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중심의 참 자유롭고, 부요하고, 행복한 삶 -기도, 가난, 겸손, 순수-2020.11.26.연중 제34주간 목요일

by 프란치스코 posted Nov 26, 202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20.11.26.연중 제34주간 목요일 

묵시18,1-2.21-23;19,1-3.9ㄱㄴ 루카21,20-28

 

 

 

그리스도 중심의 참 자유롭고, 부요하고, 행복한 삶

-기도, 가난, 겸손, 순수-

 

 

 

교황님의 강론 서두의 잠언같은 말씀이 깊은 묵상감입니다. 그리스도 중심의 깊은 기도생활을 반영합니다.

“우리는 겸손한 봉사의 문을 통해 천국에 들어간다.”

“사랑은 신자들 삶의 신비로운 뿌리이다.”

 

문득 예전 손희송 주교님의 강론 중 두 예화도 생각납니다.

“기도는 꽃에 물주는 것과 같다.”

너무나 자명한 진리입니다. 채소 모종했을 때 뿌리 내릴 때 까지는 매일 물을 주어야 하고 집무실에 있는 화분의 식물이나 꽃들도 자주 물을 주지 않으면 예외 없이 시들어 죽습니다. 기도와 영혼의 관계도 똑같습니다.

 

“기도는 주님과의 만남과 같다.”

아무리 사랑했던 사이도 자주 만나 사랑하거나 소식을 전하지 않으면 관계도 멀어져 잊혀지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잊혀져 떨어진 낙엽처럼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진 이들은 얼마나 많겠는지요. 결국 몇몇만 남아 계속 나눔을 갖게 됩니다. 바로 우리와 주님과의 관계도 똑같습니다. 

 

하여 매일 평생 끊임없이 기도를 바치며 주님과의 관계와 더불어 공동체 도반 형제들과의 관계를 깊이하는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과연 날로 영원한 도반이자 반려자인 주님과 사랑의 우정은, 함께하는 형제들과 사랑의 우정은 날로 깊어져 가는지요. 저 또한 첩첩산중의 산을 넘듯이 매일 강론을 쓰며 주님과의 관계를 깊이하고자 온힘을 다합니다. 

 

만추를 지나 초겨울에 들어선 느낌의 날들로 때로는 춥게 느껴집니다. 단풍잎들 다 떠나 보낸 겨울 나무들이 믿는 이들 삶의 본질적 모습을 드러냅니다. 유난히 겨울을, 겨울나무를 좋아하는 수도자들입니다. 22년전 써놓은 시가 생각납니다.

 

-“누가 겨울나무들 가난하다 하는가?

나무마다 푸른 하늘 가득하고

가지들마다 빛나는 별들 가득 달린 나무들인데

누가 겨울 나무들 가난하다 하는가?”-1998.11.21

 

비움의 충만입니다. 말 그대로 텅빈 충만의 겨울나무들입니다. 나뭇잎들 다 떠나 보내고 비우니 푸른하늘, 빛나는 별들 배경의 충만한 참 부요하고 행복한 겨울나무들 같습니다. 날로 깊어지는 그리스도 중심의 삶에 자기를 비워갈수록 투명히 드러나는 아름다운 주님의 현존입니다.

 

요즘 수도원 연피정중의 미사시간이 참 각별하게 느껴집니다. 평상시 미사때 마다 있었던 강론이 없기 때문입니다. 미사의 본질이, 주님의 현존이 투명히 드러나는 느낌입니다. 더 깊은 침묵중에 말씀에 귀기울이게 되고 미사경문에 집중하게 됩니다. 흡사 군더더기 다 떨어낸 겨울나무들처럼 주님만이 본질로 드러나는 미사가 참 단순투명하여 좋습니다. 새삼 침묵의 고마움을 깊이 느끼는 미사시간입니다. 좀 과장된 표현입니다만 언젠가 들은 강론에 대한 다음 말마디를 잊지 못합니다.

 

“5분의 강론은 하느님의 말씀이고, 10분은 인간의 말이고, 15분은 악마의 말이다.”

 

무수한 나뭇잎들로 하늘을 가리듯 군더더기 복잡하고 긴 강론들로 주님을 가린 적은 얼마나 많았겠나 생각해 봅니다. 주님을 투명히 드러내는 강론이 아니라 주님을 가려버리는, 아름다운 미사를 통한 주님의 현존을 가려 버리는 신변잡기身邊雜記같은 군더더기 예화들의 강론들은 얼마나 많겠는지요. 

 

교황님의 강론이 위대한 점은 보편적이요 본질적이라는 것입니다. 예화나 개인적 체험이 극도로 절제된 ‘절제의 미학’을 보여 주는 강론들입니다. 제대에 대한 다음 글도 겨울나무들이나 단순투명한 강론들과 맥을 같이 함을 깨닫습니다.

 

“제대는 그리스도라고 전례학에서 말합니다. 제대는 자체가 아름다운 작품이기에 그 작품을 가려서는 안됩니다. 관습적으로 꽃으로 제대를 장식하는 데, 장식은 무엇인가 부족한 것을 보충하여 더욱 아름답게 꾸미기 위함일 것입니다. 제대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노출 시키려면 제대를 가리지 말아야 합니다. 제대를 꽃으로 꾸미고 싶거든 꽃꽂이를 최소화해서 제대를 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