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8.28.토요일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354-430) 기념일

1테살4,9-11 마태25,14-30

 

 

 

성인이 됩시다

-하루하루가 선물이자 과제요, 평생이자 영원의 구원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긍정적인 점도 많습니다. 자연이 살아나 공기가 깨끗해지니 올해 가을 풀벌레 찬미 소리는 유난히 맑고 영롱합니다. 가톨릭 교회의 자랑은 아름다운 전례일 것입니다. 하느님의 아름다움, 예수님과 성인들의 아름다움, 교회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반영하는 전례의 아름다움입니다. 오늘 성 아우구스티노 기념일, 성인의 삶을 요약하는 아침성무일도 찬미가도 아름다웠고, 즈키르야 후렴도 참 아름답고 좋았습니다.

 

“주여, 당신을 위해 우리를 내시었기에, 우리가 당신을 찬양하는 일에 기쁨을 느끼게 하소서. 당신 안에 쉬게 될 때까지는 우리 마음이 평온치 못하리이다.”

 

성인이 됩시다. 하루하루가 선물이자 과제요, 평생이자 영원의 구원입니다. 바로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우리 모두 성인으로 불림 받고 있으며 사실 성인이 될 수 있습니다. 성인이 되라 불림 받은 우리들이요 성인이 되는 것은 우리 삶의 궁극 목표요 바로 우리의 성소입니다. 비상한 성인이 아니라 자기 고유의 참나의 평범한 성인입니다.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몫을 다하며 제대로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늘 나라를 사는 이가 바로 성인입니다. 이래서 보고 배우라 계속되는 성인 축일입니다. 성인을 기리고 기념하고 기억할 뿐 아니라 우리 모두 분발하여 성인이 되라고 자극하는 성인 축일입니다. 영원한 회개의 표징, 희망의 표징, 구원의 표징이자 우리 삶의 좌표가 되는 우리 가톨릭 교회의 살아 있는 참 보물이 바로 성인들입니다. 

 

성인들이야말로 인생 무지와 허무에 대한 하느님이 주시는 사랑의 답입니다. 성인들이 계시기에 살 희망이, 의욕이 샘솟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믿는 모든 이들에게 주신 참 좋은 선물이 바로 성인들입니다. 어제는 모니카 성녀의 기념일이었고 오늘은 성녀의 아드님, 성 아우구스티노의 기념일입니다. 

 

참 아름다운 모자 성인들입니다. 성녀 모니카는 56년을 살았고, 성 아우구스티노는 76년을 살았고, 모전자전 두분 다 산 햇수의 양에 상관없이 하루하루 참 치열熾熱하게 100% 삶을 사셨습니다. 성 아우구스티노의 감동적인 회심 과정과 이후 삶에 대해 고백록에 근거하여 간략히 소개합니다. 

 

-‘언제까지, 언제까지 내일 또 내일입니까? 왜 당장은 아닙니까? 어째서 바로 이 시각에 내 추루함이 끝장나지 않습니까?’ 탄식하는 중, 성인은 난데없이 이웃집에서 어린애들이 부르는 동요를 듣는다. “집어라, 읽어라!”(Tolle,lege). 그는 걷잡을 수 없이 흐르는 눈물을 억누르고서 벌떡 일어나 성서를 펴들었을 때 한 눈에 들어온 것이 로마서 13장 13-14절이었다.

 

“대낮에 행동하듯이, 품위있게 살아갑시다. 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 속에 살지맙시다. 그 대신에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으십시오. 그리고 욕망을 채우려 육신의 일을 하지 마십시오.”

 

더 읽을 마음도 없었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순간적으로 마치 평정의 빛이 성인의 마음에 부어지듯 의혹의 모든 어둠이 흩어져버렸다. 

 

이후 오로지 성인은 진리의 연인이자 하느님의 종으로서 살아간다. 약혼을 파기하고 황실 수사학교직을 사퇴하고, 밀라노로 돌아와서 387년 부활전야(4월24일 밤)에 세례를 받고 밀라노늘 떠나 고향 아프리카로 향한다. 395년에는 나이 44세에 히포 주교로 서품되어 430년 죽기까지 이후 35년간 주교로서 활동한다. 

 

418년 한 해의 기록만 보아도 말을 타고 무려 2천 킬로를 여행할 정도로 동분서주했다. 참으로 이런 분주한 사목활동중에 그 많은 불후의 저술 활동을 했다는 사실이 불가사의의 기적이다. 이처럼 치열히 하루하루 살았다는 반증이다.-

 

어제 ‘열 처녀의 하늘 나라 비유’에 이어 오늘은 ‘탈렌트의 하늘 나라 비유’입니다. 기본 가르침은 분명 하나입니다. 바로 하루하루 “깨어 살라!”는 가르침입니다. 주님께서 맡겨주신 선물인 탈렌트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활용하며 살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최후 심판을 상징하는 듯 받은 탈렌트를 주인과 셈하는 장면이 복음의 절정입니다.

 

-“주인님, 저에게 다섯 탈렌트를 맡기셨는데, 보십시오, 다섯 탈렌트를 더 벌었습니다.”

 “잘 하였다, 착하고 충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두 탈렌트 받은 이도 성과의 양과는 상관없이 똑같은 칭찬을 받습니다. 그러나 한 탈렌트를 받은 이는 땅속에 묻어 사장시켜 두었다가 그대로 주인에게 바치니 주인은 “이 악하고 게으른 종아!” 몰아 세웁니다. 참으로 받은 탈렌트를 전혀 활용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무기력하게 아까운 인생 탕진해온 이들을 상징합니다. 모험심의 도전과 용기가 없었고 스스로 자초한 멸망의 심판입니다. 이어 주님의 결론같은 말씀입니다.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 마저 빼앗길 것이다.”

 

영적 삶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부익부 빈익빈의 진리입니다. 끊임없이 제 탈렌트를 활용하는 자는 날로 풍요로운 영적 삶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참 귀한 인생 진리를 배웁니다. 사람마다 받은 재능인 탈렌트가 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내 받은 탈렌트는 순전히 주님의 선물이니 교만이 아닌 겸손해야 하고 하느님께 감사하며 사장시키지 말고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평가는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입니다. 하느님이 보시는 바는 결과의 양이 아니라 결과의 질입니다. 제 받은 탈렌트의 페이스대로 최선을 다하며 도중하차 하지 말고 완주하면 됩니다. 꼴찌가 들어올 때 까지 하늘 나라의 문은 열려 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께는 등수가 없고 절대평가의 결과 끝까지 제 페이스대로 뛰며 제 탈렌트를 활용한 이들은 모두가 1등입니다. 넘어져도 자포자기 절망하지 말고 곧장 일어나 끝까지 뛰어 골인하면 구원입니다. 얼마전 주님의 천사가 엘리야 예언자에게 한 열왕기 상권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일어나 먹어라, 갈 길이 멀다.”(1열왕19,7)

 

일어나 다시 먹고 힘을 내어 제 탈렌트를 최대한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마침 성 이냐시오 로욜라가 했다는 말씀도 생각납니다.

 

“모든 것이 네가 아닌 하느님께 달린 듯이 모든 일을 행하라. 그리고 모든 것이 하느님이 아닌 너에게 달린 듯이 모든 일을 행하라.”

 

모든 것이 하느님께 달린 듯이 최선을 다하는 ‘겸손’을, 모든 것이 나에게 달린 듯이 최선을 다하는 ‘책임감’을 강조하는 말씀입니다. 참으로 어리석고 부질없는 일이 서로의 탈렌트를 비교하여 우월감을 갖거나 열등감을 갖는 일입니다. 서로 사랑으로 보완하라 있는 각자의 탈렌트이니 서로의 탈렌트에 질투는 커녕 오히려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이래서 공동생활의 풍요로운 은혜입니다.

 

다섯 탈렌트를 받아 다섯 탈렌트를 남긴 이들은 오늘 아우구스티노와 같은 성인들이요 두 탈렌트를 받아 두 탈렌트를 남긴 이들 역시 평범한 성인들입니다. 한 탈렌트에 실망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여 한 탈렌트를 남겼다면 이들 또한 성인이 됐을 것입니다. 비록 최대한 탈렌트를 활용했지만 이익을 남기지 못한 손해 인생이라도 탈렌트를 사장했던 이들 보다는 이들을 높이 평가하시며 그 실패는 하느님 친히 보완해 주실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 역시 받은 탈렌트를 잘 활용함으로 형제애를 돈독히 하고 묵묵히 책임을 다할 것을 권고합니다.

 

“더욱더 그렇게 형제애를 실천하고, 여러분에게 지시한 대로, 조용히 살도록 힘쓰며 자기 일에 전념하고 자기 손으로 제 일을 하십시오.”

 

제자리에서 제몫의 탈렌트를 잘 활용하며 제정신으로 제대로 살라는 말씀입니다. 똑같은 꽃이 없듯이 똑같은 사람도 성인도 없습니다. 다 크기와 모양, 색깔과 향기가 다른 고유의 꽃이듯 사람도 성인도 그러합니다. 복음의 주인이 상징하는 바 주님입니다. 중요한 것은 탈렌트를 받은 이들의 주님과의 관계입니다. 주님과의 관계가 인생 성패를 좌우합니다. 다섯 탈렌트를 남긴 사람, 두 탈렌트를 남긴 사람, 모두 주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했고 사랑했던 성인입니다. 그러나 한 탈렌트 받은 사람은 주님께 대한 신뢰도 사랑도 없었기에 삶의 열정도 의욕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주님께 대한 신뢰와 사랑이 바로 탈렌트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의 평가는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입니다. 주님께 받은 내 고유의 탈렌트를 최대한 활용하면 누구나 1등의 성인입니다. 우리 모두 성인이 되라 불림 받고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선물이자 과제요, 평생이자 영원의 구원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지난 하루 내 받은 탈렌트를 잘 활용했는지 손익을 계산하며 주님께 셈바치는 시간이자 주님께 오늘 하루의 삶에 필요한 은총을 가득 받는 시간입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셈바치며 종말론적인 삶을 살 때 마지막 셈 바치는 죽음의 날도 두려움 없이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성인 기념일, 아름다운 저녁 성무일도 마리아의 노래 후렴, 성인의 고백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옛것이나, 항상 새로운 주님의 아름다움이여, 늦게서야 당신을 사랑했나이다. 주님은 부르시고 지르시는 소리로 절벽이던 내 귀를 트이게 하셨나이다.” 아멘.

 

 

 

 

 

  • ?
    고안젤로 2021.08.28 14:27
    "과거는 주님 자비에 맡기고
    미래는 주님 섭리에 맡기고
    현재 주님안에서 기뻐하며
    충실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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