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4.8.사순 제5주간 월요일                                                      다니13,1-9.15-17.19-30.33-62 요한8,12-20

 

 

 

세상의 빛, 생명의 빛, 말씀의 빛

-무지無知의 어둠에 대한 답은 예수님뿐이다-

 

 

 

오늘 독서는 아마 미사전례시 제1독서중 가장 긴 독서에 속할 것입니다. 참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길지만 내용은 참 흥미진진합니다. 히브리말로 쓰인 다니엘서는 12장으로 끝나고 오늘 13장 수산나 이야기는 그리스말로 씌어져 있어 본래의 다니엘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니엘 청년이 등장하여 위기에 처한 수산나를 구함으로 다니엘서에 연장선상에 있는 듯이 생각됩니다.

 

‘다니엘’이라는 이름은 ‘하느님께서 심판하신다’라는 뜻이라 하니 이름 뜻이 참 좋습니다. 결국은 하느님께서 심판하시니 우리가 할 일은 진인사대천명,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심판은 하느님께 맡겨야함을 배웁니다. 사실 오늘 다니엘서는 재판관 다니엘의 지혜를 기리기 보다는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도움을 청하는 무죄한 이들을 결코 저버리지 않으신다'는 뜻을 드러내는 데 있습니다.

 

‘수산나’이름이 어감이 정겹고 호감이 갑니다. ‘나리꽃’을 뜻하는 히브리 말 ‘슈산’을 음역한 것입니다. 나리꽃의 이미지와 연결되어 참 청초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연상시키는 이름입니다. 오늘 다니엘서 13장은 온통 위기에 처한 수산나에 대한 묘사와 수산나를 구한 다니엘이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오늘 다니엘서의 서두의 묘사가 아름답습니다. 수산나의 됨됨이와 참 좋은 환경을 엿볼 수 있습니다. 수산나는 매우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주님을 경외하는 여인이었습니다. 수산나의 부모는 의로운 이들로서 그 딸을 모세의 율법에 따라 교육시켰습니다. 의로운 부모를 그대로 보고 배운 하느님 경외의 여인 수산나임을 깨닫게 됩니다. 수산나의 남편 요아킴 또한 손색이 없었으니 그는 아주 부유했고 누구보다도 큰 존경을 받았기에 그의 집에는 유다인들이 늘 그를 찾았습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 좋은 일에는 흔히 방해되는 일이 많기 마련입니다. 바로 수산나의 경우를 통해 입증됩니다. 음욕의 유혹에 빠진 두 원로가 마수의 손길을 뻗친 것입니다. 그들은 양심을 억누르고 하늘을 보지 않으려고 눈을 돌린 채, 의로운 판결조차 생각하지 않은 것입니다.말그대로 무지로 인한 유혹입니다. 마침내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진 수산나는 눈물이 가득한 채 하늘을 우러러 봅니다. 마음 깊이 주님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수산나의 하느님 경외와 신뢰가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그 어떠한 곤경중에도 하느님을 경외하고 신뢰하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구출하심을 봅니다. 탓할 것은 하느님의 아니라 우리와 경외심, 신뢰심 부족임을 깨닫습니다. 그대로 오늘 화답송 후렴이 이를 고백합니다.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당신 함께 계시오니, 두려울 것 없나이다.”

 

수산나의 심금을 울리는, “아, 영원하신 하느님! 당신께서는 감추어진 것을 아시고 무슨 일이든 일어나기 전에 미리 다 아십니다.---저는 이제 죽게 되었습니다.” 기도에 이어 하느님의 응답입니다. 혜성같이, 어둠속의 빛처럼 등장한 하느님의 사람, 다니엘입니다. 이름 뜻 그대로 하느님의 심판이 시작된 것입니다. 다니엘의 용기와 지혜가 그대로 하느님의 개입을 상징합니다. 이야기의 전개가 너무 흥미진진합니다.

 

마침내 수산나는 하느님의 개입을 상징하는 다니엘의 지혜로 구출되었고 두 원로는 죽음을 당하게 되었으니 사필귀정에 인과응보의 진리가 그대로 입증됩니다. 온 회중은 수산나의 승리에 당신께 희망을 두는 이들을 구원하시는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하느님께 궁극의 희망을 두고 하느님을 경외하고 신뢰하며 하느님 찬미에 항구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자기 증언입니다. 복음 서두 말씀이 복음을 요약합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 아버지와 하나이신 예수님을 따라 예닮의 삶을 살 때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란 말씀입니다.

 

오늘 다니엘서에서 나오는 수산나를 구출한 다니엘 청년이 흡사 세상의 빛이신 예수님의 예표처럼 생각됩니다. 죽음의 어둠 같은 절망적 상황중에도 세상의 빛이신 주님을 따를 때 생명의 빛속에서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그 생생한 증거가 바로 다니엘서의 수산나입니다. 

 

누가 뭐래도, 그 어떤 절망적 상황중에도 하느님 앞에서 떳떳하면 하느님은 그를 살립니다. 세상의 빛이신 주님만이 무지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무지의 악에 희생된 다니엘서의 두 원로의 죽음도 우리에게 귀한 반면교사의 가르침이 됩니다. 

 

제가 늘 강조하는 무지의 악, 무지의 죄, 무지의 병은 우리 인간의 근원적 한계와 어둠을 말해 줍니다. 무지에서 파생된 탐욕, 분노, 어리석음, 교만, 허영 등 끝없는 어둠의 악덕들입니다. 바로 무지에 대한 답은 세상의 빛이신 예수님뿐임을 깨닫습니다. 무지의 어둠을 밝히는 세상의 빛, 생명의 빛, 말씀의 빛이신 예수님입니다. 하여 강론 제목도 '세상의 빛, 생명의 빛,  말씀의 빛-무지의 어둠에 대한 답은 예수님뿐이다-'로 정했습니다.

 

새삼 우리가 참으로 살 수 있는 길은 예수님을 따름으로 예수님을 닮는 “예닮영성”뿐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무지의 어둔 세상에서 예수님처럼 세상의 빛되어, 생명의 빛되어, 말씀의 빛되어 살게 하십니다. 

 

“주님, 제 한평생 모든 날에, 은총과 자애만이 따르리니, 저는 오래오래 주님 집에 사오리다.”(시편23,6). 아멘.

 

  • ?
    고안젤로 2019.04.08 08:30
    주님, 저희가 오늘 하루도 세상속에서 살지만 이 안에서도 항상 주님을 생각하고 주님 닮은 삶을 살게 하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44 깨어있는 삶-2015.9.29.화요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프란치스코 2015.09.29 497
3343 삶의 좌표 -주님과 함께하는 삶-2015.4.29. 수요일(인보성체수도회 피정지도 9일째)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1347-1380)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04.29 488
3342 귀향(歸鄕:coming home)의 여정- 2015.2.9. 연중 제5주간 월요일(성모영보수녀원 피정 5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2.09 488
3341 “내 삶의 스토리는? 내 삶의 콘텐츠는?” -사랑이신 하느님 중심의 삶-2023.8.25.연중 제20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08.25 485
3340 주님과의 만남-2015.8.24. 성 바로톨로메오 사도 축일. 요한묵시21,9ㄴ-14 요한1,45-51 프란치스코 2015.08.24 485
3339 참 행복, 영원한 행복 -주님과 늘 새로운 만남-2016.8.24. 수요일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프란치스코 2016.08.24 483
3338 믿음은 주님과의 관계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 2016.4.22. 부활 제4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04.22 483
3337 믿음의 승리- 2015.2.12. 연중 제2주간 목요일(성모영보수녀원 피정8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2.12 481
3336 주님의 제자답게 사는 법-존재, 선물, 신神의 한 수手-2016.1.26. 화요일 성 티모데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01.26 479
3335 아름답고 향기로운 삶-2015.3.25. 수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5.03.25 479
3334 승천(昇天)의 삶-2015.5.17. 주일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 프란치스코 2015.05.17 478
3333 믿음의 사람들-믿음 예찬-2015.1.31. 토요일(뉴튼수도원 82일째) 프란치스코 2015.01.31 477
3332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2015.12.6. 대림 제2주일(인권주일,사회교리 주간) 프란치스코 2015.12.06 473
3331 하느님 영광의 신비-2015.3.31. 성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3.31 472
3330 하느님의 자녀답게 -겸손과 자비-2016.1.10. 주일 주님 세례 축일 프란치스코 2016.01.10 466
3329 사랑의 유배(流配)-2015.3.17.사순 제4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3.17 465
3328 믿음이 답答이다-믿음의 여정-2015.7.4.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5.07.04 462
3327 예수님의 참가족-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들-2017.1.24. 화요일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1567-1622)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7.01.24 457
3326 평상심平常心의 믿음-2016.8.1. 월요일 성 알퐁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 학자(1696-1787)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08.01 456
3325 벽(壁)이 변하여 문(門)으로-2015.4.27. 부활 제4주간 월요일(인보성체수도회 피정지도 7일째)- 프란치스코 2015.04.27 45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