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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대림 제1주일                                                        이사2,1-5 로마13,11-14ㄱ 마태24,37-44

 

 

 

지상地上에서 천국天國을 삽시다

-배움, 싸움, 깨어 있음-

 

 

 

어제로 11월 위령성월이 끝나고 오늘 12월 첫날은 대림 제1주일이 시작됩니다. 새삼 끝은 시작임을 깨닫습니다. 주님께서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의 희망이 우리 마음을 기쁨으로 물결치게 합니다. 영롱하게 빛나는 대림초 하나가 마침내 주님께서 우리를 향해 출발하셨음을 알려 줍니다.  

 

사순시기가 어둡고 긴 산문散文같다면 대림시기는 짧고 아름다운 시詩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을 기다림의 동심童心으로 돌아가게 하며 기쁨으로 설레게 하는 대림시기입니다. 참으로 교회 전례력이, 전례영성이 고맙습니다. ‘사탄의 시스템’ 같은 험하고 거친, 어두운 세상에서 밝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하늘 나라 시스템’같은 세상을 살게 하기 때문입니다. 

 

해마다 하늘 나라 시스템 같은 전례주기에, 전례영성에 한결같이 충실할 때 참된 내적성장과 성숙도 뒤따릅니다. 참으로 지상에서 천국을 살게 하는, 사탄의 시스템같은 세상 한복판에서 천국을 살게하는 하늘 나라 시스템의 전례주기입니다. 오늘 아침성무일도 후렴들 셋의 가사와 곡은 얼마나 아름답고 흥겹고, 마음을 희망과 기쁨으로 물들였는지요. 다시 나누고 싶습니다.

 

-1.“그날에 모든 산에서 단 것이 방울져 내리고 언덕들에서 젖과 꿀이 흐르리라. 알렐루야.”-

-2.“들이여 주님 앞에서 흥겹게 우쭐거리고 숲을 이룬 나무들도 손뼉을 쳐라. 주께서 오시어 영원히 다스리시리라. 알렐루야.”-

-3.“보라 위대한 예언자 오시어, 새 예루살렘을 세우시리라. 알렐루야.”-

 

사순시기와 단연히 구별되는 대림시기의 기쁨이기에, 후렴마다 ‘알렐루야’, ‘주님 찬미’가 뒤따릅니다. 그렇습니다. 언젠가 그날이 아니라 오늘부터 벌써 모든 산에서 단 것이 방울저 내리고 언덕들에서 젖과 꿀이 흐르는 대림시기, 천국의 삶이 시작되었음을 뜻합니다. 

 

그러니 지상에서 천국을 삽시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대림의 희망과 기쁨이, 행복이 우리를 그렇게 살게 합니다. 구체적으로 다음 셋처럼 살면 됩니다.

 

첫째, 배우십시오.

평생 배우고 공부해야 하는, 배움의 여정중에 있는 우리들입니다. 배워서 사람입니다. 평생 배움의 여정에 충실할 때 비로소 무지의 속박에서 해방됩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을, 공동체를 배우는 것입니다. 어제의 깨달음을 잊지 못합니다. 참으로 저를 자유롭게 한 깨달음이었습니다.

 

-“1.하느님은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신다. 하느님은 나보다 더 나를 잘 아신다. 하느님은 나보다 더 지혜로우시다. 그러니 하느님을 믿자. 하느님을 사랑하자. 하느님을 공부하자. 하느님께 순종하자.”- 

-“2.공동체에 속해 있음에 감사하자. 공동체가, 이웃 형제들이 나를 구원한다. 공동체를, 형제들을 떠나 내가 어디서 사랑을, 겸손을, 온유를, 순종을, 섬김을, 비움을, 친절을, 환대를 배울 수 있을까. 평생 배움의 여정중에 있는 도반들이요 주님의 평생 배움터가 공동체이다. 눈만 열리면 공동체 형제들 하나하나가 다 보고 배워야 할 스승이다.”-

 

그러니 내 몸담고 있는 평생 배움터인 공동체는, 형제들은 하느님의 참 고마운 구원의 선물들입니다. 오늘 제1독서 이사야서 말씀도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무엇보다 배워 실천해야할 말씀이요 평화입니다.

 

“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그러면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가르치시어,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되리라. 이는 시온에서 가르침이 나오고, 예루살렘에서 주님의 말씀이 나오기 때문이다.”

 

마침내 말씀이 실현되어 우리는 주님의 산 ‘불암산’에 있는 하느님의 집 ‘요셉 수도원’에서 주님의 길을 배워 걸을 수 있도록 시온이자 예루살렘인 성전 미사에 참석하여 주님께 가르침을 받고 말씀을 배우고 있습니다. 참으로 이렇게 항구히 충실히 하느님 말씀을 배우고 공부해야 무지로부터 해방되어 자유인이 됩니다. 

 

또 무엇보다 하느님께 배워야 할 공부가 평화입니다. 그대로 미사를 통해 실현되는 평화의 이상과 현실입니다. 흡사 내우외환內憂外患을, 내전內戰상태를 방불케 하는 작금의 시대에, 참으로 평화의 이상과 실현보다 절실, 절박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면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

 

얼마나 고무적이고 아름다운 평화의 이상이자 현실인지요, 바로 말씀의 공부와 실천과 더불어 이런 평화의 공부와 실천이 절박한 시대입니다. 멀리서가 아닌 내 몸담고 있는 공동체에서 실현되어야 할 평화입니다. 배움이 무르익어갈수록 자유인이자 평화인이 됩니다.

 

둘째, 싸우십시오.

배움에 이어 싸움입니다. 초년에는 공부와 싸우고, 중년에는 일과 싸우고, 노년에는 병마病魔와, 치매癡呆와 싸운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사실 삶은 영적전쟁입니다. 이것은 수도영성생활의 주제들 중 하나입니다. 죽어야 졸업인 평생 현역인 주님의 전사들인 우리들입니다. 그러니 우리 공동체는 배움터가 되고 싸움터가 됩니다. 

 

공동체란 배움터에서 평생 배우고 공부하는 ‘주님의 평생 학인들’인 우리들이요. 공동체란 싸움터에서 평생 싸워야 하는 ‘주님의 평생 전사들’인 우리들입니다. 무엇보다 밖에 있는 적이 아니라, 안에 있는 내가ego, 무절제한 욕망의 내가, 또 태만한 내가, 무자비한 내가,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괴물같은 내가 적입니다. 

 

마성魔性, 악성惡性, 수성獸性, 인성人性이 혼재한 인간입니다. 영적싸움에 항구하여 승리할 때 비로소 영성靈性 깊은 사람이 됩니다. 세상의 축소판같은 천국과 지옥이 공존하는 것 같은 마음입니다. 바로 오늘 제2독서, 아우구스티누스를 회심케한 로마서 말씀이 싸움의 진상을 잘 보여줍니다.

 

“밤이 물러가고 낮이 가까웠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대낮에 행동하듯이, 품위 있게 살아갑시다. 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 속에 살지 맙시다. 그 대신에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으십시오.”

 

영적 싸움에 빛의 갑옷은 무엇입니까? 믿음, 희망, 사랑입니다. 그러니가 믿음의 전사, 희망의 전사, 사랑의 전사로, ‘신망애信望愛의 전사’로 살 때 모든 욕망을 물리치고 ‘진선미眞善美의 사람’으로 품위있고 기품있고 품격있게 살 수 있습니다. 절대 영적 싸움의 승리 없이는 이런 품위 있는 삶은 불가능합니다. 결코 노고勞苦없이 저절로 오는 값싼 은총은, 영적승리는 결코 없습니다.

 

또 참 좋은 빛의 갑옷이 기도와 회개입니다. 이보다 더 좋은 영적 무기도 없습니다. 대림시기, 끊임없는 기도와 회개의 빛의 갑옷을 입을 때 천하무적天下無敵의 주님의 전사, 영적 전사가 됩니다. 

 

기도와 회개를 통해 온유하고 겸손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라는 옷을 입게 되니 이보다 더 좋은 빛의 갑옷은 없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으십시오.”란 말씀이 새삼 깊은 울림을 줍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빛의 갑옷인 주 예수 그리스도를 옷입는 시간입니다.

 

셋째, 깨어 있으십시오.

적당한 긴장의 깨어 있음은 영성생활에 필수입니다. 대림시기 무엇보다 깨어 있어야 하는 시기입니다. 주님의 학인이, 주님의 전사가 되기 위한 필수 전제조건이 깨어 있는 삶입니다. 깨어 있음은 종파를 초월하여 모든 종교가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지금 대림시기가 어떤 때인지 알고 있습니다. 바로 잠에서 깨어날 시간이 이미 되었습니다. 우리가 처음 믿던 때보다 우리의 구원이 가까웠기 때문에 갈수록 깨어 있어야 합니다.

 

하루중 깨어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됩니까? 막연한 진공 상태에서의 깨어 있음은 불가능합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희망과 기쁨이, 주님을 만나고 싶은 깊은 갈망과 열망의 사랑이 깨어 있게 합니다. 참으로 깨어 있을 때 마음의 순수요 기쁨입니다. 기다릴 사랑하는 주님이 없다면 희망도 기쁨도 행복도 깨어있음도 아예 존재할 수 없습니다. 

 

바로 이런 주님을 설렘의 기쁨으로 기다리는 대림시기입니다. 아니 특정한 시기만 아니라 우리의 전 생애가 사랑하는 주님을 찾고 기다리는 대림시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복음이 강조하는 바도 깨어 있음입니다. 

 

노아 시대 사람들은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는 날까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면서 홍수가 닥쳐 모두가 휩쓸어 갈 때까지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얼마나 허망한 죽음인지요! 이래서 죽음을 날마나 눈앞에 환히 두고 깨어 살라는 옛 사막교부들은 물론 분도 성인의 충고입니다.

 

오늘 복음의 똑같은 환경중에서도 들에 있던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림 받았다는 일화나, 맷돌질을 하던 두 여자중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림 받았다는 일화, 바로 깨어 있음이 그 구원 기준임을 봅니다. 

 

참으로 깨어 있을 때 하늘 나라의 시스템을 살지만, 영적으로 잠들어 있을 때 사탄의 시스템속에서 자기를 잊고 살 수 있습니다, 똑같은 환경중에도 내면에 따라 천국을 사는 이도 있고 지옥을 사는 이도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님은 당대의 제자들은 물로 우리 모두의 경각심을 촉구하십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님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밤 몇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깨어 있으면서 도둑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도둑처럼 오는 사건들이요 죽음들이요 종말이요 주님의 도래입니다. ‘설마’가 사람 잡는 다고 사실 깨어 있지 않고 방심放心, 방일放逸, 방종放縱하다가 불시에 닥친 불행이나 사고, 죽음은 얼마나 많은지요. 그러니 유비무환, 맑은 의식으로 깨어 있음의 수행이, 수련이 참으로 절실합니다. 영적 잠에서 깨어나 깨어 있을 때, 깨끗한 마음에, 깨달음의 은총들입니다. 

 

은총의 대림시기입니다. 일편단심一片丹心, 오매불망寤寐不忘 사랑하는 주님을 기다림의 희망과 기쁨, 행복이 우리를 지상에서 천국을 살게 합니다. 사탄의 시스템같은 세상의 한복판에서 하늘 나라 시스템같은 세상을 살게 합니다. 

 

그러니, 1.배우십시오, 2.싸우십시오, 3.깨어 있으십시오. 평생 수행입니다. 평생 여정입니다. 평생 ‘주님의 학인’, 평생 ‘주님의 전사’로, 평생 ‘주님의 각자覺者’로 사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 때 비로소 지상에서, 대림의 희망과 기쁨, 행복 가득한 천국을 삽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이렇게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이 은총의 대림시기, 자, 주님의 빛속에 걸어갑시다!”(이사2,5). 아멘.

 

  • ?
    고안젤로 2019.12.01 08:26
    사랑하는 주님, 주님 주신 이 뜻깊은 대림시기를 맞이하여 저희가
    주님의 빛의 갑옷을 입고
    '사탄의 시스템' 같은 험하고 거친 어두운 세상에서 밝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하늘 나라 시스템'같은 세상을 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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