형성하는 가장 믿을만한 방법으로서의 연민”을 강조하셨고, “거부된 이들은 우리의 왕 그리스도의 살아있는 성사”라는 놀라운 표현도 주셨습니다. 어제 토교 공설운동장에서의 미사 강론중에는 “우선 순위를 바로 놓는 것”, “있는 그대로의 생명을 껴안으라”, “생명의 복음은 우리에게 야전병원이 될 것을 촉구한다”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도 주셨습니다. 일본인들도 감동적인 체험의 기회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 모두 하느님께서 교황님을 통해 하시는 일입니다. 모든 시간이,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손안에 있습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걱정하지 마십시오. 매주 4째주 수요일 저녁 성무일도 시편 139장 내용은 얼마나 은혜로운 지요.

 

“주여, 당신은 나를 샅샅이 보고 아시나이다. 앉거나 서거나 매양 나을 아옵시고, 멀리서도 내 생각을 꿰뚫으시나이다. 걸을 제도 누울 제도 환히 아시고, 내 모든 행위를 익히 보시나이다.---앞뒤로 이몸을 감싸 주시며, 내 위에 당신 손을 얹어 주시나이다.”

 

다음 24절까지 이어지는 내용도 참 깊고 은혜롭습니다. 시편 23장 다음 대목 역시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요!

 

“죽음을 골짜기를 간다 해도, 당신 함께 계시오니, 무서울 것 없나이다. 당신의 막대와 그 지팡이에, 시름은 가시어서 든든하외다.”

 

바로 이런 하느님의 손안에서 두려움 없이 맹활약을 펼치는 진정 신앙인의 모범이자 주님 ‘평화의 전사들’인 복음의 예수님과 제1독서의 다니엘입니다. 주님은 성전 파괴를 예언하시며 재난의 시작을 알리십니다. 

 

이어 이런 와중에서도 주님은 우리 모두가 경거망동, 부화뇌동하지 말고 제 삶의 자리에 충실할 것을 명령하십니다. “내가 그리스도다” 하더라도 속거나 믿지 말고, “때가 가까웠다”하더라도 따라 움직이지 말라 하십니다. 참으로 우리가 하느님의 수중 안에 있음을 믿을 때 언제 어디서나 제 삶의 자리에 충실하며 내적 안정과 평화를 누릴 것입니다.

 

다니엘의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의 꿈 풀이를 통해서도 모든 시간이 하느님 손안에 있음을 깨닫습니다. 영원한 제국은 없습니다. 금은 바빌론 제국, 은은 메디아 제국, 청동은 페르시아 제국, 쇠는 그리스 제국을 상징합니다만 돌 하나에 속절없이 무너지니 바로 돌 하나는 영원한 왕국, 하느님의 나라, 그리스도왕국을 상징합니다.

 

“그러자 쇠, 진흙, 청동, 은, 금이 다 부서져서, 여름 타작마당의 겨처럼 되어 되어 바람에 날려가 버리니, 그 흔적조차 찾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상을 친 돌은 거대한 산이 되어 온 세상을 채웠습니다.”

 

바로 제국들을 상징하는 상들을 친 돌은 거대한 산이 되어 온 세상을 채웠다니 바로 그 돌은 하느님의 나라를 상징합니다. “그 나라는 영원히 멸망하지 않고 그 왕권이 다른 민족에게 넘어가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 나라는 앞의 모든 나라를 부수어 멸망시키고 영원히 서있을 것입니다.” 

 

다니엘의 꿈 풀이가 참 고맙습니다. 인류역사가, 모든 제국들의 흥망성쇠興亡盛衰의 역사가 하느님 수중에 있음을 봅니다. 단 하나 영원한 제국은 하느님의 나라요, 참 왕이 있다면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이 있을 뿐입니다. 

 

하느님의 섭리가 참 오묘합니다. 바로 그리스도왕국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제국을 헛되이 꿈꾸는 일본을 방문하여 제동을 걸었으니 말입니다. 흡사 미묘한 한일관계에 하느님 섭리의 손길이 교황님을 통해 개입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모두가, 모든 시간이 하느님 손안에 있습니다. 그러니 두려워할 것도, 걱정할 것도 없습니다. 목전의 상황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시야를 ‘깊고도 먼’ 하느님의 시야로 바꾸면서 하루하루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오늘 하루 당신 안에서 의미 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을 찬양하여라, 모든 민족들아. 우리 위한 주님 사랑 굳건하여라.(시편117,1-2).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70 예수님은 누구인가? “예수님 만나기, 예수님 알기, 예수님 살기” -날마다 새롭게!-2024.3.16.사순 제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6 116
3369 참 자기 인식 -하느님 탐구, 참나의 탐구-2024.3.15.사순 제4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5 126
3368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영적 승리의 삶- “모세처럼, 예수님처럼 사세요!”2024.3.14.사순 제4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4 157
3367 “하닮의 여정” -하느님 중심의 아버지의 자녀다운 삶-2024.3.13.사순 제4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3 128
3366 “생명수의 샘, 생명수의 강” 이 되어 삽시다! -우리 구원자 주 그리스도 예수님과 함께-2024.3.12.사순 제4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2 143
3365 “새 하늘과 새 땅”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2024.3.11.사순 제4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1 90
3364 구원의 행복은 선택이자 은총이다 -회개하자, 감사하자, 믿자- “지상 천국의 삶”2024.3.10.사순 제4주일(Laetare 주일) 프란치스코 2024.03.11 122
3363 주님께서 원하시는 의롭고 겸손한 기도와 삶 -회개와 겸손, 진실과 사랑-2024.3.9.사순 제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9 112
3362 회개의 여정 -회개와 사랑, 새로운 삶-2024.3.8.사순 제3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8 153
3361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신 예수님 “늘 예수님편에 서자”2024.3.7.사순 제3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7 205
3360 사랑이 답이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 분별의 잣대-2024.3.6.사순 제3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6 135
3359 “너 자신을 알라” -사람이 물음이라면 하느님은 답이다-2024.3.5.사순 제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5 152
3358 선입견, 편견, 고정관념의 무지가 문제다 -답은 살아 계신 주님과의 만남인 회개뿐이다-2024.3.4.사순 제3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4 154
3357 “어떻게 참된 신자로 살 수 있을까요?” -성전사랑, 계명준수, 지혜추구-2024.3.3.사순 제3주일 프란치스코 2024.03.03 144
3356 너무나 자비하신 아버지 하느님 -"나는 누구인가?"-2024.3.2.사순 제2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2 151
3355 하느님의 ‘꿈쟁이’자 ‘꿈나무’인 우리들 -하느님 꿈의 실현-2024.3.1.사순 제2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1 169
3354 “삶도 행복도 선택이다!” -회개의 일상화-2024.2.29.사순 제2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2.29 148
3353 “어떻게 살아야 하나?” -종(servant)과 섬김(service)의 영성-2024.2.28.사순 제2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4.02.28 123
3352 참 좋은 삶 -참으로 잘 살았을 때, 잘 떠난다-2024.2.27.사순 제2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2.27 149
3351 하닮의 여정, 예닮의 여정 평생 과제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2024.2.26.사순 제2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2.26 13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