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5.2.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296-373) 기념일          

사도6,8-15 요한6,22-29

 

 

 

자아초월自我超越의 여정

-부활하신 파스카 예수님과의 만남-

 

 

 

수십년이 지났어도 매해 봄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파스카의 봄꽃들입니다. 샛노란 민들레꽃과 연보라 제비꽃을 보며 써놨던, 수차례 인용했던 두 시가 오늘 말씀 묵상중 새롭게 떠올랐습니다. 제목은 “땅에서도 하늘의 별처럼”이며 “꽃자리”입니다.

 

“어, 땅도 하늘이네

구원은 바로 앞에 있네

뒤뜰 마당 가득 떠오른 샛노란 별무리 

민들레꽃들

땅에서도 하늘의 별처럼 살 수 있겠네.”-2001.4.16.

 

“자리 탓하지 말자

그 어디든 뿌리내리면 거기가 꽃자리다

하늘만 볼 수 있으면 된다

회색빛 죽음의 벽돌들

그 좁은 틈바구니

집요히 뿌리내린 연보라 제비꽃들

눈물겹도록 고맙다

죽음보다 강한 생명이구나

절망은 없다.”-2001.4.18.

 

바로 부활하신 파스카 예수님과의 만남으로 땅에서도 하늘의 별처럼, 자아초월 여정의 꽃자리를 살았던 분들이 바로 그러합니다. 성인들의 삶이 그러했고 참으로 믿는 이들의 삶이 그러했습니다. 철학자 칸트 역시 그러했습니다. 그는 “하늘에는 무수한 별들이 있고, 나의 가슴에는 단 하나의 도덕률이 있다.”말했으며 묘비에도 “머리위에 별바다, 가슴속에 도덕률”이라 씌어 있다 합니다.

 

오늘 기념미사를 봉헌하는 성 아타나시오 주교학자가 바로 그런 분입니다. 참으로 강인한 믿음과 정신력을 지닌 분으로 5차례의 유배중에도 한결같이 77세 천수를 누리며 참으로 제 역할에 충실했던 경이로웠던 분입니다. 아리우스 이단에 대하여 불굴의 투쟁을 펼쳤던 분으로, 땅에서도 하늘의 빛나는 별처럼 어디에서든 좌절함이 없이 꽃자리를 살았던 성인입니다. 유배중 사막에 머물때는 파코미우스와 안토니우스도 만났으며 수도자들의 교과서같은 “안토니오의 전기”를 집필했던 분입니다. 

 

현재 신약성경을 27권으로 분류 확정한 것도 성인의 공로입니다. 영국의 성인, 헨리 뉴먼도 그가 “그리스도교회의 거룩한 진리를 세상에 전해온 사도들의 후예들 가운데 가장 위대한 도구였다.”말합니다. 그리하여 성 아타나시우스는 성 대 바실리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나지안주의 성 그레고리오와 함께 동방의 4대교부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예나 이제도 그랬고 앞으로의 역사도 두 부류의 사람들의 대결로 이뤄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위에 속한 사람들과 아래에 속한 사람들간의 대결입니다. 그러나 이런 분류는 고정불변의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부활하신 파스카 예수님과의 만남으로 자아초월의 여정에 오를 때 비로소 아래로부터 무지의 질곡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런 이들의 회개를 촉구하는 오늘 요한복음의 예수님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도록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이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육적 욕망의 대상에 눈길을 줄 것이 아니라 표징 자체이신 파스카 예수님께 눈길을 모으라는 것입니다. 육신의 빵이 아닌 영원한 생명을 주는 파스카의 예수님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파스카의 예수님을 만날 때 아래의 무지로부터 해방되어 위에 속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이래서 파스카 주님과 평생 만남을 보장하는 평생 성사인 성체성사와 고백성사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문답도 의미심장합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분을 믿는 것이다.”

 

주님을 따르는 실제적 행위의 믿음을 살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믿음으로 하는 모든 참된 일이 바로 하느님의 일입니다. 바로 이런 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땅에서도 하늘의 별처럼, 꽃자리를 사는 성인들입니다. 

 

이런 이들의 참 좋은 본보기가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의 스테파노입니다. 은총과 능력이 충만한 스테파노는 백성가운데 큰 이적과 표징들을 일으키니 말그대로 군계일학의 탁월한 인물입니다. 무수한 적대자들은 스테파노와 논쟁을 벌였지만 그의 말에서 드러나는 지혜와 성령에 대항할 수가 없었다 합니다. 

 

말그대로 위에 속한 이와 아래에 속한 이들간의 대결이니 결코 이들이 스테파노를 이길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적대자들은 무지한 이들을 선동하고 거짓 증인들을 내세워 스테파노를 궁지에 몰아 넣습니다. 사도행전의 마지막 묘사가 늘 파스카 예수님과 소통하고 있었던 스테파노임을 증거합니다.

 

‘그러자 최고 의회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모두 스테파노를 유심히 바라보았는데, 그의 얼굴은 천사처럼 보였다.’

 

지상에서 늘 파스카 예수님과의 친교로 하늘의 별처럼 살았던 스테파노였음을 봅니다. 영문 주석의 마지막 언급도 우리의 주의를 환기시킵니다.

 

“우리가 매일의 양식을 마련해 달라거나 우리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를 잘 유지시켜 달라고 주님께 청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는 너무나 쉬운 일이다. 그러나 경천동지할 부활절의 사건은 우리의 초점을 아래의 작은 관심사들로부터 위로부터 우리에게 파견되는 그분께로 향하게 한다.”

 

참으로 날마다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을 찾고 만남으로 위에 속한 사람이 되어 자아초월의 여정을, 땅에서도 하늘의 별처럼 꽂자리를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본질적으로 중요한 하느님의 일이자 나의 일인지 깨닫습니다. 자아초월의 여정이란 날로 파스카 예수님을 닮아감으로 천상에 속한 참나의 모습으로 실현되어가는 여정을 뜻합니다. 

 

바로 이런 삶을 위해 결정적 도움을 주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자아초월의 여정을 북돋아 주며 땅에서도 하늘의 별처럼 꽃자리를 살게 해 주십니다.

 

“행복하여라, 그 길이 온전한 이들.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걷는 이들!”(시편119,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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