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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9.6.연중 제23주간 월요일                                                                   콜로1,24-2,3 루카6,6-11

 

 

 

그리스도와 우정友情의 일치 여정

-자유와 행복-

 

 

 

“오로지 하느님에게서 내 희망이 오리니, 

 내 영혼아 그분을 고요히 기다려라.

 그분만이 내 바위, 내 구원, 내 성채.

 나는 흔들리지 않으리라.“(시편62,6-7)

 

화답송 시편이 깊은 위로가 됩니다. 사람이 하늘입니다. 누구나의 마음 안에 계신 하느님입니다. 지난 번 수녀원에서 수녀님들 고백성사를 드리면서, 또 어제 지인이 전송한 만리포에서의 저녁 노을 아름다운 사진을 보면서 “아, 하느님은 언제 어디에나 계시는 구나!”느꼈던 깨달음을 잊지 못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러니 굳이 하느님을 찾아 밖으로 나설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느님 계신 거룩한 성지聖地요 내 몸담고 살고 있는 집이 바로 ‘하느님의 집’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그리스도를 통해서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와 늘 함께 계신 하느님이심을 굳게 믿고 또 만납시다. 추호도 외로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지금 여기서 그리스도와 함께 자유롭고 행복하게, 아름답고 품위있게 살아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 삶의 의무이자 책임이자 권리입니다. 이래야 홀로 있어도 자기와 잘 지낼 수 있습니다. 믿는 이들 누구나의 영원한 도반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베네딕도 규칙서 72장 마지막 대목이 생각납니다.

 

“그리스도보다 아무 것도 더 낫게 여기지 말 것이니, 그분은 우리를 다 함께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할 것이다.”(성규72,11)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은 우리 믿는 이들 모두의 더불어 삶의 여정에서 영원한 인도자이자 도반道伴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믿는 이들 우리 하나하나가 그리스도 예수님과 우정의 일치 여정중에 있습니다. 과연 날로 그리스도 예수님과 우정의 일치가 깊어지는 여정중의 삶인지 묻게 됩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삶의 모두입니다.

 

모두가 하느님 주신 은총의 선물이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셋을 꼽고 싶습니다. 1.성경, 2.그리스도 예수님, 3.미사입니다. 최소한도의 의식주에 윗 세 선물만 있다면 어디서나 행복한 부자로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그리스도 예수님의 진면목이 잘 드러납니다.

 

안식일에 회당에서 예수님과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모습이 첨예하게 대조됩니다. 철저히 하느님 중심, 사람 중심의 예수님과 율법 중심의 율법지상주의자들입니다. 후자의 사람들은 너무 편향된 편협한 시야를 지닌, 이 또한 무지에 눈먼 모습입니다. 

 

예수님을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 그분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시는지 감시監視하니 참 기분 나쁜 장면입니다. 이들의 생각을 아시고 예수님은 지체없이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일어나 가운데로 서라.”명하십니다. 이어지는 예수님의 말씀은 율사와 바리사이들은 물론 우리를 향해 답할 것을 묻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묻겠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질문안에 이미 답이 들어 있습니다. 안식일 법이 판단의 잣대가 아니라 사람이, 진리가, 생명이, 선善이 판단의 잣대입니다. 바로 사랑이 판단의 잣대입니다. 사랑의 절대적 법 앞에 모든 율법이 상대화됩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그대로 하느님의 마음이요 예수님의 시야는 그대로 하느님의 시야입니다. 이런 그리스도 예수님을 닮아가면서 하느님을 닮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손을 뻗어라.”

 

주님 말씀에 따라 그렇게 하자 그의 손이 다시 성해집니다. 말씀의 위력입니다.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습니다. 손이 오그라든 사람은 바로 세상살이의 두려움과 불안에 심신이, 마음과 몸이 오그라든 우리들을 상징합니다. 참으로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날 때 오그라든 심신이 활짝 펴지는 치유의 기적이자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이에 대해 율사들과 바리사이들은 골이 잔뜩 나서 예수님을 어떻게 할까 모의합니다. 여기 골에 해당하는 그리스 말은 본디 ‘비이성非理性’을, ‘무의미無意味한 분노’를 뜻합니다. 무지에 눈먼 분노임을 깨닫습니다. 일상에서 무의미한 무지의 눈먼 분노의 유혹에 빠지는 경우는 얼마나 많은지요! 

 

정말 깨어 있는 이들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화내지 않습니다. 화냄에 대한 답은 온유한 마음입니다. 사람 사이의 미풍도 태풍으로 만드는 분노요, 태풍도 미풍으로 고요히 가라앉히는 온유한 마음입니다. 그러니 분노의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합니다. 답은 그리스도 예수님과의 일치에 있습니다. 날로 깊어가는 그리스도 예수님과 우정의 여정이 답입니다. 그리스도와 우정이 깊어가면서 온유와 겸손입니다. 바로 제1독서 콜로새서의 바오로 사도가 그 빛나는 모범입니다. 교회의 일꾼으로서 바오로 사도의 자기 소개입니다.

 

“이제 나는 여러분을 위하여 고난을 겪으며 기뻐합니다. 그리스도의 환난에서 모자란 부분을 내가 이렇게 그분의 몸인 교회를 위하여 내 육신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고난중에도 참 기쁨을 누릴 수 있음은 그리스도와 일치의 은혜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직무에 따라 교회의 일꾼이 된 바오로 사도의 신비에 대한 깨달음이 우리에게는 깊은 가르침이 됩니다. 콜로새 교회 신도들은 물론 우리 모두가 대상입니다.

 

“그 신비는 여러분 가운데 계신 그리스도이시고, 그리스도는 영광의 희망이십니다. 우리는 이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사람으로 굳건히 서 있게 하려고, 우리는 지혜를 다하여 모든 사람을 타이르고 가르칩니다. 나는 내 안에서 힘차게 작용하는 ‘그리스도의 기운’을 받아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은, 여러분이 마음에 용기를 얻고 사랑으로 결속되어, 풍부하고 온전한 깨달음을 모두 얻고 하느님의 신비, 곧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을 갖추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물이 숨겨져 있습니다.”

 

바오로의 그리스도와 일치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아름다운지요! 하느님의 신비이자 영광의 희망이신 그리스도요, 지혜와 지식의 온갖 보물 창고가 그리스도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합니다. 하느님의 사람, 그리스도의 사람, 교회의 사람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니 교회 공동체를 떠난 하느님 탐구와 그리스도 예수님 탐구가 얼마나 무익하고 헛된 노고인지 깨닫습니다. 길잃어 방황하기 십중팔구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은 우리의 모두요, 믿는 이들 모든 영혼의 영원한 쉼터이자 샘터이자 배움터입니다. 주님은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오그라든 심신心身을 활짝 펴주시고, 당신과 우정友情의 일치를 날로 깊이해 주십니다. 

 

“언제나, 그분을 신뢰하여라.

 그분 앞에 너희 마음을 쏟아 놓아라,

 하느님은 우리의 피난처이시다.”(시편62,9). 아멘.

 

 

 

 

 

  • ?
    고안젤로 2021.09.06 07:21
    "시랑하는 주님, 늘 함께
    때로는 앞에서 또는 뒤에서
    이끌어 주시고 지원해주시고 위험한것은
    피하게 해주시고
    또한 주님을 잊고 있으면
    기억하라고 가끔은 넘어지고
    일어나게 하시고 ~~
    저희의 모든것을 함께
    하시는 주님~~

    마음속깊이 감사와 영광과
    찬미를 드립니다. "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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