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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7.13.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호세14,2-10 마태10,24-33



항구한 기다림의 인내가 답이다

-인내의 믿음과 희망-



요즘도 계속 피고 지는 꽃들입니다. 오늘 말씀 묵상 중 떠오른 오랜 전 써놓은 자작시입니다.


-“꽃같은 만남보다/더 좋은 만남 있으랴

 꼬박 일년 기다려/피어 난 꽃이다

 꼭 일년만의 만남이다

 능소화, 백합,---/모든 꽃이 그렇다

 꽃같은 반가운 만남 되려면/일년은 꼬박 기다려야 하는구나“-2001.7


항구한 기다림의 인내가 답입니다. 끝까지 인내하는 자가 구원의 승리입니다. 인내의 믿음, 인내의 희망, 인내의 사랑입니다. 인내의 뿌리에는 신망애, 믿음, 희망, 사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때가 될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리는 것이 지혜이자 믿음입니다. 봄꽃이 폈다하여 먹는 열매가 아니라 가을의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려야 익어 따 먹을 수 있는 열매입니다. 


우리 분도 수도자들의 정주 서원 역시 항구한 인내의 믿음을 뜻합니다. 은총의 깨달음 역시 부단한 인내의 열매입니다. 며칠전 읽은 분도회 어느 고승과의 마지막 인터뷰 내용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혹시 당신은 베네딕도 규칙에서 좋아하는 구절이 있는지, 혹시 모토로 삼고 있는 구절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육체나 품행상의 약점들을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디며,’(성규72,5), 바로 이 구절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이래야 평화 공존의 공동생활입니다. 육체나 품행상의 약점들을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디라 했지 교정하라 하지 않습니다. 때가 되어 스스로 깨달아 개선할 때까지 ‘건들이지 않고’ 그냥 ‘놔두는 것’이 믿음이자 지혜입니다. 참으로 넉넉하고 헐렁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끝가지 인내하며 기다리면 언젠가 때가 되면 저절로 해결됩니다. 아니 문제의 해결解決이기 보다는 문제의 해소解消입니다. 


무엇이든 다 때가 있는 법입니다. 때가 될 때까지 지극히 기다리는 인내의 믿음이 필수입니다. 고백성사때 용서가 안된다는 점을 호소할 때는 다음과 같은 충고도 드립니다.


“우선 용서하려는 지향으로 충분합니다. 시험볼 때도 어려운 문제는 제쳐놓고 쉬운 문제부터 풀어가지 않습니까? 우선 쉬운 것부터 용서하고 인내하며 기다리면 언젠가 때가 되면 힘든 문제도 용서할 수 있는 은총이 주어질 것입니다.”


요셉수도원 초창기 분원장 직을 맡았던 선배 수도형제와 주고 받은 문답도 생각납니다.


-“수사님은 수도생활에서 어느 덕이 가장 필요하다 생각하십니까?”

제가 ‘사랑’이라 말하자 선배 수도형제는 ‘인내’라 대답했습니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렇습니다. 항구한 인내가 답입니다. 주님은 온갖 힘든 상황중에 있는 모든 분들에게 큰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주십니다. 오늘 복음의 핵심 구절입니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마태10,22ㄴ).


참으로 끝까지 기다리는 인내의 믿음을 지닌 자에게 주님은 슬기로움과 순박함의 은총도 주시어, 이리 떼 세상 가운데서 평화롭고 안정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그럼으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들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슬기로움과 순박함은 하나입니다. 실로 초연한 믿음의 순박한 무사無邪한 마음에서 솟아나는 슬기로움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하느님께서는 때에 맞게 적절히 말함으로 위기를 통과할 수 있는 지혜도 주십니다.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그러니 영원토록 하느님 아버지께 희망을 두어야 합니다. 막연한 수동적인 인내가 아니라 적극적인 인내에 희망은 필수입니다. 하느님께 희망을 두어야 지극한 인내의 믿음도 가능합니다. 다음 시편 말씀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스라엘아, 이제부터 영원토록 네 희망을 하느님께 두어라.”(시편131,3).


바로 제1독서 희망의 예언자 호세아의 말씀도 고무적입니다. 해피엔드로 끝나는 호세아서 말씀이 참 고맙습니다. 하느님 마음을 그대로 전하는 호세아의 감동적인 강론입니다.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부단한 회개로 당신께 돌아 온 인내의 믿음을 지닌 겸손한 자들에게 주시는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이제 내가 그들의 마음을 고쳐 주고, 기꺼이 그들을 사랑해 주리라. 내가 이스라엘에게 이슬이 되어 주리니, 이스라엘은 나리꽃처럼 피어나고, 레바논처럼 뿌리를 뻗으리라. 이스라엘의 싹들이 돋아나, 그 아름다움은 올리브 나무 같고 그 향기는 레바논의 향기 같으리라.”


말씀이 시처럼 참 아름답습니다. 희망뿐 아니라 사랑의 예언자이자 신비가이자 시인인 호세아입니다. 항구한 인내의 믿음이 얼마나 내적으로 역동적인지 깨닫습니다. 끊임없는 내적 회개와 겸손으로 하느님께 희망을 둔 슬기롭고 순박한 영혼들만이 바로 지극한 인내의 믿음을 지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끝까지 인내할 수 있는 믿음을 지닌 이들이 분별력의 지혜를 지닌 의인들입니다. 호세아의 결론 말씀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를 깨닫고, 분별 있는 사람은 이를 알아라. 주님의 길은 올곧아서, 의인들은 그 길을 따라 걸어가고, 죄인들은 그 길에서 비틀거리리라.”


인내의 믿음을 지닌 지혜롭고 분별있는 의인들만이 주님의 올곧은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께 희망을 둔 우리 모두에게 항구한 인내의 믿음과 더불어 슬기롭고 순박한 마음을 선물하시어 주님의 올곧은 길을 잘 걸어 가게 하십니다.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제 안에 굳건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시편51,1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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