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5.연중 제32주간 목요일                                                                                   필레7-20 루카17,20-25

 

 

귀가의 아름다움, 귀가의 기쁨

-하느님 나라 꿈의 실현-

 

 

4년전 2014년 8월 후반부터 10월초에 걸친 산티아고 순례 때 추억을 잊지 못합니다. 뚜렷이 깨달아 부각된 인생광야순례여정에 관한 네 필수 요소입니다. 참 많이 나눴던 강의 내용이기도 합니다. 우리 삶의 여정의 압축과도 같은 산티야고 순례여정에서 착안한 인생여정의 네요소는 무엇입니까?

 

“1.목적지, 2.삶의 이정표, 3.도반, 4.기도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은 예외 없이 삶의 여정 중 이 네 필수 요소를 지니기 마련입니다. 목표없는 인생여정이 아니라 하느님 목표 뚜렷한 인생여정이라는 것입니다. 산티야고 순례 시 곳곳의 이정표 따라 순례길을 갔듯이 우리 믿는 이들 또한 하루하루 삶의 이정표 따라 각자 인생순례여정 길을 갑니다. 

 

혼자가 아닌 도반들과 함께 가는 데 참 중요한 넷째 요소가 기도입니다. 하느님과의 소통인 끊임없는 기도는 인생순례여정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에겐 너무나 강렬하게 각인된 순례여정의 네 요소입니다. 하여 저는 실감있게 확인시키는 의미에서 강의를 듣는 분들에게 일일일생, 인생사계로 우리 인생순례여정을 압축해보자 권합니다.

 

“과연 일일일생 우리 인생을 하루로 압축할 때 우리는 오전, 오후, 몇 시 지점에 와 있겠는지요? 과연 인생사계 우리 인생을 일년 사계절로 압축할 때, 우리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디쯤 와 있겠는지요?”

 

물으면 모두가 진지해 집니다. 저 또한 자주 묵상하면서 삶을 추스르곤 합니다. 이와 더불어 저는 우리 죽음은 무에로의 환원이 아니라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가라하며 귀가여정, 귀가준비에 대해 각별히 강조합니다. 

 

올해의 가을 단풍은 유난히 곱고 아름다웠습니다. 이런 곱고 아름다운 가을 인생들을 많이 만납니다. 날로 아름다움과 기쁨에 대한 감각이 예민해 지는 하느님을 믿는 가을 인생들입니다. 

 

귀가 여정중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의 우정이 인생순례 여정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알려주다시피 하느님의 나라는 우리 가운데 있습니다. 죽어서 가는 하느님의 나라가 아니라 순례여정중의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살아야 합니다. 여기있다거나 저기있다거나 한 하느님의 나라가 아닙니다. 경거망동, 부화뇌동은 금물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살아야 하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바로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이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예수님의 평생 비전이 하느님의 나라였고 하느님의 영원한 꿈인 하느님의 나라가 예수님을 통해 실현되었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꿈의 현실화가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하느님 나라의 결정적 열쇠는 우리 인생순례여정중의 영원한 도반이신 파스카의 예수님이십니다.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겠다 약속하신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니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가여정중 예수님과의 우정이 깊어 가면서 예수님을 닮아갈 때 그대로 우리를 통해 실현되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우리 하나하나가 하느님의 나라가 되는 것이 하느님의 소원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이자 참으로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일입니다. 이래야 날로 아름다워지는 귀가여정입니다. 인생가을에는 곱고 아름다운 단풍 그윽한 가을같이 아름다울 것입니다. 아름다움은 우리 인생의 목표입니다.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의 일치가 깊어갈 때 아름다운 하느님의 나라 인생이 되는 것입니다. 얼마전 아름다운 가을 단풍 사진과 함께 주고 받은 가을인생분들과 주고 받는 행복의 덕담도 생각납니다.

 

-“천국의 앞마당 같습니다.”

 “자매님 내면의 모습입니다.”-

 

-“오늘의 선물입니다.”

 “아름답습니다. 아직 단풍이 안떨어졌네요.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삶도 돌아보게 됩니다. 어쩌면 제 지금의 삶도 멋있게 물든 단풍의 절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각별히 영혼의 아름다움에 관심가져야 할 가을인생에 걸친 분들입니다. 예전 산티야고 순례 때 가장 많이 바쳤던 시편 짧은 기도가 “주님의 집에 가자 할 제 나는 몹시 기뻣노라.”였습니다. 목적지인 산티야고 대성전에 가까워질수록 점증하던 기쁨도 잊지 못합니다. 갈수록 힘이 났고 기쁨도 샘솟듯 했습니다.

 

우리 인생순례여정도 똑 같습니다.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 함께 할 때 주님을 깊이 닮아가면서 영혼은 더욱 아름다워져 하느님 나라의 실현이 될 것이며 더불어 귀가의 기쁨도 점차 커질 것입니다.

 

귀가의 아름다움, 귀가의 기쁨입니다. 그러니 날로 아버지의 집에 가까워지는 인생순례여정이라면 날로 아름답고 기쁜 하느님 나라의 실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바로 필레몬서의 바오로 사도가 그 모범입니다. 바오로의 가을 인생이 참 아름답고 평화롭고 기뻐보입니다. 

 

비록 감옥에 갇힌 수인이지만 영혼은 참 아름답고 평화롭고 자유로워 보입니다. 바오로의 주님과 일치된 사랑이 아름다움과 자유로움과 평화로움으로 표현됩니다. 바오로 사도를 통해 실현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어디서나 주님과 사랑의 일치를 이룬 삶이라면 거기가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오늘 바오로가 필레몬에게 보낸 구구절절 진정성 넘치는 편지가 감동입니다. 사도가 얼마나 오네시모스를 사랑하는지, 또 필레몬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마음에 와닿습니다.

 

“내 심장과도 같은 그를 그대에게 돌려보냅니다.---이제 그대는 그를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종 이상으로, 곧 사랑하는 형제로 돌려 받게 되었습니다.---형제여! 나는 주님 안에서 그대의 덕을 보려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내 마음이 생기를 얻게 해 주십시오.”

 

바오로의 겸손과 사랑이 평화롭게 빛납니다. 바로 이런 바오로의 삶자체가 하느님 나라의 실현입니다. 바오로의 가을 인생이 참 아름답고 기쁨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감옥도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막지 못합니다. 그러니 우리도 늘 귀가의 아름다움, 귀가의 기쁨으로 살도록 합시다. 

 

주님의 집에 가까워질수록 주님을 닮아 날로 아름다워지는 영혼이요 주님을 뵈올 기쁨에 날로 기뻐지는 영혼입니다. 그대로 우리를 통한 하느님 나라 꿈의 실현입니다. 바로 이 희망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화답송 후렴도 강론과 일치합니다.

 

“행복하여라, 야곱의 하느님을 구원자로 모시는 이!”(시편146,5ㄱ)

 

파스카의 예수님을 통해 야곱의 하느님을 구원자로 모시고 살 때 바로 행복한 하느님 나라의 실현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아름답고 기쁨 넘치는 하느님 나라의 행복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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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8.11.15 09:50
    주님, 주님 주신 말씀을 통해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살아야 하는 하느님의 나라가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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