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4.16.부활 팔일 축제 목요일                                                         사도3,11-26 루카24,35-48

 

 

 

 “벽壁이 변하여 문門으로”

-“파스카 주님의 증인證人-

 

 

 

부활하신 파스카 주님과의 만남에 항구하고 충실할 때 벽같은 사람은 문같은 사람으로 변화합니다. 바로 다음 글중 전자前者와 같은 사람이 문같은 사람입니다. 며칠 전 전자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에 쓴 글입니다. 이런 이가 진정 파스카 주님의 증인입니다.

 

-“있기를/바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떠나길/바라는 사람도 있다

 

날로/가벼운 선물이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날로/무거워 짐이 되는 사람도 있다

 

날로/넓어지고 깊어지고 부드러워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날로/좁아지고 얕아지고 굳어지는 사람도 있다

 

날로/새로워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날로/낡아져가는 사람도 있다”-

 

오늘은 4월16일 부활 팔일 축제 팔일 축제 목요일이자 세월호 6주기를 맞는 날입니다. 당시 2014년 4월 16일은 성주간 수요일이었고, 이번 4월16일은 부활 팔일 축제 목요일로 부활 축제가 계속되는 중이며 어제 21대 총선의 결과가 완전히 드러나는 날이기도 합니다. 여기서도 하느님 섭리의 손길이 은연중 감지됩니다.

 

올해는 참 특이한 사순시기이자 부활시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코로나 사태로인해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부터 지금까지 교회의 모든 공동전례활동이 금지되고 있습니다. 영적 ‘어둔 밤’이었지만 역설적으로 부활의 빛이 스며든 ‘빛의 밤’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활을 경축하는 봄꽃들은 한창 만발하여 주님 부활의 기쁨과 희망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벽이 변하여 문으로!” 제가 참 좋아하는 말마디입니다. 수십년전 강론 제목으로 택했던 말마디가 다시 생각났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때, 벽이 변하여 문이 되고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인 평화와 기쁨이 주어집니다. 입당송 말씀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님, 승리하신 당신 손을 한마음으로 찬양하나이다. 지혜는 말못하는 이들의 입을 열어 주고, 아기들의 혀도 또렷이 말하게 하였나이다. 알렐루야!”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 마음 ‘어둠의 벽’을 활짝 열린 ‘빛의 문’으로 변모시켜 주시어 평화와 기쁨을 선물로 주시고 알렐루야, 하느님을 찬미하게 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분명히 드러납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제자들 한가운데에 서시어 평화를 선물하시는 부활하신 주님이십니다. 새삼 공동체의 중심으로 확인되시는 부활하신 주님이십니다. 제자들은 너무 기쁜 나머지 아직도 믿지 못하고 놀라워합니다. 평화와 더불어 선사된 기쁨의 선물입니다. 이어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마음을 여시어 성경을 깨닫게 하시며 결정적 말씀을 주십니다. 참으로 성경 말씀의 온전한 이해에 주님께서 주시는 ‘깨달음의 은총’이 절대적임을 알게 됩니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예수님은 갈릴래아에서 시작하여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였지만, 이제 사도들은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땅 끝에 이르기까지 예수님 죽음과 부활의 증인이 되어 구원 사건을 선포하게 되었고, 이 선포활동은 지금도 우리를 통해 현재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때 벽은 변하여 문이 됩니다. 평화의 문, 빛의 문, 기쁨의 문, 희망의 문 등 끝이 없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파스카의 증인이 된 이들 역시 가는 곳마다 벽이 변하여 문이 되게 합니다. 이런 이들은 존재자체가 복음 선포입니다.

 

바로 오늘 사도행전의 베드로 사도가 참 좋은 본보기입니다. 예전에 예수님을 부인했던 베드로가 아닙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하나되니 베드로는 완전히 ‘파스카의 증인’이지 ‘주님의 문’이 되었고 먼저번 오순절 설교에 이어 솔로몬 행각에서 놀라운 감동적 설교를 합니다. 죄의 용서를 위해 회개할 것을 선포하는 참으로 벽이 변하여 문이 되게 하는 설교입니다.

 

“여러분은 생명의 영도자를 죽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그분을 다시 일으키셨고, 우리는 그 증인입니다.---무지한 탓으로 그렇게 하였음을 압니다.---그러므로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 와 여러분의 죄가 지워지게 하십시오.”

 

베드로의 설교를 보면 그 요지가 분명히 드러납니다. ‘무지-경청-회개-용서-겸손-증인’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인간의 ‘무지의 벽’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때 활짝 열린 파스카의 문, 파스카의 증인이 되어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무지에 대한 책임은 우리에게 있음을 봅니다. 우선 닫힌 마음을 열고 주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것입니다. 침묵중에 잘 귀기울여 공경하는 마음으로 듣는 경청은 영성생활의 기초입니다. 경청에 뒤이어 따라오는 회개의 은총입니다. 

 

참으로 내적 부패를 막는 것이 끊임없는 회개입니다. 끊임없는 회개로 닫힌 마음을 활짝 열고 주님을 향해 멈추지 말고 여정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회개에 이어 죄의 용서요 겸손하고 용감한 주님 파스카의 증인이 됩니다.

 

우리 인생 여정은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과의 끊임없는 만남의 여정입니다. 주님과 이런 만남의 여정을 통해 무지의 벽은 주님 말씀의 사랑의 경청과 회개, 용서와 겸손으로 활짝 열린 문이 되고 비로소 우리는 파스카의 증인, 즉 주님의 평화와 기쁨, 생명과 빛과 희망의 증인으로 살 수 있게 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 파스카의 증인으로 살게 하시며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주님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너희를 어둠에서 불러내시어 당신의 놀라운 빛속으로 이끌어 주신 주님의 위업을 선포하여라. 알렐루야."(1베드2,9참조). 아멘.

 

  • ?
    고안젤로 2020.04.16 08:18
    사랑하는 주님, 부족한 저희가 세상속에서도 늘 주님을 생각하고 주님을 향한 끊임없는 여정을 통해
    세상 속에서 주님의 증인으로 살게 하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23 지상 천국의 온전한 삶 -하느님 중심의 정주(定住)와 믿음과 사랑-2024.1.29.연중 제4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1.29 148
3322 온전하고 건강하고 거룩한 삶을 삽시다 -“찾으라, 들어라, 섬겨라”-2024.1.28.연중 제4주일(해외 원조 주일) 프란치스코 2024.01.28 119
3321 믿음의 여정 -기도와 회개와 함께 가는 믿음-2024.1.27.연중 제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1.27 119
3320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 삶의 리듬 -친교의 관상, 선교의 활동-2024.1.26.금요일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4.01.26 143
3319 회심의 여정 -안으로는 회심의 제자, 밖으로는 선교의 사도 -2024.1.25.목요일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프란치스코 2024.01.25 132
3318 하느님 중심의 삶 -내 삶의 성경 ‘렉시오 디비나’하기-2024.1.24.수요일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1567-1622)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4.01.24 137
3317 하느님 중심의 한가정, 참가족, 참사람 -“하느님의 뜻을 실행합시다”-2024.1.23.연중 제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1.23 122
3316 주님의 평생 전사 -주님과 함께 영적승리의 삶을 삽시다-2024.1.22.연중 제3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1.22 157
3315 회개(悔改)의 여정, 귀가(歸家)의 여정 -‘하느님의 나라’ 꿈과 실현- 프란치스코 2024.01.21 71
3314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제대로 미치면 성인, 잘못 미치면 폐인”2024.1.20.연중 제2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1.20 111
3313 더불어(Together) 성화(聖化)의 여정 “성소 역시 '은총의 선물'이자 '평생 과제'이다” -부름, 따름, 섬김, 배움, 닮음-2024.1.19.연중 제2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1.19 100
3312 우리의 모두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님 만세!” -오늘 지금 여기 지상(地上)에서 천국(天國)을 삽시다-2024.1.18.연중 제2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1.18 152
3311 평생 현역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2024.1.17.수요일 성 안토니오 아빠스(251-35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4.01.17 122
3310 예닮(예수님을 닮아감)의 여정 -날마다 영적승리의 삶-2024.1.16.연중 제2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1.16 139
3309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분별의 잣대는 사랑의 예수님-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2024.1.15.연중 제2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1.15 142
3308 행복하여라, 주님의 제자(弟子)답게 사는 이들! “와서 보아라” -머뭄, 경청, 순종, 성전-2024.1.14. 연중 제2주일 프란치스코 2024.01.14 127
3307 더불어(together) 주님을 따름의 여정 -“성소(聖召)는 선물(膳物)이자 평생 과제(課題)입니다”-2024.1.13.연중 제1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1.13 140
3306 분별력의 지혜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자의 삶-2024.1.12.연중 제1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1.12 122
3305 행복하여라, 교회의 성사(聖事)로 치유밥고 양육(養育)되는 -“우리 믿는 이들!”-2024.1.11.연중 제1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1.11 126
3304 삶의 중심과 질서 -기도와 일-2024.1.10.연중 제1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4.01.10 12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0 Next
/ 170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